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일자리와 가정 안정, 사회 발전 위한 두 기둥”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7-06-13 수정일 2017-06-13 발행일 2017-06-18 제 3049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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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대통령 만나 강조
“청년 빈곤과 저출산, 구직난 때문
 적절한 직장, 튼튼한 가정 있어야
 창조성과 신뢰로 미래 내다볼 것”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된 직장’과 ‘가정 친화적인 정부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6월 10일 로마의 대통령 궁을 방문, 이탈리아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일자리 창출과 가정 친화적 정책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새로운 듬직한 일자리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조치를 해달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면서 “청년들의 불안, 빈곤,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청년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어려움에는 일자리가 충분치 않다는 공통분모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지난 달 말 이탈리아 제노바를 방문해 근시안적 이익만 바라보고 있는 기업 활동에 대해 비난한 바 있다. 교황은 이날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나서도 같은 지적을 했다. 교황은 “광범위한 사회적 가치를 지닌 일자리와 가정에 재정을 지원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진취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가치를 지원해야만 기업들이 투기에 빠지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황은 “적절한 직장과 튼튼한 가정을 통해서만 사람들이 체념과 두려움이 아닌 창조성과 신뢰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황은 이날 자신의 소형 승용차를 타고 대통령 궁인 퀴리날레 궁전을 찾았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지난 2015년 4월 대통령 취임 직후 교황청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이번 교황의 방문은 답방의 형태로 진행됐다.

교황은 이날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인간의 위엄과 가정, 일자리와 같은 ‘근원적’ 가치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에 감사를 전했다. 또한 유럽연합의 한 일원이자 영향력 있는 한 나라로서 테러와 이주민, 전쟁, 사회·경제적 불평등, 청년 취업 등을 위해 더욱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교황은 난민 구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에 찬사를 전하고 “(이탈리아 정부의 노력은) 도전을 기회로 바꾸는 이탈리아의 능력을 키우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난민에 대한 환대와 난민에게 구호물품을 나눠주는 지중해의 해군, 자원봉사자의 노력이 그 증거이며, 수많은 교회단체와 본당조직도 포함되어 있다”고 격려했다.

한편, 이날 교황은 마타렐라 대통령과 함께 퀴리날레 궁전 잔디마당에서 지진 피해지역에서 온 200여 명의 아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어 이탈리아가 난민 구호 및 지진 피해자 구호활동에 열심인 것은 굳은 신앙심에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배어나온 감정과 태도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