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2017 전국 노동사목 관심 신학생 연수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7-02-14 수정일 2017-02-14 발행일 2017-02-19 제 3032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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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생들, 노동 현장 애환에 귀 기울이다
전국 가톨릭대 22명
노동사목 연수 참가
농성장 방문 등 현장체험

‘2017 전국 노동사목 관심 신학생 연수’에 참가한 신학생들이 2월 7일 오후 서울 용산 전국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에서 해고된 여승무원들과 만나 기념촬영 한 모습.

노동사목에 관심 있는 전국 각 교구 신학생들이 한국사회 노동문제 현장을 찾아 가톨릭 사회교리의 실제 적용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정수용 신부)가 주최하고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가 주관해 2월 6~8일 2박3일간 서울 성북동 씨튼영성센터에서 열린 ‘2017 전국 노동사목 관심 신학생 연수’에는 전국 각 가톨릭대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신학생 22명(부제 포함)이 참가했다.

신학생들은 연수 첫날 정수용 신부와 이동화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로부터 노동사목에 관한 전반적인 소개를 들었다. 이어 노동운동가 김진숙씨가 사회적 약자인 한국사회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차별과 불이익,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한 노동계의 노력 등을 설명했다.

둘째 날, 4개 조를 이룬 신학생들은 서울 용산 전국철도노동조합 KTX 열차승무지부, 여의도 자유한국당사 앞 콜트콜텍(기타 제조업체) 농성장, 강남 삼성본사 앞 반올림 농성장, 광화문 동양시멘트 농성장을 찾았다. 언론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애환을 피부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전국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 김승하(카타리나) 지부장은 “인권유린과 정규직 고용 약속 파기, 불법 해고를 자행한 철도공사에 맞서 2006년 3월부터 4000일째 농성 중”이라며 “4000일 넘게 KTX 여승무원 문제가 해결 안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사측의 노조 탄압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신학생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신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KTX 여승무원으로 일하다 해고된 정미정(펠레쿨라)씨도 “신부님들 가운데는 종교는 노동문제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사고를 가진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 신학생 여러분들은 나중에 신부님이 돼도 오늘의 마음을 꿋꿋하게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노동사목 현장체험을 마친 신학생들은 연수 마지막 날에는 나눔을 통해 직접 방문하지 못한 농성장의 상황도 공유했다. 서울대교구 김용수(미카엘) 부제는 “신학교에서 책과 머리로 사회교리를 배웠던 저에게 노동 현장 방문은 소중한 체험이 됐다”며 “후배 신학생들에게도 참가를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교구 황주연(마르첼리노) 신학생은 “해고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연대와 ‘사람’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고 어떤 사제가 될지 방향을 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