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애 관련 발표 이어져
문학작품에 그려진 안중근 의사(토마스·1879~1910) 모습은 어느 정도 사실성을 지니고 있을까? 마지막 순간을 앞둔 안 의사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11월 11일 대구가톨릭대학교 안중근연구소(소장 김효신 체칠리아)가 개최한 제7회 학술대회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도진순(하상 바오로) 창원대 사학과 교수는 김훈의 소설 「하얼빈」과 역사적 사실을 비교하면서 안 의사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도 교수는 “작가는 소설에서 안중근의 영웅적 그늘을 걷어내고 순수한 청춘의 내면을 드러내었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안중근이 몸부림치며 도달한 내면의 진전을 도리어 역주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의사가 자신을 ‘포수’, ‘무직’으로 표현한 것을 청춘의 내면이라는 시각에서 본 작가와 달리, 그 단어들은 ‘한국의 의병’이라는 안 의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말이었다는 것이 도 교수의 설명이다. 도 교수는 또 “사형선고 후 죽음에 이르는 40일 동안 안중근은 어머니 조마리아, 아버지와 같은 빌렘 신부와 눈물의 합력 과정을 거쳐 더 큰 선의 세계에 도달했다”며 “그가 모든 유묵에 남긴 서명 ‘대한국인(大韓國人) 안중근’이 최종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조현범(토마스)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도 교수의 발표 가운데 안 의사가 ‘정당한 전쟁’ 개념을 교리 지식으로 알고 있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 “(당시) 신자들이 읽던 「성교 요리 문답」과 같은 교리서에는 ‘정당한 전쟁’의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를 입증하기 위한 사료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종열(레오) 광주가톨릭대 교수는 안 의사가 사형집행 전 마지막으로 남겼던 7통의 편지에서 그의 신앙과 가족 의식을 연구해 발표했다. 안 의사는 어머니와 아내, 빌렘 신부와 사촌 동생 안명근, 뮈텔 주교와 숙부 등에게 편지를 남겼다. 황 교수는 “편지에는 가족의 복음화에 대한 안중근의 열망이 매우 강하게 표현돼 있다”며 “그가 하느님의 가족 안에서 가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매우 중요한 표지”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임선애 대구가톨릭대 한국어문학과 교수가 ‘이미륵 소설에 재현된 안중근 의사 일가의 선행’, 오영섭 이승만대통령기념사업회 연구실장이 ‘안명근의 생애와 항일독립운동’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에 앞서서는 이경규(안드레아)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가 ‘안중근과 국채보상운동’을 주제로 기조 강연했다.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