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신임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임명 이모저모·축하글

입력일 2010-11-10 수정일 2010-11-10 발행일 2010-11-14 제 2721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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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성모당에서 조 대주교가 눈을 감고 기도를 하고 있다. 교구청 직원들이 마련한 이날 축하식에서 조 대주교는 “떨리고 걱정이 많다”고 임명 소감을 밝혔다.
성모당에서 인사를 건네는 정창수(74) 할머니와 손을 꼭 마주잡은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조 대주교. 악수를 청하는 손을 일일이 마주잡는 조 대주교에게서 교구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는 따뜻한 목자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집무실에서의 조 대주교 모습.
▨ 축하글

■ "교구 발전 이룰 대주교님 위해 기도" - 이용길 신부 (대구대교구 1대리구 주교대리)

제9대 대구대교구장이셨던 최영수 대주교께서 타계(他界)하신지도 만 1년하고도 두 달이 지나가고 있다. 그 사이 인천교구의 보좌주교님도, 부산교구의 보좌주교님도 새롭게 탄생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대교구장의 발표 소식은 없었다. 교구민들께서 새 교구장을 청하는 기도를 지성으로 바치고 있으면서도 간혹 물어온다. 좋은 소식이 없습니까 라고….

한 해를 마무리 짓고 새해를 맞기 위한 사제단 총회가 있던 날(11월 3일) 사무처장께서 내일(4일) 오후 5시30분까지 참사위원 소집을 통고했다. 궁금하지만 더 이상 묻지 않고 그 시간을 기다렸다.

교구장의 공석(sede vacante) 때문이었는지 주한 바티칸 교황대사께서 몸소 왕림하셨다. 시간에 맞추어 발표하실 모양인지 가끔 시계를 보셨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황대사께서 발표하시지만 로마에서는 현지 시각으로 정오(正午)에 교황님께서 직접 발표하신단다. 그보다 8시간이 빠른 우리나라에서는 저녁 시간이 된다. TV 방송에선 당일 20시 뉴스 시간에 발표가 나온다. 다음날(5일자) 조간신문에서는 “25년만의 50대 대주교” 탄생을 보도했다. 실시간대로 온 세상 소식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확정발표가 이어졌다. “하느님께 감사(De Gratias)”를 되뇌었다. 이렇게 기다림의 시간이 끝났다.

전임 교구장이 3년 6개월 동안(착좌 때부터 타계 때까지) 지병으로 직무수행을 거의 하지 못하고 밀렸던 일들이 많다. 그사이 조환길 보좌주교께서는 직무대행으로 업무파악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겠지만 만만찮은 일들이 많았다.

현재 대구대교구의 본당수가 156개이고 사제단 총인원은 422명이다. 타 교구보다 육영사업(학교), 수도원 등이 많다. 어디 이뿐인가! 대교구장이시면서 또한 관구장이시기에 부산·마산·청주·안동(무순)교구들과의 일들도 겹친다. 직무대행 기간에도 격무에 시달리시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아 왔다.

실타래처럼 엉킨 일들…. 그 수많은 일들의 선후와 경중을 잘 가리어 교구 발전에 크게 기여하시는 대주교님이 되시길 빌어 본다. 대주교님께서 주교로 성품 되실 때 정하신 생활 모토(motto)처럼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in principio, et nunc et semper)” 아멘.

■ “좋은 목자 주신 주님께 감사” - 채영희 신부 (동기 사제·대구대교구 의료 사목 담당)

조환길 대주교님 임명 당일 미사 영성체송의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으니 가서 열매를 맺으라”(요한 15,26 참조)라는 말씀에서, 주님께서 오늘 당신 마음에 드시는, 우리가 기대하던 분을 교구장으로 선택하셨고, 조 대주교님께서는 임명 소감에서 “두려움과 떨림이 앞서지만 주님의 은총을 믿고 열심히 하겠다”라고 성모님처럼 겸손되이 부르심에 응답하셨다는 생각을 깊이하게 되었습니다.

조 대주교님은 참으로 예수님을 많이 닮으신 분이십니다. 일례로, 겸손과 온유와 사랑으로 교회 공동체와 이웃을 두루 포용하시는 예수님의 리더십을 잘 보여주고 계십니다.

주님 사랑 실천을 사목의 최우선 과제로 삼으시고 이를 몸소 행하시고자 중증장애우들과 한 공동체를 이루고 계십니다. 바쁘신 일정 가운데서도 기도와 행사의 청을 거절하지 않으시고 최선을 다하십니다.

