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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기자

lala@catimes.kr

[2025년 주님 성탄 대축일 담화] 마산교구장

올해 우리는 여러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나가며, 각자의 자리에서 공동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이러한 때에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마태 1,23)는 말씀은, 하느님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위로와 용기를 주는 약속으로 우리 마음에 새롭게 울려 퍼집니다. 성탄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인간 역사 안으로 들어오신 구원의 실제적 사건입니다. 임마누엘이신 주님께서는 우리의 어둠과 취약함, 남루한 일상 속으로 찾아오시어, 우리 안에 새로운 희망의 빛을 다시 밝혀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외아드님이시지만 풍요롭고 안전한 곳이 아닌 가난하고 누추한 마구간을 당신 자리로 삼으셨습니다. 낮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신 주님을 본받아 소외되거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삶에 동행하는 형제적 사랑을 실천하도록 합시다. 우리는 성탄의 빛에 비추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루카 10,29)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눈다면, 무관심의 장벽은 사랑 앞에서 허물어지고 말 것입니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우리 교구는 참된 ‘가톨릭’ 정신을 회복하고 하나 되는 공동체로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성탄은 하느님께서 우리가 지닌 희망을 행동으로 보여주기를 바라시는 때입니다. 우리가 일상 안에서 실천하는 작고 사소한 사랑의 몸짓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우리 교구를 희망의 공동체로 새롭게 일구어 가실 것입니다. 다음은 담화 전문.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마태 1,23)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2025년 성탄을 맞이하여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올해 우리는 여러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나가며, 각자의 자리에서 공동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이러한 때에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마태 1,23)는 말씀은, 하느님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위로와 용기를 주는 약속으로 우리 마음에 새롭게 울려 퍼집니다. 성탄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인간 역사 안으로 들어오신 구원의 실제적 사건입니다. 임마누엘이신 주님께서는 우리의 어둠과 취약함, 남루한 일상 속으로 찾아오시어, 우리 안에 새로운 희망의 빛을 다시 밝혀주십니다. 가난을 선택하신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외아드님이시지만 풍요롭고 안전한 곳이 아닌 가난하고 누추한 마구간을 당신 자리로 삼으셨습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시기 위해 인간 삶의 가장 낮고 비천한 자리까지 내려오셨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표징입니다. 주님께서 몸소 낮아지심을 선택하셨다는 이 사실은, 하느님의 구원은 세상의 힘이나 권세가 아닌 사랑과 온유 안에서 드러나는 것임을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웃을 향한 사랑의 활동은 성령의 내적 은총을 가장 완벽하게 밖으로 드러내는 것입니다.”(『복음의 기쁨』 §37)라고 말씀하셨고, 교황 레오 14세는 “주님을 향한 사랑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과 하나입니다. … 이는 단순한 인간적 친절을 베푸는 문제가 아니라 계시입니다.”(『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5)라고 강조하십니다. 이러한 가르침은 하느님의 능력이 강압이 아니라 사랑 안에서, 특별히 가난한 이들의 얼굴 안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의 신비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이처럼 성탄의 신비는 모든 사람의 고유한 존엄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우리 모두를 초대합니다. 낮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신 주님을 본받아 소외되거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삶에 동행하는 형제적 사랑을 실천하도록 합시다. 무관심의 장벽을 넘어, 참된 ‘가톨릭’ 정신으로 하나 되는 길 오늘날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에 따라가기 급급한 나머지 서로의 어려움과 고통을 충분히 바라보지 못하거나 때로는 외면하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현실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무관심의 벽을 쌓게 하고, 같은 신앙 공동체 안에서 마저 마음의 거리를 두게 만듭니다. 그러나 교회는 ‘가톨릭’입니다.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모든 이를 품는 보편적 공동체입니다. 교황 레오 14세는 약한 이들, 주변부에 놓인 이들,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중심에 둘 때 교회가 비로소 주님의 모습을 참되게 드러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5, §17 참조). 따라서 우리는 성탄의 빛에 비추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루카 10,29)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반문에 진지하게 응답하도록 초대받습니다.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루카 10,36)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다시금 마음 깊이 새기며, 저마다 서로에게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눈다면, 무관심의 장벽은 사랑 앞에서 허물어지고 말 것입니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우리 교구는 참된 ‘가톨릭’ 정신을 회복하고 하나 되는 공동체로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희망의 공동체를 향한 우리의 실천적 사명 성탄은 하느님께서 우리가 지닌 희망을 행동으로 보여주기를 바라시는 때입니다. 희망은 기다림으로만 생겨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향한 굳건한 신뢰를 지니고 이웃을 향한 책임 있는 사랑을 실천할 때 무상으로 주어지는 열매입니다. 교황 레오 14세도 이러한 희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하느님을 향한 깊은 신뢰와 이웃을 향한 구체적 책임이 함께 자라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102, §108 참조). 희망의 씨앗은 매우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일상 안에서 실천하는 작고 사소한 사랑의 몸짓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우리 교구를 희망의 공동체로 새롭게 일구어 가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임마누엘의 약속은 성탄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에 새로운 위로와 용기를 줍니다. 가난을 선택하신 주님의 사랑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무관심의 벽을 넘어 서로에게 다가갑시다. 희망을 실천하는 작은 행동들은 우리 교구를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따뜻한 공동체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또한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 가운데 증언하는 참된 ‘가톨릭’ 신앙인이 될 것입니다.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 가정과 일상에 늘 함께하기를 기도드립니다. 다시 한번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평화의 모후님! 복자 신석복 마르코, 구한선 타대오, 정찬문 안토니오, 박대식 빅토리노, 윤봉문 요셉!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25년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 천주교 마산교구장 이성효 리노 주교

