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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교구 설정 90주년 특집] 평양교구 설정 90주년 기념 사진전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7-02-21 수정일 2017-02-23 발행일 2017-02-26 제 3033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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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교회’ 부활 희망으로 만나다
3월 1~14일 서울 갤러리 1898
선교사들이 카메라에 담은 북녘 신자 활동 볼 수 있어
근현대 신앙증인도 확인

1890년대 후반 관후리성당 앞에서 사진 촬영한 선교사와 신자들. 평양교구 제공

3월 17일로 평양교구(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가 교구 설정 90주년을 맞는다. 평양교구는 성 김대건 신부를 비롯해 초기 한국교회 수많은 순교자들이 거쳐갔던 ‘신앙의 고향’이다. 일제강점기 암흑 시기에는 민족의 자존심과 독립에의 희망을 잃지 않도록 많은 이들에게 빛을 안겨 주었고, 해방 이후에는 공산정권에 맞선 새로운 순교자들의 피로 적셔져야 했다. 그렇게 평양교구의 90주년은 민족의 역사와 수난을 함께한 교회의 기억이다. 평양교구 설정 90주년 특집을 통해 그 의미를 생각해본다.

1890년대 후반, 평양의 첫 성당 관후리성당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에 나선 긴 수염의 선교사와 갓과 도포 차림의 남성 신자들. 메리놀회 수녀가 어린 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1920년대 의주 풍경. 1933년 9월 24일 모리스 목 몬시뇰 주례로 새 성전 봉헌식을 가진 진남포본당 신자들.

‘일어나 가자’(마태 26,46) 주제로 3월 1일 서울 명동 갤러리 1898(제1~2전시실)에서 막을 올리는 ‘평양교구 설정 90주년 기념사진전’은 90년 평양교구(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북녘땅의 풍경들을 비롯해서 역대 사제·수도자들의 활동 모습, 교구 행사 장면 등 평양교구 90년 세월의 편린들이 고스란히 담긴다.

1920년대 의주에서 메리놀회 수녀가 어린아이를 품에 안고 있다. 평양교구 제공

전시는 특별히 테마 형식으로 준비됐다. 전시회 부제이기도 한 ‘눈물로 씨 뿌리던 이들 환호하며 거두리라’(시편 126) 테마로 꾸민 제1전시실에서는 선교사들이 촬영한 북녘의 자연 풍광과 당시 평양교구 신자들의 열정적인 활동상을 볼 수 있다. 교구의 대표적이면서 기념비적인 성당 사진들과 함께 오늘날 위성에서 바라본 북녘 모습도 비교 전시된다. 관후리성당 등 펜화로 묘사한 평양교구 성당들을 마주하는 코너도 준비된다.

‘붉어진 땅의 십자탑’을 테마로 한 제2전시실에서는 6·25 전쟁 순교자들인 평양교구 근현대 신앙의 증인들을 다루면서 평양교구 역대 교구장, 연혁 등을 사진으로 정리했다. 사진으로 기록한 평양교구 역사인 셈이다. 또 사제·수도자들의 헌신적인 사목 활동 장면, 조선 천주교 150주년 행사 이모저모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1977년 이후 남한에서의 평양교구 활동상도 살펴볼 수 있다. ‘붉어진 땅의 십자탑’은 고 장선흥 신부(라우렌시오·1914~1958)가 평양교구 주변 순교사화와 박해사를 정리한 책 제목에서 따왔다.

1933년 9월 거행된 진남포성당 축성식 후 신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평양교구 제공

선보이는 사진들은 메리놀외방선교회 본부에서 찾아낸 2700여 장의 사진과 한국교회사연구소에 보관된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기록 사진, 6·25 전쟁 이후 남하한 평양교구 신자들이 기증한 사진들 중 70여 점을 선별한 것이다.

전시회 개막식은 3월 1일 오후 5시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며, 3월 14일까지 열린다. 평양교구 설정 90주년 감사미사가 봉헌되는 3월 18일에는 명동대성당 코스트홀 앞마당에서 2차 전시회가 마련된다(우천시 취소).

평양교구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는 평양교구가 여전히 신자들 마음 안에 살아있는 교회라는 것을 일깨우면서 부활의 희망을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제시하는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일어나 가자’는 제6대 평양교구장 홍용호 주교의 사목표어다.

※ 전시 문의 02-727-2336~7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