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성가의 기쁨] 김정훈 요한 사도 (상)

신동헌 기자
입력일 2017-08-29 수정일 2017-08-29 발행일 2017-09-03 제 3060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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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로 얻은 노래 더 큰 감동 담겨”

김정훈씨 제공

■ 그대에게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

민수기 6장 22~27절 말씀은 우리를 향하신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 담겨 있다. 그 말씀으로 만들어진 성가 ‘그대에게’는 가사에 꼭 맞는 부드러운 선율로 듣는 이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전하고 있다.

“사무실과 가까운 성당에서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날따라 1독서 말씀이 강한 울림으로 다가왔어요. 그리고 선율이 떠올랐죠. 그 선율을 잊지 않으려 미사 중에 계속 되뇌였습니다. 미사를 마치자마자 사무실로 뛰어가 같이 일하던 동료에게 그 선율을 들려주고 곡을 다듬고 악보에 옮겼습니다. 그렇게 만든 곡이 ‘그대에게’입니다.”

성령쇄신 봉사자로 20년 넘게 활동하며 청소년·청년들이 서로를 축복하며 부를 수 있는 성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그런 생각이 기도가 되고 하느님께서는 민수기 6장의 말씀으로 응답하신 것이다.

“얼마 전 한 본당의 신앙학교 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대에게’를 부른 적이 있습니다. 은총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초등학생들이 중학생들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쓴 곡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제 능력으로 썼다면 감동을 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말씀과 선율로 만든 곡이기에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 마리아 내 어머니

“마리아 내 어머니 부족한 나의 기도 당신 사랑으로 채우소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성모상 앞에서 묵주만 붙잡고 있었어요. 그런데 분심에 사로잡혀 기도하는 둥 마는 둥 했죠. 시간이 지나며 기도하는 것조차 힘겹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모송을 바치기는 하지만 그저 외우기만 하고 있었다. 묵주를 놓고 싶었다. 그런데 그 순간 누군가 함께 기도를 바치고 있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성모님께서 제 손을 잡고 저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성모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너의 부족한 기도를 아름답게 채워서 아드님께 드리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 성모님께서 저의 기도를 함께 바쳐주신다는 생각이 들자 분심은 사라지고 기도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가톨릭 문화기획 ‘떨기나무’는 그렇게 시작됐죠.”

2011년 ‘흠숭’이라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성모님을 향한 노래를 바치고 싶었고 ‘마리아 내 어머니’라는 곡을 만들게 됐다.

“제 체험을 바탕으로 만든 곡입니다. 성모님께서 부족한 나의 기도를 채우신다는 그 체험 말입니다. 저는 성모님을 통해서 예수님을 더 사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모님께서 저의 어머니가 되시기에 예수님께서 저의 형제가 되신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어머니를 사랑하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신동헌 기자 david983@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