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대선 기획] 좌담 ‘대선 어떻게 치러야 하나’

정리 박지순 beatles@catimes.kr rn사진 서상덕
입력일 2017-04-25 수정일 2017-04-26 발행일 2017-04-30 제 3042호 8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국민 편에서 ‘공정한 사회’ 실현할 지도자 뽑아야
‘한반도 평화의 길’ 열어줄 통찰력 지닌 인물 필요
선거, 국가 주인인 국민이 나라 정책을 결정하는 장
이념 아닌 신앙 관점에서 참여하는 것이 신자 의무
누가 선택되느냐에 따라 교회 활동과도 연관돼
신자들 결정에 도움 되도록 교회, 후보들 정책 파악 정보 공개할 필요 있어
선거 때마다 해묵은 안보 논쟁 남과 북 서로 대화와 협력해야
왜곡된 안보관념 벗어날 수 있어 정책 검토하며 내 삶 따져봐야
청년들, 촛불 민심에서 변화 체험 달라진 의식이 투표 참여 이끌 것
국민 마음 헤아리고 도덕성 지닌 그리스도 삶 따르는 후보 선택을

5월 9일 열리는 제19대 대통령선거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방송과 신문, 거리에는 온통 대선 소식들로 가득하다. 어떻게든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대선 후보들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한국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로 치러지는 선거다 보니 역대 어떤 대선보다 유권자들의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가톨릭신문은 유권자들에게 현재 한국정치 상황에서 가장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국가 지도자를 뽑는 판단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좌담을 마련했다. 좌담에는 ‘김형준의 대선 빅데이터’로 유명한 선거 전문가 김형준(다니엘·60) 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교수와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가 함께했다.

□ 일시 : 2017년 4월 19일

□ 장소 : 서울 명동 1898광장 내 우리사랑나눔센터

□ 사회 : 장병일 가톨릭신문 편집국장

■ 제19대 대선 의미는

-장병일 국장(이하 장 국장) : 5월 9일 우리나라 역사에 새로운 지평이 펼쳐집니다. 우리 사회와 한국교회 차원에서 이번 대선이 갖는 의미를 먼저 짚어 주십시오.

-이은형 신부(이하 이 신부) : 대선은 국가의 전반적 정책을 일궈나가는 선거이기 때문에 교회 입장에서도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나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조기선거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대통령이 왜 탄핵 당했는지를 따져 보고 지난 시간에 여러 부정과 부패, 부조리, 사회 병리현상에 교회가 과연 예언자적 목소리를 냈나 반성해야 합니다. 그 반성을 통해 이번 대선을 바라봐야 어둠에서 빛을 향해 나아가는 선거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에 젊은이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는데 이것은 젊은이들이 신앙에 참여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입니다. 젊은이들이 취업에 쫓기는 것도 사회 정책과 연결돼 있어 어느 지도자가 미래지향적으로 움직이는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유권자가 누구를 선택하느냐는 교회 활동과도 연동됩니다.

-김형준 교수(이하 김 교수) : 1995년 이후 선거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선거는 과학이고 역사적인 법칙이 작용합니다. 직관이나 역술과는 다릅니다. 정치 역시 예측가능한 과학입니다. 저는 박근혜 정부는 출범 전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정권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우선 국민들이 이번 대선에 참여해야 합니다. 선거에는 대표 선출이라는 기능이 있어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부릅니다. 왜 꽃이냐 물으면 선거를 통해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국민주권을 실현하고 국민의 의사에 의해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장이 대선입니다. 누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지 살펴 국민의 욕구를 반영하고 시대정신에 충실한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이 신부 : 신앙인들이 매일 바치는 주님의 기도에서 선거의 모범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이뤄지도록 기도합니다. 우리가 사는 구체적인 땅에서 하느님의 뜻이 이뤄지도록 하는 소중한 방식이 바로 선거입니다. 선거를 통해 하늘의 뜻을 실현하는 후보자를 뽑아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처럼 정치 참여는 신자의 의무입니다. 이념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후보자를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최고의 선거 전문가로 통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중국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대학원에서 계량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역대 선거 관련 방대한 정보를 수집해 선거학이라는 학문을 정립했다. 한국선거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제10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 지도자상 특별상’과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현재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형준 교수(다니엘·명지대 인문교양학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1994년 서울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서울 둔촌동·미아5동·대치2동본당 보좌를 거쳐 2001년 러시아 선교사제로 파견됐다. 의정부교구가 2004년 설정되면서 같은 해 의정부교구 선교부장을 맡았고 양주백석본당과 운정본당 주임으로 봉직했다. 현재 의정부교구 참회와속죄의본당 주임 겸 민족화해센터 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2013년부터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로서 대북지원과 민족화해 업무에 힘쓰고 있다.

