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92세 고령에도 구역장 봉사’ 김영복씨

홍탁
입력일 2024-04-01 수정일 2024-04-02 발행일 2024-04-07 제 3387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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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은총으로 교회 심부름꾼 역할 ‘거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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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복씨가 구역 신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홍탁 기자

“이렇게 늦은 나이까지 교회에서 봉사 할수 있는 건 모두 주님의 은총 덕분입니다.”

김영복(요셉·92·제1대리구 조원동주교좌본당)씨는 조원 제1지역 보훈원(사랑의 집) 구역의 구역장이다. 김씨는 92세의 고령임에도 5년째 구역장을 맡아오고 있다.

“말이 구역장이지 심부름꾼입니다. 주일마다 주보를 나눠주고, 본당의 소식을 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김씨가 거주 중인 수원보훈원은 국가 유공자들을 위한 거주 시설이다. 김씨 본인도 6·25전쟁에 무전병으로 참전했던 국가 유공자다. 국가 유공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보니 아무래도 노인 신자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전임 구역장이 노환으로 그만두자 유일한 적임자인 김씨에게 구역장의 역할이 돌아갔다. 김씨는 “처음에는 이 나이에 구역장을 하라는 것에 있어 좀 걱정이 됐다”며 “그래도 구역장 경험이 있고, 봉사하는 자리기 때문에 직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구순이 넘은 나이에도 김씨는 지팡이도, 안경도 쓰지 않는다. 김씨는 아직도 직접 계단을 오르내리고, 돋보기 없이 작은 글씨도 척척 읽어낸다. 그는 이렇게 건강할 수 있는 비결이 신앙생활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일마다 성당에 나오고, 매일 점심마다 보훈원의 사람들과 만나 기도를 드리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 모든 게 다 주님이 주시는 힘으로 하는 겁니다. 주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했을 거예요.”

김씨는 50세에 입교했다. 젊은 시절의 김씨는 천주교 신자인 가족들을 보면서 언젠가 성당에 나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가족들이 손을 잡고 성당에 가는 것을 보고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 길로 김씨는 아내와 함께 세례를 받았다.

세례를 받은 김씨는 본당 활동도 열심히 했다. 레지오를 시작으로 사도회와 연령회 활동을 꾸준히 해오다 70세엔 10년간 구역장으로 봉사했다. 김씨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술과 담배도 멀리하게 됐다”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장수의 비결은 열심한 신앙생활”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앞으로도 꾸준히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구역장으로서 자신의 목표라고 밝혔다. 김씨는 “고령자가 많은 구역의 특성상 신자 수가 줄기만 한다”며 “많은 사람에게 신앙을 알려줘 보훈원의 기도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앙생활과 교우들의 친교 안에서 늘 행복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교회의 심부름꾼으로서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홍탁 기자 hongta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