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특정 교구의 성지순례가 아니라 ‘한국 천주교’의 성지순례다. 김 주교는 각 성지가 현양하는 신앙선조들이 “한국교회의 신앙선조”임을 강조했다. 순교자들이 특정 교구의 순교자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에 신앙의 유산을 물려준 선조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증보판도 전국 성지 담당 사제들, 각 교구 교회사 담당자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등 전국 교구와 소통하며 만들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성지의 분류다. 증보판은 전국 성지를 ▲성지 ▲순교사적지 ▲순례지로 분류했다. 성지는 성인·복자·하느님의 종들이 순교했거나 묻힌 곳을, 순교사적지는 성지 이외의 순교자들과 연관된 곳, 순례지는 순교자들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신앙선조들의 삶과 영성이 담겨있거나 교구장이 신자들의 영적 선익을 위해 지정한 곳을 의미한다. 순례를 준비하는 신자들이 각 성지들이 어떤 의미를 지닌 곳인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김 주교는 “개념을 제시하고 정리하고 모든 교구의 신부님들과 합의를 보는데 2년의 시간이 소요됐다”면서 “성지를 방문하는 신자들의 영적 도움을 위해 분류한 것이지 여러 성지의 우열을 가른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사회는 ‘빨리빨리’라고 말하지만, 순례는 더디게, 느리게 할수록 순례다운 순례를 할 수 있습니다. 책을 활용해 기도로 준비하고 신앙선조들의 숨결을 느끼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느린 순례’를 하시면 더 좋은 순례가 될 것입니다.”
※구입 문의 02-460-7582~3 주교회의 업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