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위, 근현대 신앙의 증인 81위 현장 조사 시작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9-03-05 수정일 2019-03-06 발행일 2019-03-10 제 3135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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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 이하 시복시성특위)는 한국교회 근현대 신앙의 증인들인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이하 홍용호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 첫 현장 조사를 서울대교구 일대에서 2월 26~28일 진행했다.

홍용호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 법정 제11회기에 해당하는 이번 서울대교구 현장 조사는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신부)가 방문지 사전 답사와 자료 정리 등 실무를 주관했다.

서울대교구 현장 조사는 홍용호 주교와 동료 80위 가운데 37위의 활동지, 순교지, 묘소 등 발자취가 남아 있는 유적지를 방문하고 시복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절차이면서 ‘하느님의 종’들에 대한 ‘공적 경배 없음’을 확인하려는 목적을 지닌다. 하느님의 종들은 시복이 된 시점부터 지역교회 안에서 공적 경배가 허용되지만 시복 전까지는 ‘개인적 경배’만 가능하다.

홍용호 주교와 동료 80위 서울대교구 현장조사는 2월 26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 교구청 신관 3층 회의실에서 시복시성특위 위원장 유흥식 주교를 비롯한 시복 재판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유경촌·정순택·손희송 보좌주교, 홍근표 신부(교구 사무처장) 등이 참석한 시복 법정 제11회기 개정식으로 시작했다.

유흥식 주교는 개정식 인사말에서 홍용호 주교와 동료 80위 대부분이 한국전쟁 전후에 피랍되거나 살해, 행방불명된 점을 염두에 둔 듯 “81위가 시복되기 전에 북한에 복음이 들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염수정 추기경도 “홍용호 주교님과 동료 80위는 우리와 가까운 시대에 산 신앙의 증거자들”이라며 “이분들의 시복을 추진하면서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시복 법정 제11회기 개정식 후 유 주교와 재판진은 첫 방문 조사지인 서울 궁정동 주한 교황청 대사관으로 향했다. 이곳은 초대 교황 사절로 1947년 한국교회에 부임해 한국전쟁 발발 후 ‘죽음의 행진’을 겪고 중강진까지 끌려가 1950년 11월 25일 병사한 하느님의 종 패트릭 번 주교(메리놀 외방선교회)가 일했던 곳이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주한 교황청 대사관 경당 제의실에 걸려 있는 번 주교 초상화를 가져와 시복 재판진에게 보여주며 “번 주교님의 신앙적 용기에 감명을 받았고 그와 영적으로 손잡고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시복 현장 조사를 통해 한국전쟁 중 1950년 7월 3일 도림동성당에서 피살된 서봉구(마리노)의 영세대장이 추가로 확인되는 등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