입력일 2025-12-19

‘설립 50주년’ 마산교구 주교좌 양덕동본당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나아갈 것”

마산교구 주교좌 양덕동본당(주임 정진국 바오로 신부)이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12월 7일 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봉헌된 기념미사에는 500여 명의 신자가 참례했으며, 본당 주임을 역임한 유영봉(야고보) 몬시뇰과 정영규(마르코)‧최영철(알폰소)‧허성학(아브라함) 신부 등이 미사를 공동 집전해 신자들의 열띤 환영을 받았다. 본당은 교구 발전과 함께 성장해 왔다. 교구는 1966년 설정 이후 오스트리아 그라츠교구와 자매 결연을 했고, 그라츠교구 지원으로 현재의 양덕동성당을 건립할 수 있었다. 특히 성당 건물은 고(故) 김수근(바오로) 건축가가 의뢰를 받아 당시 신입 직원이었던 승효상 건축가가 주축이 돼 지은 것으로, 지금도 건축물을 보기 위한 발걸음들이 이어지고 있다. 미사 강론에서 이성효 주교는 “교구 설립 초기를 이끈 분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곳이 양덕동성당인 만큼, 오늘 이 자리가 단순히 기쁨을 나누는 순간이 아니라 우리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며 “우리들, 살아있는 인간은 그 자체로 하느님의 기쁨이자 영광임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본당은 ‘감사와 사랑의 50년, 복음과 기쁨의 100년’을 설립 50주년 기념 주제로 정하고 2024년부터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총무기획팀‧영성팀‧편찬팀으로 준비위를 꾸려 ▲50년사 발간 ▲전 신자 성경필사 ▲성경 통독 ▲성경 암송 ▲성지순례 ▲기념 음악회 ▲바자 ▲묵주기도 100만 단 봉헌 등을 이어왔다. 특히 100만 단을 목표로 시작한 묵주기도는 기념미사 당시 200만2053단으로 집계돼 50주년을 맞이하는 신자들의 열정을 보여줬다. 영성체 후 이어진 축하식에서 정진국 신부는 “이번 행사는 우리의 영성을 함께 살찌운 시간이었다”면서 “50주년이 끝이 아니라, 미래의 희망과 지역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이 있음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발행일 2025-12-14 제3470호 5면

