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북한이탈주민 중 첫 인문학 강사로 활동 중인 최금희씨

박원희 기자
입력일 2017-06-27 수정일 2017-06-27 발행일 2017-07-02 제 3051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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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매력과 북한 실상 함께 알리고 있어요”
2007년 입국해 대학 입학·러시아 유학 마쳐
강의·TV방송 등 통해 ‘올바른 통일관’ 전파

2001년 탈북해 중국서 생활하다 2007년 우리나라에 입국한 최금희(루치아·43·대구 감삼본당)씨. 그녀는 북한이탈주민 출신 1호 인문학 강사다. 지난해 최금희라는 이름 석자를 내걸고 대구에서 인문학 강좌를 열고, 1년간 시민들과 톨스토이와 푸시킨 등 고전을 이야기 했다. 또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민주시민교육 강의를 펼쳤다.

“북한을 소재로 한 TV 예능 프로그램은 남한과는 다른 ‘생소함’에만 집중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연령층의 청중들에게 올바른 통일관을 심어주고자 북한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러 차례 TV 방송에도 출연해 얼굴을 알린 최씨는 남북한 주민들의 다른 점보다는 닮은 점을 강조하며 남북이 하나되어야 함을 알리고 있다.

“중국을 떠나 남한에 들어왔을 때 ‘이곳에서 꼭 필요한 사람, 한국사회에 꼭 기여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최씨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3만여 명의 북한이탈주민들 중에서 조금은 특별한 경우에 속한다.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꿈을 찾아 나선 인물 중 하나.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대학 입학을 준비해 단번에 합격하고, 얼마 전에는 석사학위도 받았다. 또 전재산을 털어 러시아로 유학도 다녀왔다.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지만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도 이뤄냈다. 다행히 ‘고난의 행군’ 이전 세대라 밥도 굶지 않고 도서관에서 좋아하던 고전 문학을 마음껏 읽으며 컸다는 그녀는 이제 대중 앞에서 인문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됐다.

“남한과 북한 정부 관계자들이 서로 조금씩 양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민간 차원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넓혀 민족이 하나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최씨는 ‘무작정 퍼주기’식의 대북지원은 반대한다고 했다. 북한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하며 민간차원의 교류를 지속해 간다면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분명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 최씨의 입장이다.

“남북이 하나되는 날을 기도합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해서도 많은 관심 가지고 기도해주세요.”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