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중국, ‘3자교회’ 미참여 개신교 신자 감금

박지순
입력일 2024-03-25 수정일 2024-03-26 발행일 2024-03-31 제 3386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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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신앙 위한 선언’ 이후 탄압 수위 지속적으로 높아져
중국, 자치(自治), 자립(自立), 자전(自傳) 목표 3자 교회만 정부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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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윈난성의 한 성당에서 2018년 12월 24일 미사를 드리는 모습. 중국 그리스도인들은 정부가 승인하는 교회 단체에 참여하지 않으면 탄압을 받고 있다. 사진 CNS

[UCAN] 중국 정부가 ‘3자교회’(Three-Self Church)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신교 그리스도인 9명을 감금하고 있다.

이들 개신교 신자들은 3월 10일 중국 북동부 푸양시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던 중 구속됐다. 푸양시 경찰 당국과 행정 관리들은 예배 현장을 급습해 모두 18명을 구속했다. 이 중에는 어린이 2명이 포함돼 있었다. 18명 가운데 8명은 13일 동안 감금된 뒤 풀려났고, 창션 장로는 감금 15일 만에 석방됐다. 그러나 나머지 9명은 아직도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구속된 신자 중에는 최근 6개월 동안 세 차례나 구속과 석방을 반복한 인사도 있었다.

경찰과 관리들이 교회를 급습할 당시 신자들은 식당에 모여 있었으며, 영장 제시 없이 체포가 이뤄졌다. 또한 신자들이 체포하는 이유를 묻자 경찰과 관리들은 답변을 거부했다. 경찰들은 영장 없이 신자들의 휴대폰과 태블릿 PC를 압수했고 신자들이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것도 막았다. 이어 경찰들은 체포한 신자들을 지역 경찰서로 연행해 수 시간 동안 심문했다.

푸양 지역 개신교 개혁교회 신자들은 정부가 승인하는 ‘3자교회’(Three-Self Church)에 참여하기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2018년 이후 여러 차례 지방 정부의 공격 대상이 돼 왔다. 중국에서는 자치(自治), 자립(自立), 자전(自傳)을 목표로 하는 3자교회만이 정부 승인을 받는다. ‘3자교회’에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신자들은 2018년 ‘그리스도 신앙을 위한 선언’(A Declaration for the Sake of the Christian Faith)을 발표했고 중국 당국은 이 선언을 빌미로 탄압의 수위를 높여 왔다. ‘그리스도 신앙을 위한 선언’에 참여한 목회자들은 중국에서 행해지는 종교 박해를 비판하면서 3자교회에 참여하라는 중국 당국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푸양시 경찰과 행정 관리들은 지역 개신교 신자들에게 집회를 열지 말라고 명령했지만 이들은 계속 기도 모임을 했고 비밀리에 다른 활동들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3월 10일 예배 중 창션 장로가 구속되자 그의 아내인 리유냥은 신자들에게 구속된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중국 헌법에는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단체들은 정부에 단체 등록을 해야 하고, 사전에 활동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실질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