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용훈 주교 생명 주일 담화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9-04-30 수정일 2019-04-30 발행일 2019-05-05 제 3143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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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 언제나 인간에게 봉사해야”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사진)는 5월 5일 제9회 생명 주일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과학 기술은 인간의 것이고 인간을 위한 것이며, 언제나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생명 주일에 인간 생명의 의미와 가치를 강조하는 것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자연적인 죽음에 이르기까지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의 소중함을 되새긴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모든 사람이 귀하게 대우 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힘써야 할 사명을 지닌다”고 말했다.

특별히 이번 담화에서 이 주교는 인간 배아 연구와 체외 수정 등 현대의 과학 기술들에 대해 언급했다. ‘인간 배아 연구’에 대해서는 “인간 배아는 한 인간의 첫 시기로서 마땅히 존중과 보호를 받아야 한다”면서 “인간 배아 연구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인간 배아를 사용하지 않고도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낼 수 있는 연구에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외 수정’에 대해서도 “남편과 아내의 몸을 순전히 생식에 필요한 생물학적 기능의 수준으로 취급하며, 이 시술에서 만들어지는 인간 배아 역시 임신 성공을 위해 쓸모 있는 것만 고르고 나머지는 처분해 버리는 세포 덩어리인 것처럼 다룬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체외 수정은 부부의 일치와 자녀의 출산에 합당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면서 ‘나프로 임신법’을 권했다.

또 이 주교는 ‘인간에 대한 유전자 조작’에 대해서도 “지난해 중국에서 유전자 편집으로 쌍둥이 아기가 태어났다는 사실이 알려져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면서 “과학 기술이 도덕적 한계를 존중하지 않을 때 그것은 오히려 인간에게 두려움과 재앙의 원천이 된다”고 경고했다.

이 주교는 인공지능과 로봇 등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새롭게 등장한 과학 기술에 대해서도 “단지 기능과 효율의 측면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인간다움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길이 무엇인지 숙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