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신임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인터뷰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10-11-10 수정일 2010-11-10 발행일 2010-11-14 제 2721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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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의 100주년 함께 만들어갑시다”
오랜 역사와 전통 있는 교구, 사제단·교구민과 협력하며 발전 이룰 것
100주년은 신앙 성숙·이웃에 사랑 베푸는 교회로 변화하는 계기돼야
대구대교구 10대 교구장에 임명된 조환길 대주교가 5일 대구대교구청에서 가진 인터뷰 중 교구 설정 100주년에 대한 계획을 말하고 있다.
2011년 교구 설정 1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맞게 된 대구대교구장 대주교의 탄생 소식은 교구뿐 아니라 한국교회에 있어서도 큰 경사다. 서울대교구에 이어 한국에서 두번째로 설립 100주년을 지내는 대교구인 만큼 한국교회는 물론 나아가 보편교회의 발전과 내·외적 복음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교구는 2011년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다시 새롭게’ 교구 전체에 복음정신을 불러 일으켜나가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10대 대구대교구장으로 임명된 다음날인 5일, 조환길 대주교를 만나기 위해 대구대교구청을 찾았다. 2007년 3월 보좌주교 임명 때보다 더 떨리고 걱정이 앞선다고 밝힌 조 대주교는 “교구민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우리가 하는 일에 기쁨을 갖고 늘 감사하며 살아가자”며 인사를 남겼다.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기쁨보다는 두려움과 떨림이 앞섰습니다. 참으로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인데 어떻게 저 같은 사람에게 이 크고 무거운 직책이 주어졌는지 깊이 고민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모두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하며 순명할 것을 다짐합니다.”

교구 설정 100주년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교구장이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게 된 조환길 대주교. 걱정이 앞서지만, 사제단·교구민과의 일치로 모든 일에 ‘함께’ 하겠다는 각오다.

“처음 사제의 길을 걷던 순간부터 하느님께 순명하겠다는 각오를 했었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어떤 직무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다짐이 그동안 일관돼 온 제 삶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은총만 믿고 나아가고자 합니다. 100년이라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교구인 만큼, 사제단과의 끈끈한 협력에 힘입어 모든 교구민과 함께 나아가고자 합니다.”

조 대주교는 50대 젊은 대주교로서 새 천년기,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갈 목자로서도 기대를 모은다.

“대구관구에는 다섯 개의 교구가 있어 관구장으로서의 역할도 맡아야 합니다. 관구 내 교구장 주교님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적고 경험도 부족하지만, 가톨릭교회의 정신으로 주교님들과 협력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 대주교는 “당장 내년 봄으로 다가온 100주년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며 3가지 기념사업부터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100주년을 잘 지내는 것이 곧 새로운 100년을 향한 도약의 발판 마련”이라는 것이 조 대주교의 견해다.

“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제2차 교구 시노드, 100주년 기념 범어대성당 건립, 100년사 편찬 등 3가지 기념사업이 잘 추진되고 있습니다. 시노드는 내년 봄 개막을 위해 준비 중이고, 기념대성당 건립은 아마 내년 하반기 착공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00년사 편찬 역시 계획대로 잘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조 대주교는 이번 100주년을 통해 교구민들이 좀 더 성숙한 신앙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3대 기념사업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영성운동과 생명사랑나눔운동의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

“100주년이 단순히 기념행사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신앙적으로 더욱 성숙하고 이 사회와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교회 모습으로 변화되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100년이라는 역사 동안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고, 새로운 100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바르게 살기 운동’이 바로 영성운동과 생명사랑나눔운동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뿐만 아니라 신부님들, 교구민들 모두 함께 협조하고 기도하고 발 맞춰 나간다면 성과를 보리라 기대합니다.”

현재 대구대교구는 영성운동 가운데 ‘하느님·이웃·자신과의 올바른 관계 정립’을 위한 1·3운동(하루에 세 가지 실천)을 전개하고 있으며, 어려운 이웃돕기를 실천하는 생명사랑나눔운동도 활발히 펼쳐 나가고 있다. 교구는 이 운동이 신자들의 생활 속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힘을 실어 나갈 계획이다.

신자들의 실천운동은 곧 교회의 대사회적 움직임이자 복음화로 이어지기에 더욱 중요하다. 조 대주교는 “선교는 교회의 가장 근본적 존재 이유”라며 “무엇보다 소외된 이들을 위한 활동에 교구가 더욱 힘을 모아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 교구는 사회복지 사업과 교육 사업에 힘을 쏟아 왔습니다. 직접선교 못지않은 간접선교로서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동안 역대 교구장님들께서 이루신 성과를 잘 계승·발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제2차 교구 시노드를 통해 이 분야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고, 지금 시행하고 있는 생명사랑나눔운동 또한 좀 더 체계적으로 펼쳐, 더 많은 사람들의 협력 속에 소외된 이웃이 하느님의 같은 백성으로서 올바르게 대접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조 대주교의 가장 큰 관심사는 혼란한 사회를 살아가는 신자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다.

“여러 가지 사회적 현안으로 국민들 간 대립과 갈등이 심합니다. 저 역시 그런 부분에 있어서 형평성을 잃지 않고 바라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적인 부분들이 복합돼 있는 데다 다른 종파들이 보는 시각 또한 다르고 지방마다도 차이가 있어 어려운 문제죠. 무엇보다 신앙과 복음적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그것 때문에 갈라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조 대주교는 마지막으로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신자들에게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3년 6개월 동안 주교로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로 부족했지만 잘 참아주셨고, 도와주시고 협력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신부님들께 감사드리고, 교구민들께도 저를 위해 기도 많이 해 주심에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같은 마음과 같은 정신으로 저와 함께 100주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할 때 앞으로의 100년 동안 살아갈 교구의 모습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부족한 저이지만, 하느님의 영광과 교회 선익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조환길 대주교 약력

▲1954년 11월 7일 경북 달성 출생 ▲1972년 2월 대구고등학교 졸업 ▲1981년 3월 대건신학대학 대학원(현 광주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졸업 ▲1981년 3월 19일 사제 수품 ▲1981년 4월~1982년 1월 대구 대덕본당 보좌 ▲1982년 1월~1983년 1월 대구 복자본당 보좌 ▲1983년 1월~1988년 7월 군종신부로 육군 복무 ▲1988년 6월~1991년 9월 대구대교구 포항 덕수본당 주임 ▲1991년 9월~1993년 9월 안식년(미국 교포 사목) ▲1993년 10~12월 예루살렘 Ecco Home 신약성서 코스 수료 ▲1994년 2월~1998년 9월 대구대교구 구미 형곡본당 주임 ▲1998년 9월~1999년 8월 대구대교구 사목국 사도직 담당 ▲1998년 12월~2002년 10월 대구대교구 사목국장 ▲1999년 3월~2004년 12월 대구대교구 사무처장 ▲2004년 9월~2004년 12월 관덕정순교기념관장 겸임 ▲2004년 12월~2007년 4월 매일신문사 대표이사 사장 ▲2007년 2월 한국신문협회 부회장 ▲2007년 3월 23일 대구대교구 보좌주교(아비르 마유스 명의주교) 임명 ▲2007년 4월 11일~현재 대구대교구 총대리 주교 ▲2007년 4월 30일 주교 수품 ▲2007년 10월~현재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위원장 ▲2007년 10월~현재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위원 ▲2009년 8월 18일~현재 대구대교구장 직무대행 ▲2009년 8월 18일~현재 주교회의 성직주교위원회 위원 ▲2009년 8월 18일~현재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 ▲2010년 11월 4일 대구대교구장 대주교 임명

우세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