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한국교부학연구회 「교부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방준식 기자
입력일 2017-08-08 수정일 2017-08-08 발행일 2017-08-13 제 3057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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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이 흘러도… 하느님의 사랑은 변함없네
현재의 교회가 있기까지 교부(敎父)들의 역할은 지대했다. 기원후 1세기부터 7~8세기 무렵까지 활동한 교회 지도자들인 이들은 초기교회에서 교리와 신학 토대를 수립했다. 교부들의 가르침은 시대와 지역과 교파를 초월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안겨준다. 이러한 교부들이 남긴 저서를 해석하고 현 시대에 맞춰 알기 쉽게 풀어놓은 책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교부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213쪽/ 1만5000원/ 분도출판사)는 한국교부학연구회(회장 장인산 신부) 소속 회원 12명이 필진으로 참여해 자신들의 글을 엮은 책이다. 교부들의 저서에서 한 대목씩 발췌해 본문을 직접 소개하고 현 상황에 맞춘 해석을 덧붙였다. 지난 2005년 3월부터 2006년 3월까지 1년간 본지에 공동기고한 바 있다.

교부들은 성경과 사도들로부터 배운 가르침을 그 시대 신자들에게 전해 준 ‘교회의 아버지’라 할 수 있다. 사실상 지금 교회가 가르치는 교리, 전례, 영성 등 대부분은 이미 교부들의 시대에 그 기본적인 틀이 갖춰져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에 소개된 교부들은 서방 교회 위대한 4대 교부로 불리우는 ▲성 히에로니무스 ▲성 아우구스티누스 ▲대 그레고리우스 교황 ▲성 암브로시우스를 포함해 순교 성인 폴리카르푸스 등 초대교회의 주춧돌 역할을 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저서를 통해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사랑과 구원의 은총을 베푸신다는, 시대가 지나고 문화가 발전해도 결코 변할 수 없는 진리를 감동적으로 표현했다. 현대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교부들의 저서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그리스도 복음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필진인 서공석 신부(부산교구 원로사목자)도 본문 중 익명의 교부가 남긴 문헌을 소개하며 “그리스도교 신앙인은 각자 조국에 살지만 그들이 따르는 삶의 원리는 스스로를 내어 주고 쏟으신 예수님이 보여 주신 섬김과 사랑의 법이다”라고 설명한다. 또 교부들이 신약성경이 전하는 복음을 자신들의 문화권에서 받아들이고 실천하며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냈다고 전한다. 그렇기에 예수님의 복음을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서는 교부들의 문헌을 참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2년 설립된 한국교부학연구회는 당시 교부들의 저서 연구가 극히 미미했던 상황에서 교부학 중요성을 알리고 그 가르침을 신자들에게 소개하자는 뜻이 모아지면서 출범할 수 있었다. 2005년 출간한 「내가 사랑한 교부들」은 교회 신학 기초를 놓은 교부들의 믿음과 사랑, 치열한 삶을 보여주는 참고서 역할을 했다. 「교부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역시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영적 보고(寶庫)로서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한국교부학연구회 회장 장인산 신부는 “이 책을 통해 교부학에 대한 열정으로 시작한 우리 연구회의 학문적 성과를 대중과 함께 나누고 싶다”며 “교부들의 깊고 드넓은 샘에서 길어 올린 맑고 시원한 생수를 독자들이 직접 맛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