수정의 성모트라피스트 여자수도원, 대수도원으로 승격

‘엄률시토회 수정의 성모트라피스트 여자수도원’(이하 수정 수도원)이 대수도원(Abbey)으로 승격됐다. 수정 수도원은 11월 2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수도원 성당에서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가 주례하고 박현동 아빠스(블라시오‧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와 유덕현 아빠스(야고보‧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수도회 고성수도원장) 등이 공동집전한 가운데 대수도원 승격미사를 봉헌했다. 수정 수도원 모원장인 프란치스코 하시모토 아빠스(일본 등대의 성모트라피스트 수도원)도 이날 미사에 참례해, 미사 중 대수도원 승격을 발표하고 수도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성효 주교는 강론을 통해 “대수도원 승격은 이 수도원이 다른 공동체를 낳고 돌보고 이끌 수 있는 ‘어머니 수도원’이 될 수 있음을 교회가 인정했다는 것”이라며 “더 깊은 기도, 더 성숙한 공동체성, 더 충실한 양성과 봉사를 통해 이 초대에 매일 새롭게 응답하는 삶을 살아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수정 수도원은 1987년 설립된 봉쇄수도원으로, 현재 22명이 생활 중이다. 엄률시토회에서 대수도원으로 승격되기 위해서는 ▲성대서원자(종신서원자) 12명 ▲경제 자립 ▲성소자의 가능성과 성대서원자 대다수가 자국인일 것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수정 수도원은 10여 년 전 이미 이 조건들을 갖추고 생활해오다, 2024년 수도회 총장 방한을 계기로 승격을 신청해 올해 9월 아시시 총회에서 승인을 받았다. 수정 수도원은 11월 26일 선거를 통해 홍명선(엠마누엘) 수녀를 대수도원장으로 선출했다.

발행일 2025-12-07 제3469호 6면

마산교구, 제1회 청년대회 개최

마산교구 제1회 청년대회가 11월 23일 함안 대산성당에서 개최됐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루카 1,46)를 주제성구로 청년들의 영적 쇄신과 2027 WYD를 준비하는 의미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청년 200여 명이 참석했다. 대산성당은 23세에 순교한 복자 구한선(타대오)의 묘소가 있는 곳으로, 참가자들이 자연스레 복자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이끌어 의미를 더했다. 청년대회는 1부 청년 합창제와 2부 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 미사로 이어졌다. 미사 중 강론 시간에 마련된 ‘주교님과의 대화’ 시간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청년들은 ▲청년 시절 주교님의 신앙적 고민 ▲취업 준비와 연애 등이 주님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겨질 때 어떤 기도를 해야 할지 등 다채로운 질문을 준비했고, 이 주교는 예상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 이상을 답변에 할애할 만큼 심도 있는 대화를 이끌었다. 이 주교는 “취업도 연애도 모두 중요하다”고 깊이 공감하면서 “여러분 개개인의 존재가 축복임을 기억하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태도를 갖기를, 삼종기도를 자주 봉헌하기를 추천한다”고 당부했다. 마산교구 청소년국(국장 최진우 아드리아노 신부)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청년사목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청년 선교회 운영, 제 단체 활동 등을 이끌면서, 내년부터는 2027 WYD 마산교구대회 봉사자 모집을 시작한다. 교구 청년연합회장 서수연(미카엘라‧사파동성당) 씨는 “교구 전 지구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가 처음이라 감동적이었다”며 “오늘의 만남이 앞으로의 행사를 더 잘 준비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5-11-30 제3468호 3면

