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활용으로 개방적 복음전파 가능… 사회 화합에도 도움 중국교회 참 모습 탐구하고 올바른 선교방안 제시하길
가톨릭신문사-신더셔(信德社) 공동주최 ‘제1회 한·중 국제 심포지엄’이 6월 2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개최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교회 언론매체를 통한 아시아 복음화 방안’을 주제로 한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과 중국교회를 대표하는 양사 화합의 장이자 아시아 복음화로 가는 대장정에 중요한 디딤돌을 놓는 무대였다.
심포지엄 주제 발표와 논평 현장을 지상중계한다. ◆ 제1주제 발표 - 리롱핀 신부 ‘교회 대중매체의 역할과 기능’ 신더셔 대표 리롱핀 신부가 심포지엄 서막 을 열었다.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청중에게 인사해 많은 박수를 받은 리 신부는 프리젠테이션 장비를 이용해 간단명료하면서도 인상적인 발표를 이어갔다. 리 신부는 먼저 중국교회와 언론매체의 입장에서 ‘사회와 교회 측면에서 본 교회 미디어의 역할과 기능’을 소주제로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 측면에서의 교회 미디어 기능을 ‘사회 화합’으로 봤다. 중국은 매우 넓은 대륙이기 때문에 중국교회는 전통적인 매스미디어(신문, 서적, 잡지 등)를 통해 공개적으로 복음을 전파하기가 매우 어렵다. 리 신부는 “상대적으로 인터넷(네트워크)은 그나마 개방적으로 다원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 화합 기능으로서 리 신부가 강조한 것은 첫 번째로 ‘양심원칙’이었다. 올바르지 않은 문제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예’라고 말할 때 교회언론은 홀로 ‘아니오’라고 말하는 태도를 견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는 사회의 양심이며 교회언론은 이를 중시해야 한다”며 “교회언론은 사회의 소리를 언급할 때 분명하고 명확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신부는 이외에도 “너희들은 세상의 소금 … 세계의 빛 … 산 위에 세워진 성”(마태 5,13-14)을 인용하면서 교회언론은 소금이 지니는 부패방지 기능을 지녀야 하고, 빛이 작용하듯 사람들을 인도해야 하며, ‘네트워크’라는 성 안에서 신선한 신앙의 증거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신부는 “중국교회는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공중의식을 높이고 교회를 널리 알리는 일을 시급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사회 매체가 특히 경제적인 문제에 있어 대중에 영합하면서 엄청난 부조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교회가 인터넷 매체를 통해 그리스도의 대승적 사랑을 전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 신부는 이어 교회적 측면에서 본 교회언론 역할과 기능에 대해 다뤘다. 그는 크게 ▲보고의 기능 ▲증거와 전교 ▲귀중한 역사 보관 ▲연계기능 ▲복음전파 기능 ▲인력 동원 기능 등으로 나눠 설명했다. ‘보고의 기능’은 중국 지역교회들이 서로 무슨 일을 했는지 알게 하고 하느님 안에서 친교를 나누며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귀중한 역사 보관’을 설명하면서 그는 “신더셔는 웹사이트를 통해 바티칸 소식 7077건, 보편교회 소식 5127건, 국제뉴스 1만2204건을 보도해 보관하고 있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중국 천주교회나 보편교회에 역사적 사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 신부는 ‘인력 동원 기능’을 설명하며 중국 수녀들이 지난 9년 동안 미혼모 돕기 모금운동을 위해 벌여온 ‘마라톤 대회’를 다룬 기사를 예로 들었다. 그는 “중국 교회언론은 무형의 ‘나팔’이 돼 높은 소리를 내고 있다”며 “신더셔 역시 봉헌생활의 해나 자비의 희년 등에 대한 전문 네트워크를 설치해 보편교회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발전은 교회 발전에도 큰 도전이다. 인터넷 시대에 교회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신앙의 보물을 어떻게 네트워크에 전시할 수 있으며 호응을 얻을 수 있는지 하는 것이 도전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리 신부는 이 같은 점에서 ‘중국교회 인터넷의 도전과 발전’이라는 소주제를 통해 문제를 명료하게 풀어나갔다. 리 신부는 “중국교회 네트워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히 교회 자신만의 특색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우선 ‘인터넷 사고’(Internet Thinking)를 함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을 진행함에 있어 필히 네트워크와 연결해 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 신부는 또 중국교회가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해 사회와 교회를 서로 밀접하게 연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교회는 현재 외부교회와 연결되는 통로로 바티칸 방송국, 신앙통신사, 아시아뉴스 등을 활용하고 있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중국어 버전’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교회의 많은 사람들이 번역에 종사한다면 이러한 국제 미디어 매체 내용을 중국어로 실을 수 있게 될 것이며 중국교회 또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리 신부는 “중국교회 언론이 발전하려면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아야 하며 교회 언론들간 연합을 통해 상호 격려하고 학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남의 땅 뺏기’ 식의 경쟁은 피해야 하며 네트워크의 본질과 사명을 정확히 이해하고 각자의 역할이 다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또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교회언론 기구를 구성하고 전문적인 방식을 구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중국교회 언론들이 신앙단체들에게 각종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미래에는 더 많은 인력이 더 많은 곳에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교회 아동교육, 학술대회, 사회공익,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 등에 보다 많이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 신부는 이 같은 목표를 위해 신더셔가 실천하고 있는 사항도 소개했다. 신더셔가 발행하는 주간신문인 ‘신더(信德)’는 교회 행사와 기념일을 기입해 넣은 ‘만능 달력’을 인터넷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출판과 영상물, 보편교회를 포함한 모든 박사 논문들, 학술집 등을 모아 종합적인 자료서고를 만드는 일도 추진하고 있다. 리 신부는 결론에서 “중국교회 언론 네트워크가 조금 늦게 출발했지만 다양하고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부족한 점이 있을지라도 중국교회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면서 미래 중국교회 언론매체가 나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지가 투철한 젊은이들이 있고 그들이 열심히 인터넷 안에서 분투노력하고 있으므로 중국교회 속에서 우리는 희망을 보고 앞날에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발표를 마쳤다.[논평] 제1주제 - 한국외방선교회 김병수 신부
“젊은이에게 참신한 콘텐츠 제공을” 리롱핀 신부의 주제발표 논문을 번역하고 이날 통역을 맡은 김병수 신부는 “리 신부의 논문을 번역하면서 이 논문이 매우 절제하면서 쓴 것이라는 점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중국교회 상황에서 용이하지 않은 일임에도 교회의 예언자적 사명과 전망에 충실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점에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먼저 최근 중국 정부의 종교에 대한 이해가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 논했다. 그는 최근 언론매체에서 보도되고 있는 교황청과 중국정부 간의 잦은 접촉 속에서도 여전히 중국 정부가 종교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바에 깊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중국교회와 언론의 앞날이 밝아 보이지만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는 보편교회를 대변하면서도 정치적, 지리적, 문화적 측면에서 중국교회를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축적해온 교회의 사목적 경험과 선교 비전을 중국에서 전개해 나간다면 아시아, 세계에서 한국교회가 지니는 위상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신부는 “한국교회 또는 한국교회 언론이 중국교회에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종교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는 복음적 정신”이라며 “과거 교회의 전통적인 교리에만 머무르지 말고 젊은 사람들에게도 맞는 참신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방준식 bjs@catimes.kr, 사진 최용택·신동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