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중심이 돼 노동계, 문화계 등 시민사회와 손잡고 세운 최초의 비정규직 노동자 쉼터 ‘꿀잠’이 설립 5주년을 맞았다. ‘아주 달게 자는 잠’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꿀잠은 불평등한 노동 현실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권을 위해 싸우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다시 시작할 힘을 주는 곳이 되어 왔다.
한국사회에 인간적인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설립된 꿀잠에서는 지금까지 1만65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숙식을 하며 힘을 얻었다. 이러한 꿀잠은 전통적으로 가톨릭교회가 해오던 일을 하고 있다. 교회의 수도원에는 손님방을 마련해두는 오랜 전통이 있는데, 여기에는 머물 곳이 필요해서 찾아오는 사람을 예수님으로 여기고 환대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런 환대의 전통이 사라진 오늘날 꿀잠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으로 그 환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늘날 노동환경은 자본과 권력의 탐욕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끊임없는 산업재해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고 있으며, 비용 절감을 위해 인간의 노동력을 값싸게 뽑아내는 비정규직 노동이 만연하다. 역설적이게도 힘없고 설 자리가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본과 권력에 대항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있는 힘껏 지원하는 꿀잠의 노력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꿀잠이 계속해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노동자들이 힘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 꿀잠이 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를 통해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고, 노동자들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 줄 수 있도록 우리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