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2016 세계교회 10대 뉴스

입력일 2016-12-21 수정일 2016-12-21 발행일 2016-12-25 제 302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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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비의 특별 희년 폐막

세계교회는 자비의 희년을 맞아 ‘자비의 얼굴인 예수’를 통해 보여주신 하느님 자비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청에서는 희년 기간 내내 봉헌생활자, 청소년, 부제와 사제, 병자와 장애인, 청년, 자원봉사자, 재소자 등 교황이 정한 이들을 위한 희년의 날이 이어졌다. 특히 교황은 한 달에 한번 금요일에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나서는 ‘자비의 금요일’을 지냈다. 한편 교황은 자비의 희년을 마치며 교황 교서 「자비와 비참」(Misericordia et Misera)을 발표하고,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11월 20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 베드로대성당 성문을 닫고 있다.

■ 교황, 러시아정교회 수장과 1000년 만에 회동

지난 2월 12일, 쿠바에서 가톨릭교회와 러시아정교회의 역사적 만남이 이뤄졌다. 교황이 러시아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를 만난 것. 양 교회 수장의 만남은 1054년 분열 이후 1000여 년 만에 이뤄졌다. 두 시간 반 정도 대화를 나눈 교황과 키릴 총대주교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국제사회가 “그리스도인 배척을 막기 위한 긴급조치와 폭력 및 테러 종식, 피해자에 대한 대대적 인도적 구호활동 등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교황과 키릴 총대주교는 양 교회의 만남이 동서 교회의 교차로가 되어 그리스도교 일치를 재확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2월 12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콜카타의 데레사 수녀 시성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했던 콜카타의 데레사 수녀(마더 데레사)가 마침내 시성됐다. 데레사 수녀의 시성식은 9월 4일 로마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거행됐고, 전 세계의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이 초대돼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데레사 수녀는 ‘사랑의 기적을 이룬 가난한 삶’으로 종교와 이념, 민족, 피부색을 초월해 모든 이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아왔다. 데레사 수녀의 시성일은 ‘자비 활동가들과 자원 봉사자들을 위한 희년’의 마지막 날로 자비의 희년의 정점으로 평가됐다.

9월 4일 봉헌된 콜카타의 데레사 수녀 시성식 때 로마 성베드로 대성당에 걸린 사진. CNS 자료사진

■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반포

교황은 지난 4월 8일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을 발표했다. 이 권고를 통해 사목자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대해 사랑과 자비의 마음으로 동반할 것을 요청했다.

또 결혼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인 이상을 재확인하고, ‘교회 밖의’ 결혼에 대해서도 동반과 식별을 통해 이들이 교회 안에서 하나 될 수 있도록 ‘자비의 문’을 열었다.

특히 교황은 이혼 후 사회 재혼자에 대한 영성체 허용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동반과 식별을 통해 이들이 교회 안에서 통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가정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 「사랑의 기쁨」.

■ 폴란드 세계청년대회 성황

7월 26일부터 31일까지 전 세계 187개국 청년들이 한데 모여 ‘2016 크라쿠프 세계청년대회’를 펼쳤다. 전 세계 청년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신앙 선포, 성사와 교리교육, 다채로운 문화행사들을 통해 신앙 안에서 일치하는 귀중한 체험을 가졌다.

이번 세계청년대회는 자비의 희년을 맞아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마태 5,7)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교황은 폐막미사에 모인 200만 명의 젊은이들을 향해 “두려워 말고 온 마음을 다해 예수님께 ‘예’라고 대답하고, 그분을 따라 나서라”고 권고했다. 다음 세계청년대회는 2019년 파나마에서 열린다.

폴란드 세계청년대회 참가자들.

■ 교황, 난민 적극 지원

난민에 대한 교황의 적극적인 관심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교황은 난민 포용에 소극적인 유럽 각국들을 비난하며, 폭력을 피해 고향을 떠난 난민과 이주민을 환대해 줄 것을 강조했다. 교황은 성 목요일엔 로마 소재 난민센터를 찾아 12명의 난민의 발을 씻겨줬다. 특히 4월에는 그리스의 레스보스 섬을 방문해 난민을 위로했다. 이어 교황은 미성년자 6명을 포함한 12명의 시리아 난민을 데리고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이러한 행보는 난민들에게 관용을 보여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교황이, 직접 구체적인 실천의 모범을 보여준 것으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레스보스 섬에서 데려온 시리아 난민들과 4월 16일 로마 치암피노 공항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교황청-중국, 관계 회복 박차

주교 임명과 교황 승인 없이 서품된 주교 처리 문제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해 온 교황청과 중국이 관계 회복을 위해 협상 중이다. 교황청과 중국은 지난 4월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실무협상단을 구성하고, 주교임명권과 8명의 불법 서품된 주교 문제에 관해 논의 중이다. 주교 임명권의 경우, 양측은 현재처럼 교구 성직자들이 선거로 주교후보자를 추천하면 교황이 이를 승인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불법 서품 주교에 관해선 교황의 사면을 검토 중이다.

2015년 8월 거행된, 교황청과 중국 정부 양측에서 인정받은 최초의 주교인 장인린 부주교의 서품식. UCAN 자료사진

■ 전 세계 테러로 몸살

올해 전 세계는 교회 안팎에서 벌어진 테러로 몸살을 앓았다. 3월에는 예멘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사랑의 선교회 수녀 4명을 포함해 16명이 무장괴한에게 살해되는 일이 벌어졌다. 파키스탄 라호르에서는 부활절 오후에 놀이공원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무고한 어린이와 여성들이 희생됐는데, 대부분 그리스도인이었다. 특히 7월 26일에는 프랑스 북부 루앙의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 괴한들이 난입해 미사를 집전하던 자크 아멜(84) 신부를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12월 11일에는 이집트 카이로의 콥트회 교회인 성 마르코 대성당에서 폭탄이 터져 여성과 아이 25명이 죽기도 했다.

■ 교황청 부서 개혁

교황청은 올해 부서 개혁에도 박차를 가했다. 특히 평신도 위상 확대를 위해, 9월에는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교황청 부서’(평신도가정생명부)를 출범시켰다. 평신도평의회와 가정평의회, 생명학술원을 통합한 새 부서는 생명 증진, 평신도 사도직, 가정사목 등을 다룬다. 이어 교황은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사회복지평의회, 이주사목평의회, 보건사목평의회를 통합해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교황청 부서’(이하 인간발전부)를 신설했다. 신설 부서는 사회교리 전파뿐만 취약계층, 특히 전쟁 희생자와 난민, 병자들의 합당한 보호를 위해 노력하게 된다.

■ 제11차 FABC, 가정 사목 강화 방안 모색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가 11월 29일부터 12월 4일까지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제11차 FABC 총회를 열고 아시아의 가톨릭 가정을 위한 사목적 지원에 온 힘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아시아의 가톨릭 가정: 자비의 사명을 실천하는 가난한 가정교회’를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아시아 28개국 주교회의를 대표해 137명의 주교와 사제, 평신도가 참가했다. 아시아 주교들은 최종문서를 발표하고 아시아 지역의 문화적 전통을 지키는 교회, 가난한 이들의 교회가 되도록 힘쓸 뜻을 다졌다. 또한 아시아 가정은 성령 안에서 영적 활기를 찾아, 주님의 자비를 전하는 사명을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