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의로우면 성인 될 수 있다

입력일 2017-07-18 수정일 2017-07-18 발행일 2017-07-23 제 3054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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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위해)목숨을 바치는 것은, 순교와 덕행의 영웅적 실천 요건과 구별되는 시성시복절차의 새로운 요소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의교서 「이보다 더 큰 사랑」 제1조다. ‘순교’를 하지 않더라도, ‘증거자’가 아니더라도 복자나 성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2014년 초에 시성성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2016년 시성성의 추기경과 주교 위원들이 이러한 새로운 시복 방식을 승인했으며, 지난 7월 11일 교황이 자의교서 형태로 발표했다.

타인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은 사람,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의인’(義人)이라 한다. ‘의롭다’는 말을 사전에서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정의를 위해 나서는 기개가 있다’로 풀이한다. 사람이 당연히 갖춰야 할 덕목이지만 의로운 이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리스도인들조차도 의로움에 가까이 있는 이가 흔치 않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벗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삶’이 한없이 멀게만 느껴진다.

교황께서 현실을 꿰뚫고 있는 듯하다. 각박한 세상을 조금 더 정의롭고 훈훈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라는 생각이 든다. 복자나 성인은 신앙인들의 공경의 대상이다. ‘희생을 즐겨하라’곤 못하지만, 희생을 하면 주님의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생겼다.

의인의 모범은, 잘 알고 있듯 바로 예수님이다.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해 목숨을 내어놓은 예수님. 그분을 따르는 삶이 의인이 되는 유일한 길이라 할 수 있다. ‘하느님과 이웃을 온 마음으로 사랑했는지 안 했는지’가 의인과 악인의 기준이다. “그들(악인)은 영원한 벌을 받는 곳으로 가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곳으로 갈 것이다”(마태 25,46). 주님은 이렇게 분명한 지침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