[마산교구장 2026년 사목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는 ‘2026년 사목교서’를 발표하고,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는 2026년 한해 동안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로 교구로 이끌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주교는 레오 14세 교황이 발표한 첫 사도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Dilexi Te)」를 인용하며,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방식을 견지하게 되면, 가난한 이들은 단순히 경제적 빈곤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교회 안팎에서 참여가 제한되고, 그로 인해 존엄과 권리를 침해당한 사람들, 나아가 사회 구조에서 배제되거나 문화적‧영적으로 소외된 이들 모두가 가난한 이들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 주교는 ▲AI 시대의 어린이와 청소년 ▲청장년 ▲노인 ▲이주민 등을 이 시대의 가난한 이들로 꼽고 관심을 촉구하며, 올 한해 교구는 이들을 위해 적극적인 사목을 펼쳐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다가올 2027 세계청년대회 마산교구 대회에도 관심과 기도를 요청하며 “적극적인 동참이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방식”이라고 전했다. 생태환경 사목에 대한 다짐도 덧붙였다. 이 주교는 “지난 여름 쏟아진 엄청난 폭우로 우리 교구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면서 “교구민 전체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저마다의 일상 안에서 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하길” 요청했다. 다음은 사목교서 전문.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2026년은 마산교구 설정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을 키워나가고 새 복음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여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를 구현하도록 초대받은 은총의 해입니다. 2025년 10월 9일 레오 14세 교황께서 발표하신 첫 사도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Dilexi Te)』는 하느님의 시선으로 우리 현실을 보고, 그 안에서 구체적인 구원의 길을 찾는 사목적 시각을 보여줍니다. 이 권고는 우리가 어떻게 희망의 공동체를 일구어 가야 하는지 구체적 방법을 알려줍니다. 교황은 “주님을 향한 사랑은 가난한 이들을 향한 사랑과 하나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인간적 친절의 문제가 아니라, 계시의 사건입니다. 비천하고 힘없는 이들과의 만남은 역사 안에서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방식입니다. 가난한 이들 안에서 그분은 계속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5)라고 하시며 우리와 함께 걸어가는 가난한 이들이 누구인지 살펴볼 것을 당부하십니다. 우리가 이러한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방식’을 견지하게 되면, 가난한 이들은 단순히 경제적 빈곤자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교회 안팎에서 참여가 제한되고, 그로 인해 존엄과 권리를 침해당한 사람들도 포함됩니다. 더 나아가 사회 구조에서 배제되거나 문화적·영적으로 소외된 이들까지 포함합니다. 바로 인공지능(AI) 시대의 어린이와 청소년, 청장년과 노인, 이주민과 생태환경이 가난한 이들에 속합니다. 따라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 ‘가톨릭’ 교회가 되기 위한 새로운 사목적 시각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1. 어린이와 청소년 사목 희망의 공동체는 무엇보다 먼저 AI 시대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어린이를 환영하고 돌볼 줄 모르는 사회는 병든 사회이다.”라고 단언합니다(「최종 문서」 § 61). 주일학교를 위해 봉사와 책임을 맡은 분들은 선교적 잠재력을 지닌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더불어 각 학령기에 맞는 충분한 사목적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그 토대를 마련해 간다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생애 가장 순수한 시절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채워나가고, 저마다의 성소를 꽃피울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시성 된 밀레니엄 세대의 첫 성인 카를로 아쿠티스는 그리스도께 사로잡힌 소년이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이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빛이 되어주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들 안에도 그와 같은 성인의 씨앗이 있습니다. 주일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본당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방식이 무엇인지 찾고, 누구도 사목적 지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특히 주일학교가 없는 본당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한데 모여 신앙을 배우고 그 체험을 나눌 수 있도록 지역, 지구 차원의 연합 공동체 장을 마련해 나가는 일이 시급합니다. 교구는 AI 시대에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과 윤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힘쓸 것입니다. 2. 청장년 사목 새로운 가난한 이들로 ‘청장년’ 층이 부각 되고 있습니다. 청장년 젊은이들이 직장과 가정, 사회 안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목적 관심이 절실합니다. 본당 공동체 안에 청장년 젊은이들의 자리를 마련하여, 그들이 조건 없는 사랑과 격려, 인정과 성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 § 216, 218 참조). 