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사목자 조규정(안흥 주임) ▲원로사목자 이태우(도계 주임) ▲백운 주임 심한구(신백동 주임) ▲일산동 주임 김하수(성내동 주임) ▲사직동 주임 박영수(태장동 주임) ▲신백동 주임 박상용(일산동 주임) ▲안흥 주임 배도하(학성동 주임) ▲사북 주임 홍정호(청전동 주임) ▲면 두울천사들의집 원장 백학현(사회사목국장(사회복지법인 상임이사) 겸 두울천사들의집 원장) ▲안식년 김현수(단구동 주임) ▲도계 주임 신동걸(안식년) ▲청전동 주임 최영균(해외연수) ▲평창 주임 이진희(덕산 주임) ▲학성동 주임 이형호(안식년) ▲안식년 함형식(평창 주임) ▲덕산 주임 백호현(반곡동 주임) ▲단구동 주임 최종권(안식년) ▲성내동 주임 방명준(백운 주임) ▲반곡동 주임 이호용(사직동 주임) ▲태장동 주임 이진규(사북 주임) ▲정선군종합사회복지관 관장 김재훈(군종) 이상 8월 28일부
■ 이용일 신부(펠릭스·서울대교구 서초3동본당 부주임)의 모친(함춘자 카타리나, 80세) - 선종일: 8월 13일 - 장례미사: 8월 14일 오후 4시 서울 서초3동성당 - 장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시신기증
▲겸 대구요양원 원목 김윤호(교정사목부 차장) ▲원로사목자(성사전담사제) 박덕수(남산 주임) ▲원로사목자(성사전담사제) 박태범(앞산 밑 북카페 담당) ▲봉곡 주임 서준홍(1대리구 전례협력사제) ▲남산 주임 허남호(봉곡 주임) ▲1대리구 전례협력사제 곽재진(구평 주임) ▲원로사목자(성사전담사제) 박재현(사동 주임) ▲용계 주임 김영철(삼덕 전례협력사제) ▲원로사목자(성사전담사제) 김성태(만촌2동 주임) ▲안식년 서정만(오천 주임) ▲대덕 주임 여운동(용계 주임) ▲휴양 정태우(대덕 주임) ▲사동 주임 정수철(황성 전례협력사제) ▲오천 주임 방선도(예수성심시녀회 포항모원 및 포항성모병원 전례담당) ▲예수성심시녀회 포항모원 및 포항성모병원 전례협력사제 권오관(휴양) ▲옥산 주임 김종률(1대리구 사무국장 겸 옥산 주임(임시)) ▲겸 앞산 밑 북카페담당 최동석(대구가톨릭대학교) ▲삼덕 전례협력사제 이도엽(금호 주임) ▲안식년 박상일(도동 주임) ▲금호 주임 배재근(프랑스 벨포르교구 선교 파견) ▲군위 주임 김해인(휴양) ▲1대리구 사무국장 마석진(군위 주임) ▲만촌2동 주임 황대환(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원목) ▲도동 주임 이효석(가톨릭신문사 편집주간) ▲대구가톨릭대학교 성영산(3대리구 사무차장 및 청년청소년담당) ▲안식년 오창영(파라과이 교포사목) ▲구평 주임 김병흥(2대리구 사무차장 및 젊은이사목담당) ▲2대리구 사무차장 및 젊은이사목담당 김영민(4대리구 복음화담당) ▲파라과이 교포사목 배영인(볼리비아 선교) ▲3대리구 사무차장 및 젊은이사목담당 우형원(대기) ▲가톨릭신문사 홍보주간 이근희(무학연수원 부원장) ▲상동 보좌 이창훈(대기)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원목 김재우(영천 보좌) ▲황성 보좌 박균배(두산 보좌) ▲세계청년대회 교구 조직위 조홍범(한티피정의 집 보좌) ▲사동 보좌 한덕현(클리브랜드 교구 파견) ▲한티피정의 집 보좌 박천주(사동 보좌) 이상 8월 21일부
▲좋은이웃 상담소장 겸 가톨릭회관 관장 안기민(안식년) ▲봉평 주임 이동수(안식년) ▲입암 주임 최혁순(화천 주임) ▲면 가톨릭회관 관장 김동훈(관리국장 겸 영성원장 겸 가톨릭회관 관장) ▲면 설악동 주임서리 엄기선(교동 주임 겸 설악동 주임서리) ▲면 사법대리 면 내면 주임서리 이태원(서석 주임 겸 사법대리 겸 내면 주임서리) ▲안식년 조철희(주문진 주임 겸 영동가톨릭사목센터장) ▲안식년 원용훈(간성 주임) ▲안식년 방기태(입암 주임) ▲겸 사법대리 김도형(교구장 비서 겸 사무처 사무국장) ▲주문진 주임 겸 영동가톨릭사목센터장 박명수(봉평 주임) ▲정직 이현선(안식년) ▲설악동 주임 원선희(군종교구 파견) ▲해외 유학(로마) 박훈민(복음화국 성경복음화부장) ▲내면 주임 케네디(말씀의 선교수도회) ▲간성 주임 이상협(수원교구) ▲화천 주임 김만희(수원교구) 이상 8월 27일부
서울대교구 동작동본당(주임 김태선 빈첸시오 신부)이 성당을 숙박 공간으로 활용하는 여름캠프를 열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때 한국을 찾을 세계 젊은이 맞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본당은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중고등부, 8월 1일부터 2일까지 청년 여름캠프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성당에서 숙식하며 공동생활을 하고, 실제 WYD 기간 성당이 숙박 공간으로 운영될 때 필요한 준비와 방식을 직접 익혔다. 8월 1일 밤 성당 카페. 