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술 취해 폭력까지… 남편과 이혼하고 싶어요

결혼한 지 30년이 다 된 주부입니다. 남편의 술버릇이 점점 심해지더니 이제는 술에 취하면 폭력까지 행사합니다. 아이들도 장성해 심각하게 이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혼인성사가 맺은 부부의 관계를 거스르는 것이 나쁜 일인 줄은 알지만, 이런 생활은 더 견디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답변】중독 재활 도와주고 신앙 안에서 답 찾으세요

술의 문제에서 출발해서 폭력의 문제로 발전한 것은 매우 심각한 상태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견디기가 힘드실 것 같습니다. 결혼 기간이 길어질수록 좀 더 친밀한 관계가 되시면 좋을 텐데 오히려 관계가 멀어지시는 점도 마음에 많이 걸릴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알코올 중독에 걸리는 원인은 여러 가지라고 합니다. 심리적, 사회적, 유전적 그리고 행동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해서 생겨난다고 합니다. 알코올의 문제가 생기면 사회적으로 적응하기도 힘들고 가족 간의 마찰도 심해집니다.

우리나라는 술에 매우 관대한 문화이기에, 알코올 문제에 대해서도 관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알코올 치료는 중재, 해독, 재활이라는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알코올 문제만 다루는 병원도 세워지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좋은 모임에는 알코올 중독자들을 위한 자조모임도 있습니다. 서로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익명의 중독자들의 모임으로 중독자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자조모임은 매우 효과적인 모임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한국에서도 많은 곳에서 중독자들이 모여서 매주 일정한 시간에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자조모임에서는 12단계 방법을 사용하는데, 제1단계가 자신이 알코올에 무력함을 인정하고 온전한 단주 생활의 실천 방법을 행동으로 옮기도록 하는 단계입니다. 그리고 영적 경험을 살펴보고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음주로 인해 피해를 준 사람에게 보상할 수 있는 방법도 살펴보고, 심리적인 안정감도 찾도록 이끌어 갑니다. 그래서 형제님은 이런 모임에 참석을 해서 많은 도움을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교구에 따라서는 알코올 중독자들을 위한 여러 위원회도 설치돼 있습니다. 단중독 사목위원회 등의 이름으로 신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이런 기관을 통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혼 생활이 길어지면 배우자에게 함부로 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신뢰의 관계이기에 좀 더 마음을 써서 상대를 대하고 배려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성숙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니 더욱 속상하시겠습니다. 오죽하면 헤어질 생각을 하시겠습니까?

부부의 문제는, 아주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서 위기의 상황으로 바뀌어 갑니다. 이런 위기의 시기에 사목자의 도움을 청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본당의 신부님이나 수녀님에게 신앙적인 도움을 청하시면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또 찾으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신앙과 함께 가정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인성사 안에서 배우자의 한계성을 참아 주고, 기다려 주고, 하느님 안에서 일치하고 서로 조화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자녀들도 이미 성장을 하셔서 부부의 연을 끊어도 되실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자녀들에게는 아버지라는 존재도 어머니라는 존재도 다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하느님의 보살피심을 기대하시면서 형제님이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조처를 취하는 것이 현명하시리라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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