또한 자녀의 신앙 교육에 대한 책임을 느끼는 40~50대 부모 세대를 위한 전문적인 조직과 환경을 조성하여 일관성 있는 사목을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교구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신앙 교육 및 길잡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주일학교와 가정교회의 신앙이 연계되어 보완해 나갈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특별히 2027년 8월에는 세계청년대회(WYD) 마산교구 대회가 열립니다.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열리는 이 대회에 약 1,000~2,000명의 청년들이 이곳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 대회는 우리 교구 청년들이 세계 교회 청년들과 친교를 나누고 신앙을 쇄신해 나가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굳건한 토대 마련이 절실한데 그 토대는 바로 교구민 모두의 관심과 기도입니다. 홈스테이 가정 및 봉사자 모집, 대회 기금 후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은 또 다른 ‘주님을 만나는 근본적인 방식’임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3. 노인 사목 우리는 성경에서 노년을 향한 하느님의 자비로운 보호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하느님의 시선에서 노년은 축복과 은총의 시간이며, 노인들은 하느님을 향한 희망의 첫 증인입니다. “우리는 그분들이 외로움과 버림받음에서 해방을 경험하도록 돕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교황 레오 14세, 「제5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담화」, 2025.7.27.). 우리는 그분들에 대한 존경과 존엄을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세심한 사목적 돌봄을 실현해야 합니다. 초고령화 시대 노년층을 세분화하여 각 연령대에 따른 맞춤 사목 지침을 마련하고, 본당 현실에 맞는 노인 사목 전담 기능을 보강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분들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되돌아보고 새로운 영적 여정을 준비하여, 의미 있는 노후와 거룩한 죽음을 맞도록 도와야 합니다. 교구는 노인들이 교회 안에서 따뜻한 예우와 영적 돌봄을 받고, 병원 사목과 연계하여 지역 내 가난하고 병든 이들뿐 아니라 노인 신자들의 영적 돌봄이 이루어지도록 본당, 지역, 지구 차원의 연대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4. 이주민 사목 “이주의 경험은 하느님 백성의 역사와 언제나 함께해 왔습니다. … 예수 그리스도 자신도 우리 가운데 ‘낯선 이’로서 사셨습니다. 교회는 어머니처럼 길을 걷는 이들을 동반합니다. … 교회의 복음 선포는 가까이 다가감과 환대의 행동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우리는 거부당한 이주민 한 사람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우리 공동체의 문을 두드리고 계심을 알고 있습니다”(『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 85-86). 이주민은 우리 사회와 교회에서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 이중적인 시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도와주고 지원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면서도, 언제라도 위협이 되는 존재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 역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생명을 함께 나눈 우리의 형제자매이며, 본향을 향한 순례를 이어가는 하느님 백성입니다. 교구는 더 나은 삶의 여건을 찾아 고향 땅을 떠난 이주민들이 안정적으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정착하도록 이주 사목 역량을 강화하고, 본당 사목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일관된 지침을 마련할 것입니다. 특히 농어촌 지역 이주민이 복음을 접하고 교회의 따뜻한 환대를 느낄 수 있도록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영적 쉼터를 확대할 것입니다. 자국 사제가 교구에서 사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이주민에게 더욱 적합한 방식으로 복음 선포가 이루어지는 기반을 마련할 것입니다. 5. 생태환경 사목 지난여름 쏟아진 엄청난 폭우로 나라 곳곳이 큰 몸살을 앓았고, 우리 교구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기후변화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하여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심각한 자연재해를 곳곳에서 목격하게 됩니다. 이는 인간의 끝없는 이기심으로 파괴된 자연의 애끓는 통곡이자 부르짖음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임을 보여줍니다. 교구민 전체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저마다의 일상 안에서 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하도록 교구 생태환경위원회와 본당 생태환경분과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교구는 구체적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물질 중심주의와 버리는 문화에서 벗어나,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을 돌보고 가꾸도록 부르심 받은 그리스도인의 사명에 충실하고, 미래 세대가 안정된 삶을 영위해 나가는 터전을 물려줄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 교구설정 60주년 은총의 해는 어린이에서부터 노인, 이주민과 생태환경에 이르기까지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실천적 사랑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가난한 이들을 단순히 사회 문제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우리 ‘가족’의 일부이며, ‘우리 가운데 한 사람’”(『내가 너를 사랑하였다』, § 104)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를 이룰 때, 시노달리타스는 우리 사목 전반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과 평화가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2025년 11월 23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천주교 마산교구장 이성효 리노 주교

