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유경촌 주교, 2024년 ‘장애인의 날’ 담화 발표

박지순
입력일 2024-04-15 수정일 2024-04-18 발행일 2024-04-21 제 3389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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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공동체와 신자들이 일상 속에서 장애인들의 벗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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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티모테오) 주교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하는 이웃이 됩시다’라는 제목으로 담화를 발표하고 한국 사회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다시금 돌아봤다.

유경촌 주교는 담화에서 지난 몇 년 동안 50대 지체장애인이 고독사 후 두 달 만에 발견된 사건, 거동이 불편한 70대 장애인과 80대 시각장애인이 함께 생활하다 탈진해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 등을 언급한 뒤 “여전히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돌봄 문제를 오롯이 그 가족들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을 반증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장애를 동반한 이웃을 향해 출생부터 삶의 모든 순간에 편견과 차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면서 “장애를 가진 부모, 형제와 함께하는 가족들은 평생을 가족 구성원의 돌봄에 헌신하며 직장을 잃거나 심리·정서적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한 “2024년부터는 중증장애인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돼 장애인 가정에서 의료비에 대한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게 됐다”면서도 “우리 모두는 고령화돼 가고 있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위한 실질적인 서비스 지원을 통해 복지 확충과 지속가능성의 균형이 가능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통해 우리에게 ‘선한 이웃’으로 살아갈 사명을 주셨기에(루카 10,29-37) 장애가 더 이상 개인과 그 가족의 무거운 멍에가 되지 않도록 국가의 노력과 더불어 교회의 노력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유 주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 속에서 장애인들의 벗이 돼 주는 일”이라며 “현재의 여러 어려움을 한꺼번에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신앙공동체와 신앙인 개개인이 편견과 차별 없이 장애인과 지속해서 살아갈 때에만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