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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사목 탐방] (5) 제주교구 - 청소년국장을 만나다- 청소년사목위 위원장 김석주 신부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7-05-08 수정일 2017-05-08 발행일 2017-05-14 제 3044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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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자-청소년-전문가 함께하는 ‘팀 체제’ 사목 강조
사목자에 따라 좌지우지 되지 않는
기다림과 경청이 청소년사목 핵심
사업 중심의 단기적 관점 벗어나야

11년째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석주 신부는 “‘하느님의 시선’으로, ‘하느님과 동반’하며, ‘청소년을 기다리고’, ‘청소년의 말에 경청’하는 것이 청소년사목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제주교구는 다른 교구와 달리, ‘청소년국’이 아닌 ‘청소년사목위원회’체제를 갖췄다. 교구 내 각 본당에서도 ‘청소년사목분과’가 아닌 ‘청소년사목위원회’를 구성, 청소년사목을 위한 하나의 ‘팀’을 운영한다. 이번 호에서는 제주교구 청소년사목위를 이끌고 있는 김석주 신부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을 위한 사목’에 관한 조언을 들어본다.

김석주 신부는 2007년부터 11년째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김 신부는 청소년사목에 대한 몇 가지 의견을 밝혔다.

가장 먼저 김 신부는 “청소년사목자는 ‘청소년사목’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말에는 청소년사목이 ‘프로젝트’나 ‘사업 중심’이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김 신부는 “우리 교회에서는 단기적 관점에서 청소년사목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1년 만에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바꿔버리면 상황은 개선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느님의 시선’으로, ‘하느님과 동반’하며, ‘청소년을 기다리고’, ‘청소년의 말에 경청’하는 것이 청소년사목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한 “청소년을 담당하는 사제가 바뀌면 청소년사목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면서 사제와 수도자의 관심에 따라 패러다임이 바뀌게 되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청소년사목의 효과는 청소년이 청년이 됐을 때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패러다임을 쉽게 바꾸면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모르게 되는 겁니다.”

김 신부는 청소년사목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 바로 ‘팀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선 사제들에 관해 “신학생 때 청소년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았으면서, 본당에서 청소년들과 신앙캠프도 하고 함께 어울렸다는 이유로 청소년사목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청소년사목을 맡고 있는 이들은 청소년과 관련된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특히 청소년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회 전문가들에게도 조언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소년사목위원회’는 사목자 뿐만 아니라 교사·청소년 전문가·청소년·청년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이들은 한 팀을 이뤄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함으로써 청소년사목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각 본당에서 운영되는 ‘청소년사목위원회’ 역시 제분과위원회의 하위 부서가 아닌 별도의 위원회로 조직을 개편해 청소년사목을 독립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한다.

‘팀 체제’로 조직을 운영한 효과는 청소년들의 모습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청소년사목위 회의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미사 바구니에 핸드폰 봉헌하기’ 등을 건의한 것도 좋은 사례다.

김 신부는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보다 ‘청소년사목위원회’의 장점을 발전시키고 본당의 상황에 맞게 청소년사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맞춤형’ 사목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을 실을 계획이다. 또 교구장 ‘사목지침’에 맞춰 청소년사목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올해는 ‘생태’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준비 중인 ‘찾아가는 통합시스템’도 교구장 사목지침에 따라 기획했다. ‘찾아가는 통합시스템’이란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모인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 각종 고민과 상담, 보호, 교육 등을 펼치는 방식이다.

“대부분 교구장의 지침과 별도로 청소년사목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교구는 청소년사목이 함께 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들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교구가 지향하는 바를 청소년들에게도 교육하고 인식시키려고 합니다.”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