청년 여름 캠프 참가자 20여 명이 바닥에 매트와 침낭을 펴고 잠자리를 마련했다. 지하 주차장에는 간이화장실과 샤워실도 설치했다. 지난해 로마에서 열린 ‘젊은이의 희년’에 참가했던 경험을 살려 캠프 준비에 참여한 본당 청년전례단 김지헌(다니엘) 씨는 “WYD는 편한 숙소에서 지내는 여행이 아니라 불편함도 함께 짊어지고 순례하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감각을 서울에서, 또 우리 성당 안에서 미리 체험해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는 훨씬 작았지만 함께 모여 기도하고 침묵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같았다”며 “2025년에는 초대받은 순례자로 걸었지만 이제는 서울에 올 세계 청년들을 초대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성당을 숙박 공간으로 활용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본당은 카페와 교리실, 주차장 사용 시간을 조정하고 온수기와 샤워부스, 잠자리를 마련했다. 사목위원과 레지오 마리애 단원, 주일학교 교사, 청년연합회 등이 설치와 정리를 함께하며 준비에 힘을 보탰다. 초기 신청자가 예상보다 적자 교사단과 청년회가 직접 홍보에 나서 참가자를 모집하기도 했다. 공동체 전체가 참여한 준비 과정을 통해 본당은 서울 WYD에서도 청년뿐 아니라 본당 전체의 협력과 봉사가 필요함을 확인했다. 청년 캠프는 기도와 성찰 중심으로 진행됐다. 청년들은 조별로 서울 지역 성지를 찾아 십자가의 길과 묵주기도를 바쳤고, 저녁에는 ‘나-너-우리’를 주제로 성경 말씀과 영상, 떼제기도를 통해 자신과 하느님, 이웃과의 관계를 돌아봤다. 중고등부 캠프에서는 공동체 활동을 통해 친교를 쌓았다. 참가자들은 직접 장을 보고 요리를 준비하며 협동하는 시간을 가졌고, 놀이공원 체험 활동도 함께했다. 특히 성당에 둘러앉아 차례로 친구의 이마에 십자가를 그어 주며 마음을 나눈 ‘성수 예절’은 서로를 신앙 안에서 바라본 뜻깊은 시간이었다. 우윤서(베로니카·중2) 양은 “교리실에서 침낭을 덮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가장 좋았다”며 “막연하게 생각했던 서울 WYD가 조금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옥영인(요한 사도·고2) 군도 “익숙한 성당에서 평소와 다른 경험을 한 것이 일반 캠프와 달라 재미있었다”며 “나중에 주일학교 교사가 되어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느님께서 주신 사랑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선교하고 있습니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안산성요셉본당 기타선교회장 이문의(스테파노) 씨는 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성가를 부르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기타선교회는 약 10년 전 ‘하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다. 기타 반주에 맞춰 신나는 성가를 부르며 본당 공동체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였다. “‘하느님 사랑’을 줄인 ‘하사랑’에는 50여 명의 본당 신자가 함께했습니다. 취미로 기타를 배웠던 저도 음악으로 복음의 기쁨을 전하고자 하사랑에 참여했죠.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활동을 중단했고, 2024년 신부님의 제안으로 기타선교회라는 이름으로 다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실력이 수준급인 신자부터 기타를 처음 접한 신자까지, 기타선교회에 참여하는 데 연주 실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느님의 사랑을 기쁜 마음으로 전할 준비가 돼 있는 신자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매주 교중미사가 끝난 뒤 연습을 하는 회원들은 본당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본당의 큰 행사뿐 아니라 소공동체의 특별한 날에도 저희 기타선교회를 초대해 주십니다.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것은 우리 공연을 본 인근 본당에 기타선교회가 만들어진 일이에요. 대학동본당에 기타선교회가 생겼고, 보정본당에도 같은 이름의 ‘하사랑’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의 공연을 통해 다른 본당에 선교의 씨앗이 퍼져 나간 사실이 무척 기뻤습니다.” 