종합

‘한국 사형집행중단 20년·세계사형폐지의 날 기념식’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7-10-10 수정일 2017-10-10 발행일 2017-10-15 제 3065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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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사형제 폐지’ 한 걸음 더 가까이
주교회의 정평위 비롯 종교·시민단체·국회의원 등 참여

대한민국이 완전한 사형제 폐지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피델리스·59·대전 전민동본당) 국회의원실과 함께 10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사형집행중단 20년·제15회 세계사형폐지의 날 기념식’을 열고 사형제도 폐지의 당위성을 외쳤다. 이날 행사에는 유흥식 주교, 이기수 신부(가톨릭신문사 사장), 지영현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등 교회 관계자들을 비롯, 불교, 개신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종교인들과 정세균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이상민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참여연대, 앰네스티 한국지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함께했다.

유흥식 주교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 기념식은 대한민국이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에서 법률상 사형제 폐지국으로 가는 자리로서, 생명의 가치가 존중될 때 인간의 잔인함도 치유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청을 방문하는 기회에 교황청이 우리나라에 사형제 폐지를 촉구해 달라고 요청했고 프란치스코 교황 메시지가 한국에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 주교는 “제20대 국회가 사형제폐지 법안을 다시 발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일각에서는 흉포해지는 범죄에 대응해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하지만 국제적으로는 범죄 종류를 떠나 한 사람의 생명을 국가가 앗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형제도 폐지 여부는 감성적 판단이 아니라 이성적 판단에 근거해야 하고, 사형제도는 반정부 인사에 대한 탄압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오판의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회는 헌법 개정과 법안 심의 과정에서 사형제도 폐지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사형제 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 연석회의’ 명의로 국회 입법을 통한 사형제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1997년 12월 30일 마지막 사형이 집행돼 올해 12월 30일은 사형집행이 중단된 지 꼭 20년 되는 날이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아직 법률상으로는 사형제도가 남아 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