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낙태 후 증후군’ 상담 치유 봉사하는 한국 남장협 생명문화전문위원장 신상현 수사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8-11-20 수정일 2018-11-20 발행일 2018-11-25 제 3121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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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지키는 선택 할 수 있게 사회가 도와야”
남자가 함께 생명 책임지는 제도 필요
낙태는 하느님이 완전히 배제된 선택
‘자기결정권’으로 죽음 아닌 생명 택해야

신상현 수사는 “생명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혼모가 아기를 낳는 것은 불행의 전주곡이 아닙니다.”

한국 남자 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생명문화전문위원장 신상현 수사(예수의 꽃동네 형제회)는 “생명을 선택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혼모가 아기를 낳는 것 자체를 큰 불행으로 여기는데, 실제로는 아기를 지우면 더 큰 불행이 시작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성에게만 죄의 책임을 묻는 낙태죄에 대해 남자가 함께 생명을 책임질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낙태는 여성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지 못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생명을 책임지지 않는 미혼부에 대해 운전면허를 정지하거나 출국 금지 명령을 내립니다. 선진 국가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부성책임법을 제정하는 등 남성의 책임이 제도적으로 강화돼야 합니다.”

내과 전문의이기도 한 그는 현재 ‘낙태 후 증후군’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상담 치유 봉사를 하고 있다. 낙태 후 죄책감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고 안수로 치유해주는 일이다.

“의학 용어에 ‘낙태 후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죄책감이 끝까지 가는 것이지요. 영적으로 죄를 지으면 그 죄책감이 마음의 병으로, 또 육체의 병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실제로 이러한 낙태 후 증후군을 겪는 여성들을 많이 만납니다.”

실제로 낙태 후 고통 받는 여성들을 많이 만나면서 생명에 대한 그의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그는 “낙태의 기로에서 생명을 선택한 많은 이들이 죄책감 대신 자부심을 갖고 살아간다”며 “우리는 하느님의 뜻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느님께 물어본다면 뭐라고 응답하실 지 생각해보세요. 아마 ‘아기를 낳아라. 내가 책임져줄 것’이라고 답하시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는 그들이 더 나은 선택(생명)을 하고, 그 생명을 책임질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합니다.”

아울러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이 말하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설명했다. 하느님의 뜻과 일치하지 않는 일종의 잘못된 분별이라는 것이다.

“‘자기결정권’이라는 단어에는 큰 위험이 담겨 있습니다. 낙태는 하느님이 완전히 배제된 선택이며, 하느님의 뜻을 배제한 자기결정권은 어둠의 문화입니다. 일종의 거짓 속임수예요. 우리가 태어날 때 스스로 태어나기를 결정한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하지만 이러한 교회의 단호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낙태죄가 폐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는 “아무 죄 없는 연약한 태아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하느님의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며 “좋은 목적을 위해서는 좋은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