목자로서 이러한 소임을 다하시고자 늘 기도와 묵상 그리고 가르침의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시는 분으로 생각합니다.

좋은 목자를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 ‘새 시대 새 복음화’ 소명 이루길 - 하성호 신부 (대구대교구 사무처장)

교구장이 공석이 된 대구대교구를 위해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제10대 대구대교구장으로 임명되신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님께 대구대교구의 모든 교구민의 마음을 담아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교회 안팎으로 보아 대단히 중요하고 어려운 시기에 교구장이라는 중임(重任)을 맡으신 대주교님의 마음은 참으로 무거우실 것입니다. 하지만 대주교님께서는 오랫동안 대구대교구의 중책을 맡아 오셨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무슨 일을 우선적으로 수행하셔야 하는지를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계실 것입니다. 이 때문에 교구장 수임 축하를 드리는 이 지면을 통해 앞으로 대주교님께서 수행하시게 될 과제들을 나열한다는 것이 어쩌면 대단히 실례가 되고 격에 맞지 않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지만 평소에 대주교님께서 이루시고자 하시는 뜻이나 염원 가운데 일부를 언급하는 것은 큰 결례가 아닌듯 합니다. 우선 대주교님은 대구대교구 100주년을 맞아 교구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교회의 정체성을 재확립함으로써 미래 교회의 청사진을 우리 사회에 선명하게 제시하고자 하시는 목자로서의 염원을 늘 말씀하십니다.

대주교님이 피력하시는 그 염원 속에는 교회가 쇄신된 모습으로 세상에 복음의 메시지를 힘차게 전파하는 ‘새 시대 새 복음화’의 일꾼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쇄신과 비전을 통하여 사회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속에 끌려가는 처지가 되어가는 현실을 참으로 안타까워하는 걱정도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세속화되고 쇄신하지 못하면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폐쇄적 집단으로 전락하고 복음화의 동력을 잃게 된다는 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사십니다.

대구대교구의 전 교구민은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님의 이러한 사목적 염원과 걱정에 깊이 동참할 것을 약속드리며, 대주교님을 통하여 주님의 뜻이 대구대교구에 실현되길 기도합니다.

■ "교구민 한마음, 사랑·축하 전합니다" - 김종해 대구 평협 회장

한 해의 결산과 새로운 한 해의 사목교서를 듣고 새 계획을 나누는 사제 총회 다음날, 하느님께서는 그토록 기다려온 제10대 교구장으로 조환길 대주교님을 보내 주셨습니다.

그 반가움에 온 교구민은 기뻐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교구 100년의 세월 동안 아홉 분의 교구장님을 맞이했던 대구대교구. 전임 교구장님의 투병과 선종이 가져다 준 슬픔과 긴 공백 기간을 교구민과 사제단은 ‘교구장을 청하는 기도’를 반복하면서 그렇게 기다려 왔습니다. 새 교구장님의 임명 소식을 듣던 날 너무 기뻐 가슴이 벅찼고, 차올라 왔던 감동은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교구장좌 공백 기간 동안 평협 회장을 맡게 되면서 지켜봐 온 교구의 어려움과, 직무대행직을 맡고 계시던 주교님의 노고가 제게도 전해져 왔습니다. 묵묵히 교구를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고 희생하시던 주교님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뵈올 때마다 얼마나 힘드실까 마음으로는 아파했지만, 행동으로 옮겨 도와드리지 못함에 늘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교구의 열 번째 교구장님이 탄생하셨습니다. 거목으로 자란 교구 100년을 맞는 또 다른 큰 선물입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교구장 공석 중에도 교구를 위해 헌신하신 사제단에 감사드리고, 늘 기도 해주신 우리 수도자분들과 평신도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편에 서셨던 예수님의 모습처럼 좀 더 깊이 이웃과 함께하시던 대주교님. ‘새 시대, 새 복음화’를 이루며 하느님께서 바라는 교구가 될 수 있도록 대주교님을 잘 보필해 솔선수범 해야겠다는 결심도 해 봅니다. 하느님 백성을 올바로 이끌고 변화무쌍한 이 시대에 예수님의 빛을 세상에 전해야 하는 무거운 책무를 수행하셔야 하는 자리에 오르신 대주교님께 다시 한 번 축하를 드리면서 대구대교구민의 사랑과 마음을 모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