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는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이 미사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을 원하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하느님을 맛 들이게 하기 위해 애쓰는 그 노력을 가상히 여기실 것입니다.”(조재연 신부 「우리 아이도 신앙을 가지면 좋겠다」)
■ 가정에서 자라는 신앙
간혹 어린이, 청소년들과 미사를 봉헌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예쁜 모습만으로 기쁘고, 옛날 제가 어렸을 적에 불렀던 성가, 미사 경문들이 반갑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인원을 보면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미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하느님을 전해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아이들이 신앙을 갖고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에게도 꼭 당부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이들의 신앙을 위해 성당의 미사와 교리,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나 아이들의 신앙은 가정에서 부모님과 함께 자란다고 말이지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가정 안에서 아이들과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기도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 어려운 현실 속에서
「간추린 사회교리」도 그 중요성을 언급합니다. 실제로 최초의 사회인 가정은 개인과 사회를 위한 인간화의 첫 자리이며 생명과 사랑의 요람입니다. 또한 신앙과 영적 가치를 배우는 곳이며(210항) 따라서 자녀 신앙 교육에 대한 부모의 의무와 봉사를 강조합니다.(239항) 하지만 그런 의무가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집값 불안정과 주거 부담의 증가, 사회의 과도한 경쟁 분위기, 높은 사교육비와 같은 사회 전반의 어려움 때문입니다.
최근 고위 공직자 인선을 둘러싸고 불거진 학교폭력 이슈는 부모님들의 심적 부담을 더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피해자와 그 가정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빠 찬스’, ‘부모 찬스’라는 특혜 논란으로 정직하고 성실한 이들을 심리적으로 더욱 어렵게 하기에 심각성을 더합니다.
■ 혼자가 아닌 우리
학교폭력과 불공정 특혜 문제는 즉각 개선돼야 하고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제언을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앙과 도덕을 잘 지키자는 것입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것이 번영이나 성공을 보장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직과 성실을 포기하는 삶만큼 가난하고 비참한 삶도 없습니다. 이를 위해 위정자들, 종교 지도자, 사제와 수도자의 역할도 중요하겠지요. 또한 실의에 빠진 이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나누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자신들의 결연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하느님에게 사랑받는 사람이고 섬기고 연대하라는 부름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프란치스코 교황 「Let us Dream」)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희망을 갖고 용기를 냅시다.
“마음은 인간 내면의 영성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이 때문에 인간은 다른 모든 피조물과 구별된다. (중략) 마음은, 인간이 자기 창조주의 모습대로 창조되었으므로 부여받은 이성, 선악 구별, 자유 의지와 같은 인간의 고유한 특권들인 정신적 능력을 가리킨다. 자기 마음의 깊은 열망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누구든지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말한 진리의 말씀을 자기 것으로 삼을 수 있다.”(「간추린 사회교리」 114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