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가족만 생각하던 이기심 버리고 이곳에 출근합니다”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는 노란리본공작소 말고도 세월호 추모관과 전시관, 분향소, 세월호 진상규명 서명대 등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여러 간이 시설들이 있어 쉴 새 없이 사람들이 드나들지만 양씨처럼 매일 같이 한 자리를 지키는 경우는 드물다.
“오전에는 노란리본공작소에 저 혼자 있는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오후가 되면 한두 시간씩이라도 봉사하는 분들이 세월호 광장에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활기를 띠지요.” 노란리본공작소를 추우나 더우나 꿋꿋이 지키는 이유를 물었다. “제가 혼자 있을 때에도 세월호 노란리본을 구하러 오는 시민이나 학생들이 꼭 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이나 봉사자들에게 후원하려고 찾아오는 분들도 있고요. 만일 제가 없다면 세월호 노란리본을 못 구한 채 헛걸음을 한 시민과 학생들이 얼마나 실망할까 생각하면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가 없지요.” 올 여름에는 몇십 년 만의 폭염이 한반도를 강타한 데다 광화문 광장 주변 고층 빌딩 유리에서 반사되는 햇볕과 광화문 지하에서 올라오는 열기까지 보태져 노란리본공작소는 말 그대로 살인적인 더위에 시달렸다. 요즘 추워지는 날씨에 대비하는 난방시설이라고는 전기장판과 핫팩 정도가 전부다. “무더위나 추위야 하루만 못 봐도 견디기 힘든 자식과 가족을 잃은 고통에 비할 바는 아니죠. 내 자식에게는 세월호 참사를 방치하는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없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성탄이 다가오면서 단원고 학생 희생자에 가려 관심받지 못하는 일반인 희생자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세월호 생존자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습니다.”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