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부제들, 이웃종교 방문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9-06-25 수정일 2019-06-25 발행일 2019-06-30 제 315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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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와 전례는 달라도 ‘사랑 실천’ 닮은꼴”
교회 일치·종교간 대화 위해 정교회·불교·이슬람 등 방문
14개 교구 소속 94명 참가

6월 19일 서울 아현동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을 방문한 가톨릭 부제들에게 조그라포스 대주교가 정교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와!” 6월 19일 오후, 서울 아현동 한국정교회의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 들어선 부제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성당 안 모든 벽을 비롯해 천장에까지 그려진 각종 성화를 보고 놀라며, 연신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가톨릭 부제들을 맞이한 한국정교회의 암브로시오스 조그라포스(한국명 조성암) 대주교는 ‘성령 기도’를 시작으로 정교회의 성령 강림 대축일에 대해 설명했다. 조그라포스 대주교는 “성령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산소 없이 살 수 없듯이 성령 없이 우리는 일상에서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그라포스 대주교는 성당 안에 가득한 성화에 대해 설명했다. “일반사람들이 ‘정교회가 성화를 숭배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는데, 성화는 교회의 가르침을 전하는 수단입니다. 성화들은 ‘5번째 복음서’로 성경 말씀을 상징적으로 표현해 신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가톨릭 부제들은 정교회의 교회 조직과 전례 등에 대해 조그라포스 대주교의 설명을 들으며 궁금증을 풀었다. 조그라포스 대주교는 미래의 가톨릭 사제들에게 “신자들이 세속의 재밌는 이야기를 전하기보다는 하느님과 신앙 안에서 일치해 신자들이 하느님처럼 될 수 있도록 가르쳐 달라”고 당부했다.

부제들의 정교회 방문은 ‘2019 가톨릭 부제들의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 행사의 하나로 이뤄졌다. 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매년 미디어부(홍보국장 안봉환 신부) 주관으로 사제서품을 앞둔 부제들을 대상으로 이웃종교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이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수원교구를 제외한 14개 교구와 선교수도회 소속 부제 94명이 참가한 가운데 6월 17~19일 열렸다. 부제들은 서울 중곡동 주교회의와 궁정동 교황대사관, 한남동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서울중앙성원, 수유2동 대한불교 조계종 화계사, 정동 구세군 대한본영 등을 방문하며 다종교 사회인 한국에 있는 다양한 종교와 교류하는 체험을 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청주교구 박병률(마티아) 부제는 “다른 종교에서도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서 “종교는 다르지만 이웃을 위해 협력해, 하느님 나라를 함께 건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