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아동이민자는 먼저 보호받아야

입력일 2017-04-25 수정일 2017-04-25 발행일 2017-04-30 제 3042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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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미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이 전 세계 이민자를 끌어안으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트럼프의 막말 열풍을 잠재우는 교황의 말씀이었다. 아마 미국이 대표적인 이민의 나라여서,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하신 말씀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아무튼 이민과 이민자의 문제는 인류 전체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 교회도 이의 중요성을 알고 정책입안자들에게 끊임없이 개선책을 요구하지만, 국가 간의 이권 다툼이나 민족차별 등으로 인해 개선 되질 않고 있다.

국제연합은 3개월 이상 삶의 근거지를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을 이민으로 정의한다. 2013년 유엔인구국 보고서에 따르면 이민자 수가 2억3200만 명이라고 한다. 지금은 3억 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세계인구의 4%가 넘는 숫자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국내 체류 이주민이 2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드러나는 수치만 살펴봐도 이민은 이제 한두 국가가 아니라 세계 전체 문제라는 걸 알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세계 이민의 날 담화를 통해 ‘아동이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홀로 남겨진 아동들이 겪는 고달픈 삶의 여정을 개선시키는데 동참해 달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너희는 이방인을 억압하거나 학대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다”는 탈출기의 예수님 말씀을 되새겨 보자. 이민자들의 삶과 인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특히 아주 취약한, 온갖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는 아동이민자들을 보호하고 통합하는 현실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옥현진 주교의 담화처럼 ‘연대의 끈을 놓지 않고, 더불어 가는 세상을 만드는데’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서야 한다. 또한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제정에도 관심을 갖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