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이집트 콥트교회 폭탄테러에 애도 표명

입력일 2017-04-11 수정일 2017-04-12 발행일 2017-04-16 제 3040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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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희생자들 안에 계신 주님 묵상하길”
오는 28~29일 예정된
이집트 사목방문 강행
시리아 민간인 학살 비판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9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주님수난 성지 주일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교황은 이날 이집트 콥트교회에 자행된 폭탄테러를 비난하고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집트 콥트교회에서 자행된 폭탄테러를 비난했다.

교황은 또 전 세계가 전쟁과 테러를 조장하고 “무장한 채 공격 준비를 마친 이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들의 회심을 강조했다.

교황은 4월 9일 이탈리아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를 주례했다. 교황은 이날 “예수 그리스도는 오늘날 노예노동, 가족의 비극, 질병, 전쟁, 테러, 무기상의 이해관계 등에 시달리는 우리의 형제자매 안에 머물러 계신다”면서 “예수의 성화나 사진을 보고 묵상할 것이 아니라, 이들 안에서 고통 받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특히 이집트 콥트교회의 타와드로스 2세 교황과 이집트 국민에게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교황은 “테러 희생자와 피해자를 위해 기도한다”면서 “테러와 폭력, 죽음의 씨앗을 심는 무기상을 포함한 이들의 회심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이집트 카이로 북부 콥트교회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이날 테러로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 참례를 위해 모인 신자 중 최소 21명이 죽고, 50여 명이 다쳤다. 교황은 4월 28~29일 이집트를 방문할 예정이다. 교황은 테러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방문을 강행할 의지를 보였다.

한편 교황은 시리아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해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교황은 4월 5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반알현을 주례하며 “시리아에서 자행된 일로 우리는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어린이를 포함해 수십 명이 희생된 용납할 수 없는 학살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4일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으로 보이는 화학무기 공격으로 최소 10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90여 명이 죽었다. 민간인을 향한 무자비한 공격에 미국은 화학무기가 발사된 시리아의 샤리얏 공군기지에 보복 공격을 가했다. 미군은 4월 7일 지중해 상의 해군함대에서 59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기지의 활주로와 격납고, 관제탑, 무기고를 파괴했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를 시작으로 성주간을 시작한 교황은 성 목요일에는 로마 남쪽 외곽의 팔리아노 교도소를 찾아가 수용자 12명의 발을 씻겨주는 발씻김 예식을 거행했다. 교황은 즉위 첫 해인 2013년엔 로마의 카사 델 마르모 소년원을 찾아가 수감자들의 발을 씻겨줬으며, 처음으로 발씻김 예식 대상에 여성과 이슬람 신자를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