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신임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임명 이모저모

특별취재팀
입력일 2010-11-10 수정일 2010-11-10 발행일 2010-11-14 제 2721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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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민 오랜 염원 이뤄진 경사스런 날”
조환길 대주교가 5일 오전 성모당에서 열린 축하식에서 교구청 직원으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조환길 대주교의 대구대교구장 임명 소식에 교구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넘쳐났다. “되실 분이 되셨다”는 한 수도자의 말처럼, 온화한 성품을 지니고 참 목자로서의 삶을 보여준 조 대주교의 임명에 교구민들은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 온 소식”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년 교구 설정 100주년을 앞두고 들려온 ‘기쁜 소식’을 접한 교구 내 곳곳의 모습을 담았다.

◎… 11월 4일 오후 7시, 대구시 달성군 옥포면 강림리 조환길 대주교의 본가에서는 교구장 임명 소식에 한동안 놀라움과 감동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기자의 방문 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조 대주교의 큰형 조영길(안드레아·68)씨는 보좌주교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바쳤다. 조씨는 “지난주 주교님 영명 축일 때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했는데, 그때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몸이 편찮아 현재 요양 중이신 어머니께서 이 소식을 들으면 제일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구장이 되시면 더 업무가 많아지겠지만 항상 건강하게 우리 교구를 위해 사목하실 수 있도록 형제들이 항상 기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 대주교의 큰형 조영길씨가 교구장 임명 발표 소식을 듣고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바치고 있다.
◎… 임명 발표 당일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대구를 방문했다. 작년 8월 전임 교구장 최영수 대주교의 사임 이후, 교구장좌가 1년여 동안 공석이던 대구대교구에 ‘조환길 대주교 임명’ 소식을 전하기 위해 직접 방문한 것이라고. 전임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와 교구 참사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온 교구민이 간절히 기다려온 새 교구장 임명을 발표했다.

4일 저녁 조 대주교의 교구장 임명 발표 후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맨 왼쪽)와 전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가 조 대주교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임명 발표 다음날인 5일 오전 교구청을 찾았을 때 직원들은 “안녕하세요” 대신 “축하드립니다”라고 서로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조 대주교의 임명은 그만큼 교구민 모두에게 간절했고 또 기쁜 소식이었던 것. 교구 사목국에서 일하며 조 대주교를 곁에서 지켜본 권 가타리나 수녀(샬트르 성 바오로수녀회)는 “대주교님은 교구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어 주실 따뜻한 분”이라며 “교구 공동체의 일치를 이끌어내어 누구보다 훌륭하게 은총의 100주년을 건설해 가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조 대주교가 축하식에 참석한 교구민들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5일 오전 9시, 조환길 대주교는 성모당에서 교구청 직원들과 간단한 축하식을 갖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꽃다발과 함께 축하 인사를 전하는 직원들에게 조 대주교는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화답했다. 조 대주교는 “처음 주교로 임명됐을 때보다 더 떨리고 걱정이 많다”면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교회의 큰 뜻을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김종해 회장을 비롯한 평협 대표단이 조 대주교에게 축하 인사를 하고 있다.
◎… 축하단과 축하 꽃다발도 끊이지 않았다. 그 중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이형우 아빠스는 5일 오전 직접 교구청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 아빠스는 “내년 100주년을 앞둔 대구대교구에 큰 경사가 났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100주년을 맞아 다시 시작하는 의미에서의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이형우 아빠스(가운데)가 조 대주교를 예방해 축하인사를 전하고 있다.
◎… 신자들은 어떤 마음일까. 성모당에 와서 기도하는 것이 하루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정창수(마르타·74·계산본당) 할머니. 정 할머니는 “임명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서 잠이 오지 않더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신앙생활을 해 오면서 많은 기도를 드렸지만 최근에 바친 기도 1순위는 단연 ‘교구장 서임’이었다고.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바친 기도를 하느님이 들어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부터는 조 대주교님이 앞으로 이 교구를 잘 이끌어 가실 수 있도록 매일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 대주교는 떠들썩한 축하 분위기를 뒤로 하고 5일 오전 교구청 내 대구대교구 성직자 묘지를 방문, 전임 교구장 최영수 대주교의 묘소를 찾았다. 예정에 없던 대주교의 방문에 신자들이 조 대주교 곁으로 모여들자, 조 대주교는 신자들과 함께 최 대주교 묘소 앞에서 주모경을 바치고 묵상을 했다. 조 대주교는 대주교 서임 기자회견에서 “최 대주교님이 계실 때에는 든든한 존재가 있어서 힘이 됐는데, 선종하시고 나서 참 힘들었다”고 말하며 최 대주교에 대한 그리움을 밝히기도 했다.

◎… 교구민의 오랜 염원이 이뤄졌으니 조 대주교를 중심으로 교구 100주년을 향해 다시 한 번 힘을 내자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종해(비오) 회장을 비롯해 조기현(베라노) 부회장, 김홍은(요셉) 사무국장 등 교구청을 찾은 대구 평협 대표단은 조 대주교에게 꽃다발과 함께 축하인사를 전하며 “교구 100주년을 위해 교구장님이 하시는 일을 도울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에 조 대주교는 “평신도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야 한다. 함께 힘을 모으자”고 화답했다.

◎… 축하와 기쁨의 물결은 온라인까지 퍼져갔다. 대구대교구는 교구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조 대주교의 사진과 함께 ‘조환길 주교, 제10대 대구대교구장 대주교에 임명’ 글을 게재했다. 교구민들의 축하글도 이어지고 있다. 한 명이 글을 남기면 댓글을 남기는 형식으로 교우들이 서로 축하인사를 전하기도. 이남숙(nam8947)씨는 “매일매일 끊임없는 기도를 바친 보람으로 감회가 새롭다”, 서정길(tjwjdr)씨는 “주님 보시기에 참 좋은 목자이기에 저희 또한 한마음으로 따르며 주님을 찬양할 것입니다”라는 등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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