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복음을 도장에 담아내는 강신성씨

최유주 기자
입력일 2017-03-21 수정일 2017-03-21 발행일 2017-03-26 제 3037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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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읽고 묵상… 주님 이끄심으로 작품 만들 수 있었죠
‘복음 도장’ 위해 10여 년 연구
그림을 결합한 형태로 완성
지난해부터 루카복음 작업 중

“작품 아이디어의 원천은 ‘예수님’입니다”

‘작고 작다’는 의미로 ‘소소(小小)’라는 호(號)를 쓰고 있는 강신성(요한 세례자·47·의정부교구 호원동본당)씨는 도장 예술가다.

그가 만드는 도장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도장과 다르다. 그의 도장에는 ‘예수님’의 이야기, 즉 복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화두로 한 그의 작품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간결하다. 복음에 나오는 한 모습이 찍혀 있고, 그 둘레에는 도장에 미처 담지 못한 말씀과 그림이 담겨 있다. ‘도장’과 ‘회화’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작품이다.

강씨는 “도장 작품이 지금의 형태가 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다.

오롯이 도장으로만 작품을 만들 때도 있었다. 그의 초기 작품인 ‘103위의 성인’을 보면 그렇다. 한 성인의 모습을 부분으로 나눠 도장에 새기고, 모자이크처럼 모아 완성했다. 이 작품은 2000년도에 시작해, 무려 7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완성인 상태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차지 않으면 버리고 부수고 다시 새기길 수십 번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 후 몇 년간 변화의 변화를 거듭한 끝에, 2010년에야 비로소 현재의 방식으로 도장과 회화를 결합한 작품을 구현하게 됐다.

비록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와중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예수님’이라는 화두다.

강씨는 도장과 회화를 결합한 제작 방식으로, 이제 본격적으로 4복음서의 말씀을 새기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루카복음’을 새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강씨는 “이번에는 작품으로 꼭 완성시키려고 다짐했다”고 말한다.

복음 말씀을 구현하는 작업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오랜 시간 묵상 끝에 떠오른 장면을 도장에 새겨 종이에 찍어내고, 한 글자라도 틀리지 않기 위해 오랜 시간 성경을 읽고 또 읽어야 한다.

강씨는 “제가 그렸다기보다 예수님이 도와주신 것”이라고 말한다.

강씨는 세례명 도장을 만드는 작업도 한다. 세례명 도장은 첫 세례를 받는 아이들의 부모가 기념으로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세례명으로 도장을 새길 때,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기쁘기도 하고 예수님과 더 친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다.

강씨는 앞으로 ‘예수님을 닮은 예술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는 뜻도 내비췄다.

그는 “작품을 계속 만들고 싶지만 생계가 달려 있다보니 포기하는 작가들이 많아서 아쉬웠다”면서 “마음이 맞는 작가가 함께 모여 서로 도우면서, 가난해도 자기의 색을 버리지 않고 작품을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