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반사경]

입력일 2011-05-16 수정일 2011-05-16 발행일 1982-08-22 제 1318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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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國內 성당과 유럽 등지의 성당을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그 규모의 웅장함이나 그 뛰어난 예술성을 두고하는 애기는 아니다. 수세기에 걸쳐 온갖 정성을 다해 이록된 그 곳 성당과 빠르면 몇 개를 늦어도 몇 년 만에 급조하는 이 곳 성당은 그 규모나 예술성에 있어서는 처음부터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단지 구조적인 특성에 있어서 흥미로운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 구라파의 성당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그 출입문의 수가 국내 성당보다는 현저히 적은 것을 발견 할 수 있다. 요즘은 신축된 성당에서는 찾기가 힘들지만 오래된 국내 성당들은 대부분 정문 의에 양 옆에도 출입문을 만들어 놓았다. 이것은 유서 깊은 서구의 성당들에서는 깊은 서구의 성당들에서는 찾기 힘든 구조이다 거기다 성당 내부의 단위면적 당 출입문의 크기를 비교해봐도 우리가 월등히 많은 면적들을 차지 하고 있다.

▲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베드로 대성전만 해도 모두 5개의 문이 있지만 일반 통용문은 3개에 불과하다. 그것도 정면에 나란히 뚫혀 있을 뿐이다 만약 우리네 계산대로 문을 내다면 아마 베드로 대성전의 경우 현재 만들어져 있는 5개의 출입문을 모두 열어 젖히고도 모자라 성당 양 옆에다 몇개의 출입문을 더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출입문에서 이러한 구조적인 차이가 생긴 원인은 무엇일까? ▲ 惑者는 이것을 기후 차이 때문이라고도 말하지만 아마도 그것은 민족성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유럽 사람들의 참을성은 우리네 눈으로 볼때 실로 경탄할만 하다. 그들은 매사를 절대 서두르는 법이 없다. 따라서 어는 한쪽이 설사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일을 처리 한다 해도 상대방은 끊기있게 참으며 이를 기다린다. 거기에서 앞차가 길을 막고 꾸물대고 있어도 그차가 출발할 때까지 콧노래를 부르며 마냥 기다린다. 신호가 떨어지기 무섭게 출발을 서둘지 않으면 뒷차가 꽝꽝 크락손을 눌러대는 우리들 사정과는 다르다. ▲ 미사가 끝나기 무섭게 한 시라도 바삐 빠져 나가려는 사람들로 그 넓은 문이 터져 나갈 것만 같은 우리들로서는 문을 크게 만들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도대체가 우리들은 기다릴 줄을 모른다. 그리고 삶에 여유가 없다. 거리에 나서면 무엇이 그렇게들 바쁜지 온통 쫓기는 사람들의 발걸음 뿐이다. 현세적 삶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삶을 믿고 그 곳으로 향해 나아 가고 있는 우리가 구태여 매사를 이토록 서두를 이유가 있을까 특히 은근과 끈기는 우리가 자랑하던 민족의 특성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