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 가톨릭여성연 「강완숙과 함께 박해시대 교회 안으로」주제 심포지엄·순례 마련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5-07-10 17:25:00 수정일 2005-07-10 17: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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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참가자들이 충청도 지역 복음화에 큰 공헌을 한 순교자 이존창의 생가터인 여사울성지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순교자 강완숙(골롬바.1760~1801)은 한국교회 역사상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회장직을 맡았으며 희생적인 신앙생활과 뛰어난 전교활동을 펼쳐 평신도지도자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러한 강완숙과 관련된 신앙유적지 순례를 통해 그의 영성과 사도로서의 활동을 기리는 기회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서울 가톨릭여성연합회(회장=오덕주 데레사)는 7월 2일 「강완숙과 함께 박해시대 교회 안으로」를 주제로 한 신앙유적지 순례를 마련했다.

여성연은 7월 1일 열린 강완숙 관련 학술 심포지엄에 이어 순교자의 신앙생활의 흔적을 체험하고 묵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김정숙 교수(영남대 국사학과)의 지도로 전국 여성연합회 회원과 수도자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펼쳐진 유적지 순례는 서울 명동성당 지하묘소를 비롯해 강완숙의 서울집터, 포도청, 순교지인 서소문 형장 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참가자들은 충남 홍주(지금의 홍성) 읍성과, 덕산, 여사울성지 등을 방문하고 당시 신앙생활과 강완숙의 활동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홍주 읍성은 1791년 신해박해로 수많은 교우들이 순교하고 고문당한 터로 강완숙이 신앙인으로서의 처음 외부활동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강완숙은 덕산에 사는 홍지영과 결혼 후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1971년 신해박해 당시 옥살이를 하는 교우들의 음식시중을 드는 등 신자로서 드러나게 활동하던 중 체포됐으며 이를 계기로 가족과 남편에게서 버림받게 된다. 그러나 순교지인 이곳 홍주읍성은 현재 국가사적지로서만 가꿔지고 있을 뿐 천주교 순교지로서 안내판 등의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강완숙의 생가와 결혼 후 살던 집터 등도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날 순례에 동행한 강영옥 박사(가톨릭대 전임연구원)는 『최근 교회사학자나 신학자 등을 중심으로 강완숙 순교자의 행적과 영성에 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신앙유적지 개발과 보존 등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교회사 관련 전문 기관들과 연계해 더욱 폭넓은 순교사 연구와 고증, 유적지 개발이 시급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성연은 강완숙 순교자의 영성을 기리고 그 리더십을 본받기 위해 오는 9월부터「강완숙 골롬바 강학회」를 연다. 또한 그의 삶과 신앙을 무용화한 전례무용공연도 마련할 계획이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