입력일 2025-11-24

[제29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 김광서 신부

“이 책은 그간의 공부를 엮은 것이지만, 제 신앙 여정을 오롯이 담아낸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이 더 정확히, 더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저서 「십자가의 성 요한의 하느님과의 합일론」으로 제29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을 수상한 김광서 신부(토마스 아퀴나스·가르멜 수도회 마산 수도원)는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은 한 마디로 ‘사랑의 영성’임에도, 성인 저서에 있는 ‘끊고 비우고 없애라’는 문장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인간 한계를 넘어서는 극기의 영성으로 오해하는 이가 많음을 김 신부는 안타까워했다. 김 신부는 “불안과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불완전함을 온전히 품어주는 사랑의 영성은 큰 위로가 될 것”이라며 “깊이 있게 하느님을 체험하고 싶은 이들이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을 제대로 이해해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깊이 있는 하느님 체험. 김 신부 또한 그것에 천착해 왔다. 절대적 진리를 좇아 철학을 전공했고, 토마스 아퀴나스와 스콜라 철학을 거쳐 가르멜 영성을 접하며 예수의 성녀 데레사와 십자가의 성 요한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이 체험한 하느님을 알고 싶어 수도회에 입회했다. 맨 처음, 절대적 진리를 추구하던 마음을 담아 토마스 아퀴나스를 수도명으로 택한 김 신부는 이 모든 과정을 “하느님을 만나는 여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처음에는 개인적 관점에서 하느님을 알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입회 후에는 사도직으로서의 소명의식이 커져, 가르멜 영성을 알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십자가의 성 요한의 하느님과의 합일론」은 이러한 김 신부의 여정을 그대로 담았다. 집필은 그의 박사 논문에서 시작됐다. 2006년 스페인 부르고스 영성신학 대학원에서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으로 박사과정을 마치며 발표한 논문을, 귀국 이후 틈틈이 한국어로 번역했고 새롭게 연구한 내용들까지 총망라해 2024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총 3부 980쪽의 책은, 십자가의 성 요한의 인간에 대한 관점부터 하느님과의 합일에 이르는 과정까지를 체계적으로 담고 있다. 특히 저서의 마지막에서 다루는 ‘그리스도 인성’ 부분은 책의 핵심이자, 김 신부의 향후 연구 주제이기도 하다. 김 신부는 “기존의 연구들은 초월적이고 절대적인 천상의 모습으로 하느님을 이해하는 데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그 부분을 넘어 십자가의 성 요한의 그리스도론에 집중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 수상작 「십자가의 성 요한의 하느님과의 합일론」 이 책은 십자가의 성 요한의 가르침에 따라 하느님과 인간이라는 본성과 본질이 다른 두 존재가 하나로 만나고 일치할 수 있는지, 그 합일 가능성에 대한 종합적 전망을 다룬다. 십자가의 성 요한의 인간학적 관점에서 시작해 정화와 부정과 대신덕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여정을 묘사하며, 정화된 인간이 사랑을 통해 하느님화되고 그리스도화되는 과정을 담았다. 책은 ▲1부 십자가의 성 요한의 인간에 대한 관점 ▲2부 신비적 상징의 관점에서 바라본 사랑의 완성으로서 영적 약혼과 영적 혼인 ▲3부 사랑을 통한 변화적 합일의 완성과 충만한 실현을 향하여로 구성된다. ‘하느님과의 합일의 여정’으로 신자들을 이끌고, ‘사랑과 빛의 신비가’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책이다. ■ 김광서 신부는 가르멜 수도회 마산 수도원 사제로, 1999년 사제품을 받았다. 스페인 아빌라의 신비신학 대학원에서 가르멜 영성을 익히고, 2006년 스페인 부르고스 영성신학대학원에서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에서의 사랑의 작용과 특성’ 주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가르멜 수도회 인천 수도원장과 재속회 지도신부, 수도원 참사 등을 역임하며 학술 연구활동을 꾸준히 이어 왔다.

발행일 2025-10-26 제3463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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