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25일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 주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 이기헌 주교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9-05-28 수정일 2019-05-28 발행일 2019-06-02 제 3147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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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화해 분위기 주춤해진 지금 더 기도하고 교류해야 합니다”
임진각서 평화 기원 행사 마련
전쟁으로 인한 갈등 치유하고 용서와 자비 구하는 계기되길

“한반도 평화 여정에는 빨간불이 켜졌지만 용기 내어 함께 기도합시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이하 민화위) 위원장 이기헌 주교는 ‘2019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는 평화를 위한 ‘우리 교회의 다짐’이며 평화를 위해 기도로서 연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주교는 “한반도 평화는 주춤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도가 필요하다”면서 “신자들의 참여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북을 위해서도 기도할 것”이라면서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은 9일 기도로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교회의 민화위가 주최하는 한반도 평화 기원 행사는 6월 25일 오전 10시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열린다. 오전 11시 미사 시작 전에는 묵주기도를 봉헌하며 공연에 이어 교황의 한반도 평화 기원 메시지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각계 영상을 상영할 예정이다.

이 주교는 미사를 6월 25일에 봉헌하는 것에 대해 “6·25전쟁은 씻을 수 없는 집단적인 상처지만 용기 있게 화해로 마무리지어야 한다”면서 “미움을 떨쳐버리는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6·25전쟁을 남북, 남남갈등의 원인으로 꼽으면서도 ‘화해의 원점’이라며 희망을 가져야함을 역설했다.

“어린 시절 북한의 불안한 생활에 대해 듣고 자랐습니다. 종교의 자유를 찾아 남쪽으로 내려오는 피난길 이야기, 그 과정에서 겪은 끔찍했던 체험들이 전해졌지요. 이번 행사가 ‘일흔일곱 번 용서하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에 따라 6·25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남남갈등, 세대 간 갈등을 치유하고 서로 화해하기 위해 용서와 자비를 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주교는 “국내 지도자들이 남북문제에 대해 하나된 마음으로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문화 체육 교류를 시작으로 교류의 폭을 넓혀갔으면 좋겠다”면서 “만남은 서로에게 쌓은 불신을 없애고 호감을 낳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라고 말했다.

또 대북 인도적 지원과 개성공단 재개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민족인 북한 국민들을 위해 형제애를 발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주교는 “개성공단이 통일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면서 “북한의 비핵화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개성공단을 가동하는 것이 새로운 평화 여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는 구체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평화의 원리는 서로 존중하는 것입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일치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지요. 진정한 평화는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교회 안에서 먼저 존중과 배려, 일치를 이룰 때 이뤄질 것입니다. 늘 그런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 신자이길 바랍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