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평양교구 설정 90주년 기념미사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7-03-21 수정일 2017-03-22 발행일 2017-03-26 제 3037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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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복음화 의지 새롭게 다져
북녘 형제자매 위한 기도 당부
반야루카교구 자매결연서 봉헌

형제끼리 총부리를 겨눈 6·25전쟁 이후 침묵의 교회로 이어져 온 평양교구가 3월 18일 교구 설정 90주년을 맞아 교구 재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 복음화의 의지를 새롭게 천명했다. 또 박해의 어려움 속에서도 교회를 지킨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들을 기억하는 한편 지금도 신앙을 지켜나가고 있을 북녘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했다.

평양교구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평양교구 설정 9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한국 천주교회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거행된 미사에는 평양교구 출신 사제단, 평양교구 신우회원을 비롯해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이북 5도민회 회장단 등 교회 내외빈 500여 명이 자리했다. 또 평양교구 설정을 전후해 평안도 지역 가톨릭교회와 함께한 파리외방전교회, 메리놀외방선교회, 메리놀수녀회,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영원한도움의성모수도회가 초청돼 뜻 깊은 날을 함께 기념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미사 강론을 통해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했던 평양교구가 이제 사람들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도 북한에 공산주의가 건재하고 박해가 그치지 않는 것은 기도의 부족함 때문”이라면서 “그러기에 평양교구 90주년 기념식은 단순한 과거에 대한 회상과 기념이 아니라 모두의 반성과 기도,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주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2017년은 공산주의의 회개와 몰락을 예언하신 파티마의 성모발현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고 전한 염 추기경은 “평양교구와 공산 치하의 모든 신자들을 하자 없으신 성모 성심을 통해 예수성심께 봉헌하자”고 말했다.

이어진 기념식에서는 염수정 추기경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반야루카교구장 프란요 코마리차 주교가 평양교구-반야루카교구 자매결연서를 파티마 성모에게 봉헌하는 행사가 마련됐다. 염 추기경은 자매결연서 봉헌 후 코마리차 주교에게 한복 입은 ‘한국 사도들의 모후상’을 선물했다. 두 교구는 지난 1월 7일 반야루카 성 보나벤투라 주교좌성당에서 자매결연을 맺고 고통받는 교회끼리 기도로 연대할 것을 다짐한 바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