이은형 신부(의정부교구·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 제19대 대선의 시대정신은

-장 국장 :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김 교수 : 매 선거마다 시대정신이 있습니다. 시대정신과 시대과제는 다릅니다. 대한민국이 한 번도 못했지만 해야 하는 것이 시대정신입니다. 왜 국민들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나 원인을 찾아보면 시대정신이 나옵니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국정농단은 촛불의 촉발요인이고 기저요인은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공정입니다. 정유라가 실력 없이 불공정한 절차를 거쳐 대학에 들어가고 대기업들의 지원을 받으며 승마를 한 것이 국민들에게 심각한 불공정으로 인식됐습니다. 국민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에게 공정은 무엇일까요? 공정의 핵심은 공정한 ‘기회’입니다. 젊은이들이 ‘헬조선’이라고 절망적으로 말하는데 기회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비정규직을 보십시오. 기회의 벽이 차단돼 있습니다.

공정한 법 집행이 두 번째 핵심요소입니다. 법 앞에 평등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를 국민들은 보아 왔습니다. 공정한 인사가 세 번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배는 진보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공정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개념이어서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공정이고 공정을 실현하는 후보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것입니다.

-이 신부 : 한국사회에서 공정이라는 가치가 훼손됐고 이번 대선에서 공정이 시대정신이 돼야 한다는 데 저도 동의합니다.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에게는 공정한 사회 실현이 더욱 필요합니다.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가운데 하나가 연예인입니다. 연예인이 되면 자기 능력껏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서 젊은이들이 연예인을 꿈꾸는 것입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자기 능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공평한 기회를 줘야 합니다.

-김 교수 : 미국 정치를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정의 실현은 평등한 기회 제공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사회적 약자에게 우선적 기회를 줘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선 후보들이 ‘정치 금수저’여서 걱정이 됩니다.

현 시점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장 국장 :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지형 위에서 치러집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지형을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하십니까. 또 우리 사회가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 신부 : 탄핵 국면에서 보였던 국민적 열망이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져 국론이 양분된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하는 이념적 분열에 대해 다시금 우리를 되돌아 봐야 합니다. 언론에서 진보와 보수의 싸움처럼 보도했지만 우리 사회에 참다운 보수가 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구적인 자세로 군중을 동원하는 보수는 보수가 아닙니다. 미래를 위해 한국사회가 재편되려면 참된 진보와 참된 보수가 경쟁하고 공존하며 기존 패러다임을 바꿔나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촛불과 태극기에서 보듯 한국사회가 극단적으로 양분된 원인은 분단 상황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분단된 채로 정전 체제가 60년 이상 흘러와 합리적 사고를 막아 왔고 정치적으로 분단 상황이 이용당해 온 것은 사실입니다. 차기 정부는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재편하고 우리 삶이 평화체제 안에서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합리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장 국장 : 분단 하에서 이념 논쟁이 종식될 수는 없겠지만 남북문제에 평화를 가져올 지도자가 나와야겠습니다.

-이 신부 : 통일이 되지 않는 한 남북 간 이념논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관계 개선이 젊은이들에게 꿈을 펼칠 기회를 줍니다. 평화에 대한 열망을 지니고 평화의 길을 여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합니다. 통일이 우리가 살 길인 것은 분명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통일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통일은 대박이 될 수도 있는 반면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과정으로 통일을 이뤄나가는지 그 과정을 중시하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장 국장 : 성염(요한 보스코)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정치적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신자들조차 지역색과 학연 등에 따라 투표를 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신부 : 그래서 유권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접해야 합니다. 후보들은 국민들이 원하는 정책을 내보여야 하고 교회도 후보들에게 다양한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물어 신자들이 바람직한 후보를 선택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거짓 기사가 판을 치고 있는데도 일부 사람들은 사실인 양 믿고 받아들이면서 악에 휩쓸리기도 합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유권자가 판단할 몫이지만 후보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유권자의 판단을 도와야 합니다.

지나온 한국인의 삶을 옥죄고 있는 틀이 있습니다. 분단 체제입니다. 분단 체제를 사는 국민들에게는 항상 불안 요소가 존재하고 그로 인해 현명한 선택을 방해 받게 됩니다. 선거 때마다 안보 얘기가 나오고 아직도 거기에 끌려다니는 이들이 많습니다. 분단체제가 평화체제로 바뀌고 남과 북이 대화하고 협력하면 왜곡된 안보관념도 사라질 것입니다.

-김 교수 : 후보 선택에는 고려할 요소가 많습니다. 소속 정당, 선거 공약, 후보자 자질 등 다양한데, 특히 공약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어야 하고 예산이 뒷받침 돼 실현가능성이 있어야 합니다. 대통령 임기 안에 이룰 수 있는 사업이라는 타임 테이블을 갖춰야 합니다. 시민단체나 중앙선관위에 게시된 각 후보자들의 공약을 면밀히 살펴보고 어느 후보 공약과 정책이 내 삶과 직결되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대통령 임기가 5년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대통령이 추진력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기간은 3년 반 정도입니다. 3년 반이 대통령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시간적 기준입니다.

