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중국과 잠정협약 연장 희망”

입력일 2022-07-12 수정일 2022-07-12 발행일 2022-07-17 제 3303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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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 통신사와 인터뷰서
 中 주교 임명 방식에 대해
“이상적 아니지만 현실적 방안”

프란치스코 교황이 7월 2일 교황청에서 로이터의 필립 풀렐라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교황청과 중국의 주교 임명 협약을 포함해 광범위한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과 중국이 지난 2018년 맺은 주교 임명 관련 잠정협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오는 10월 협약 갱신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7월 2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교황청과 중국의 협약이 이상적인 형태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번 인터뷰에서 낙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자신의 사임과 관련한 루머 등 광범위한 주요 현안들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특히 교황은 교황청과 중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인 중국 주교 임명과 관련해 “지금까지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고 10월에 협약이 갱신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2018년 9월 교황청 사절단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주교 임명에 관한 ‘잠정협약’(Provisional Agreement)을 맺었다. 교회 안에서 주교 임명은 전적으로 교황의 권한에 속하지만, 중국 정부는 자국 주교 임명에 대한 교황의 전적인 권한을 인정하지 않았다.

협약에 따르면, 중국 주교 임명은 중국 정부가 후보자를 추천하면 교황이 그중에서 주교를 임명하게 된다. 교황이 승인을 거부하면 중국 정부는 새 후보자를 제출해야 한다. 협약 체결 이후 지금까지 6명의 중국 주교가 교황의 승인을 받아 임명됐다.

협약은 2018년 10월 2년 기한으로 발효됐고 2020년 한 차례 갱신됐다. 오는 10월 다시 만기가 다가오면서 교황청과 중국 정부의 추가 연장 협상이 진행 중이다.

협약 체결 당시 교황은 “궁극적으로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화의 과정이지만 주교는 교황이 임명한다”며 “중국교회에 훌륭한 목자들을 임명하고자 하는 희망에 따라 맺어진 협약”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 홍콩교구장 젠제키운 추기경을 포함해 중국의 종교 자유에 비판적인 인사들은 교황청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교황은 이에 대해 “해결 방법이 없을 때에는 이상적인 방안이 아니라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외교는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고 그것을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황은 지난 6월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50년 만에 ‘로 대(對) 웨이드’(Roe v. Wade) 판례를 뒤집는 결정을 한 것과 관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인간 생명을 제거하는 것이 정당한 권리로 간주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사임설에 대해서는 “일정과 상황의 공교로운 점들이 있지만 사임은 결코 생각한 적이 없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교황은 다만 “내가 교황직을 수행하지 못하는 때가 된다면 나는 사임을 할 것”이라며 “교황직 사임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보여준 위대한 모범이고 교회에 선익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7월 말 캐나다 순방에 나설 예정인 교황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방문을 희망했다. 하지만 교황은 “모스크바를 먼저 방문하고 싶다”며 “만약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조그만 창이라도 내게 열어 준다면 평화 회복을 위해 기꺼이 그곳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