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펀펀 사회교리] (36) 최저임금과 교회 가르침 ⑦

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
입력일 2017-09-05 수정일 2017-09-06 발행일 2017-09-10 제 3061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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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약자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 필요

백 신부가 사회안전망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한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사회안전망의 부실로 한 번 사업에 실패하면 재기하기 힘든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그래서 경제적 약자들을 위해서 어느 정도 기본적인 안전망을 갖추어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기초생활수급자 등록을 통한 생활보장이나, 어려운 어르신들에 대한 기초 노령연금 등이죠. 이것들은 조건에 따른 사회보장제도입니다. 여기에다 그 어떤 조건을 두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만큼 일을 하면 이만큼은 수고에 대한 대가로 받아야 한다. 이런 게 필요하다는 것이죠. 이것이 최저임금입니다. 최저임금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하는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인 것입니다.”


백 신부의 이야기를 듣던 베드로가 의아한 듯 묻는다.


“신부님, 국민 누구나 기본적인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는 점에서 말씀은 이해하겠습니다. 그러나 왜 하필 어려움이 많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통해서 사회안전망이 형성되어야 합니까? 뭐, 최저임금을 정하더라도 대기업에는 많게, 영세 자영업에는 적게 해서 차등적으로 정한다든지. 국가가 최저임금을 책임지겠다면 영세업자들에게 지급된 임금 중 일부를 세금에서 보전해주면 되지 않습니까?”


베드로의 예리한 지적에 백 신부가 살짝 당황했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 머뭇거리다 웃음 지으며 말을 한다.


“음, 그렇죠. 그래서 이번 정부에서도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발표되었습니다. 그 내용을 대략 살펴보면 첫째,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베드로씨가 말한 것처럼. 중소기업에게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분의 절반을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경영상 제반 비용 부담 완화’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뭐, 카드수수료 인하나 60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면 더 많은 지원금을 주겠다는 것들입니다. 셋째, 상가 임대료 인상률을 현재 9%에서 더 인하한다든지, 임차인의 계약갱신 청구권 행사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린다든지 하는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이나. 넷째, ‘경영여건 개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들을 시행하겠다는 것입니다.”


“뭐, 정부 정책이 다른 때와 달리 신속하게 발표되고 준비도 잘 하는 것 같으니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실제 현장에서 시행될 때는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렇겠죠. 이해 당사자가 너무 많고 먹고 사는 것에 관한 문제라 특히 더 그렇겠죠. 하지만 우리는 좀 더 멀리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넘어서 생활임금까지도 내다보아야 합니다.”


“생활임금이라…” 베드로가 중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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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해 신부(요한 보스코·마산교구 사회복지국장)rn마산교구 소속으로 1992년 사제품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