이번 대선은 현직 대통령이 공석이라는 점과 지역색이 사라졌다는 면에서 이전 대선과는 확연히 구분됩니다. 대구·경북에서 지역색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보다 대구·경북 유권자들에게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영남의 젊은 세대들이 달라졌다는 뜻입니다. 이제는 특정 지역이 특정 정당 후보를 찍는 시대는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영남과 호남 모두에서 1위 득표자가 나올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좌담 참석자들은 이번 대선을 통해 모든 이가 공정한 기회를 얻고,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어줄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이 투표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젊은 층의 대선 참여 전망은

-장 국장 : 젊은 세대가 선거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 신부 : 이번 선거만큼은 젊은 세대 참여가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그간에 민주주의의 혜택을 누리다 보니 역설적으로 젊은 세대들이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망각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이어진 보수정권을 체험하면서 젊은이들이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우리 손으로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를 뽑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교회도 분명하게 ‘너희들 손으로 지도자를 뽑으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이번 대선을 대하는 젊은이들의 자세는 과거와는 크게 다를 것이라 예상합니다. 탄핵 국면에서 광화문에 모였던 주류가 젊은 그룹이었습니다.

-김 교수 : 2012년 대선에서는 중장년 유권자의 참여율이 높았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결정적 이유라고 봅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20~30대 유권자들이 적극 투표에 참여할 것입니다. 젊은 유권자들이 체험적으로 자신들이 정치를 바꿀 수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젊은 층이 정치참여 효과를 체험한 것인데 한국사회에는 엄청난 자산입니다. 미국 정치에서 ‘정치적 효능감’(Political Efficacy)이라는 말을 쓰는데 정치에 대한 참여가 변화를 가져온다는 미국인들의 독특한 의식입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적 가치에 참여하고 있다는 면에서 일본보다 훨씬 높은 자긍심을 가져도 될 것입니다.

-이 신부 : 탈북 청년도 광장의 촛불을 보면서 한국이 비로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국가가 됐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달라진 젊은 세대의 의식이 투표장까지 연결돼야 합니다.

■ 정의관념에 부합하는 후보는

-장 국장 : 이번 대선은 나라의 근간을 고치는 역사적 전환점입니다. 최소한 어떤 후보를 뽑아야 정의에 부합할까요.

-김 교수 : 우선 선거에 참여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선거는 합법적, 제도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권리이자 수단입니다. 또한 가장 빠르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지도자에게는 통찰력이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갖고 있다면 지도자의 통찰력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알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인 융합의 정신도 갖춰야 합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위민(爲民)과 여민(與民)의 마음으로 다가가고 자기 수양과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은 기본입니다. 지지자들로부터도 미움을 받을 용기가 있는 후보가 통합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같은 삶을 살겠다는 후보를 선택해야 합니다.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최소한의 그리스도인다운 자세만 지켰어도 탄핵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제 곧 집집마다 각 후보들의 선거 홍보물이 배달됩니다. 유권자들은 선거 홍보물을 유심히 살피고 지도자로서 철학을 갖춘 인물을 선택해야 합니다. 선거 홍보물을 열어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버린다면 민주주의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이 신부 : 이런 측면에서 지도자가 되겠다 나서는 사람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확고한 기준이 있어야겠습니다. 최근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며 미국과 설전을 벌이고 있어 안보가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반도 평화 문제가 외국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힘과 우방으로서의 역할은 존중하지만 이 땅의 평화는 우리 손으로 이뤄내야 합니다.

마음에 꼭 드는 사람을 뽑기는 어렵습니다.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을 선택하면 됩니다. 우리 손으로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한다는 건 소중한 일입니다. 소중한 한 표를 낭비하거나 버리면 안 되겠습니다.

-장 국장 : 마지막으로 대선을 앞둔 유권자들과 가톨릭신문 독자들에게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교수 : 아직도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30% 정도 됩니다. 우리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울 토양을 만들어 줄 후보가 누구인지 검토했으면 합니다. 한국인들은 열광과 환멸의 주기가 짧습니다. 선거운동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선거기간이 지났다고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대통령이 됐을 때 수행할 일을 학습하는 과정입니다. 후보자들의 선거운동도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이 신부 : 교황님은 무관심을 가장 큰 죄악으로 보면서 연민과 동정을 강조하셨습니다. 누가 국민을 연민의 마음으로 보는지, 통치나 다스림이 아니라 국민의 편에서 함께할 사람인지 현명하게 찾기를 바랍니다.

-김 교수 : 교황님은 “고통 앞에 중립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즉흥적으로 나온 말이 아닙니다. 오랜 통찰과 기도가 쌓여 있는 말입니다. 교황님의 이 말씀은 ‘대선 참여 없이 변화 없다’는 말로 바꿀 수 있습니다. 선거에 참여해 우리 손으로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고 새 정치가 우리 삶과 연결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스도인이 이번 대선에 어떻게 임해야 되는지에 대해 4월 19일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 장병일 가톨릭신문 편집국장(왼쪽부터)이 토의하고 있다.

정리 박지순 beatles@catimes.kr rn사진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