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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 118명 신앙 이끄는 마산 양덕동본당 강남도씨

정정호 기자
입력일 2016-10-11 수정일 2016-10-12 발행일 2016-10-16 제 3015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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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한 신앙이요? 부전자전이죠”
영적 아버지로서 신앙의 모범
대자들과 소통하며 친교 이뤄
1년에 4번 ‘강부자’ 정기모임도

지난 달 마산 양덕동성당에서 모임을 가진 강남도씨(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와 대자 가족들이 본당 주임 유영봉 몬시뇰(강씨 왼쪽)과 보좌 유청 신부(유 몬시뇰 왼쪽)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본당에서 오랫동안 착실한 신앙생활을 해 온 신자라면 적어도 한 번쯤 세례나 견진 대부 혹은 대모를 서 본 경험이 있을 테지만,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대자녀들의 신앙을 이끌어 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본당에서 종종 있는 일이지만, 세례식 전에 급하게 대부모 역할을 맡게 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마산교구 양덕동본당 강남도(로베르토)씨는 40여 년 동안 총 118명의 대부가 되어 영적인 아버지로서, 모범적 신앙인으로서 대자들의 신앙생활을 돌보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강씨는 “35년간 본당 사무장으로 일하다 은퇴하고 보니, 118명이나 되는 대자들이 있었다”면서 대자들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세례대장을 찾아보고 연락처를 수소문하며 대자명단을 만들었고, 이후 대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부자의 정을 돈돈히 쌓아오고 있다.

2014년부터는 가까이 있는 대자 부부 20명과 ‘강부자’라는 이름으로 1년에 4차례 정기모임도 갖고 있다. 지난 9월 25일 양덕동성당에서 열린 모임에는 ‘강부자’ 회원들 외에 특별히 멀리 있는 대자들까지 40여 명이 참석해 함께 기도하며 친교를 나눴다. 강씨는 이날 대자들에게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항상 우리는 기도 중에 만난다”면서 “언제나 착하게 살고 열심히 기도하고 하느님을 경외하는 데 게을리 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1980년대 초 양덕본당 사무장 시절 거행된 세례식에서 대부를 서고 있는 강남도씨.

재속 프란치스코회 회원이기도 한 강씨는 매일 아침 대자와 그 가정을 위해 기도한다. 강씨 수첩에는 그가 기억하며 기도하는 이들의 이름 하나하나가 빼곡히 적혀 있다. 또 해마다 강씨의 축일(6월 7일)이면 강씨는 대자들을 위해, 대자들은 강씨를 위해 미사를 봉헌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한다. 직업도 다르고 사는 곳도 제각각이지만 신앙 안에서 친교를 나누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 강씨의 신앙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듯하다. 말 그대로 ‘부전자전’이다.

강씨의 열심한 모습에 감명 받아 세례를 받은 대자 임원일(바오로)씨는 “신영세자들 중에는 세례만 받고 오래되지 않아 냉담하는 경우들도 있는데, 우리는 훌륭한 대부님 덕에 지금까지 열심히 기도하며 신앙생활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