기타선교회의 활동 영역은 본당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 씨와 회원들은 7월 11일 경기도 안산시 한대앞역 로데오거리 상설공연장에서 기타선교회 이름으로 첫 거리 선교 공연을 펼쳤다.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과 달리, 종교와 세대를 넘어 다양한 시민이 관객이 되는 만큼 선곡부터 세심하게 준비했다. “성당에서는 성가 위주로 공연하지만 거리에서는 대중의 폭이 넓기 때문에 가요를 섞어 공연을 구성했습니다. 성가의 경우 시민들이 부담 없이 듣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빠르고 신나는 곡을 골랐습니다. 특히 <실로암>을 마지막 곡으로 배치했는데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노래하고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공연을 앞둔 이 씨의 마음에는 설렘과 함께 책임감도 함께했다. 단순히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선교의 자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기타선교회의 노래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하느님을 알고 그 사랑을 나눴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우리의 노래를 들은 분들이 ‘성당에 한번 가 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알리는 것이 기타선교회의 일이자 제가 기타를 놓지 않는 이유입니다.”
대전교구 서산예천동본당(주임 김종기 요한 세례자 신부)은 8월 22일 오전 10시30분 충청남도 서산시 무학로 1864-8 현지에서 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거행한다. 1년여 공사 끝에 완공된 새 성당은 9946㎡ 대지에 연면적 1985㎡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세워졌다. 지상 2층 규모로 대성당과 회합실, 다목적실, 카페 등을 갖췄으며, 성당 좌우에는 수녀원과 사제관이 십자가 형태를 이루도록 배치됐다. 성당 정면 외관은 사제가 미사와 성사를 집전할 때 목에 두르는 ‘영대’를 형상화했다. 이는 본당 주보 성인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사제직과 목자로서의 사명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 기적의 패에 새겨진 ‘M’ 문양을 외관에 반영해 성모 마리아의 전구와 보호를 기억하도록 했다. 성모상과 대성당 십자가는 청동 주물로 제작해, 영성적 의미와 종교미술적 가치를 더했다. 아울러 교구 최초로 성당 내부에 봉안실 ‘하늘쉼터’도 마련했다. 본당은 새 성당 봉헌과 함께 성당 주변을 찾는 관광객과 캠핑객을 위해 전기와 수도, 오수 처리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풀 훅업(Full Hook-up)’ 카라반 주차장도 마련했다. 본당은 이를 통해 지역을 찾는 이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성당이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본당 공동체는 새 성당 봉헌을 준비하며 묵주기도 400만 단을 영적 예물로 봉헌했다. 이와 함께 감자와 들깨, 양파 등 직접 재배한 농작물과 소금을 판매하는 등 자발적인 물적 봉헌으로 성당 건립 기금을 마련했다. 성당 건립 과정에는 인근 주민들의 협조도 큰 힘이 됐다. 공사 기간 소음과 분진 등이 발생했지만 민원 없이 공사가 진행됐다. 특히 진입로 쪽 이웃은 경계와 맞닿은 일부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소음과 분진 속에서도 공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격려를 보냈다. 성당 인근의 한 주민은 “성당을 짓는데 소음과 분진이 무슨 문제냐”라며 이웃들에게 공사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외신종합] 아프리카 각 나라 교회 대표단 50여 명이 8월 4일부터 5일까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모여 ‘아프리카의 시노드 교회: 2028년 교회 회의를 향한 여정’을 주제로 회의를 열었다. 아프리카 대륙 시노드 여정 담당 루시우 안드리세 무안둘라 주교는 이 자리에서 아프리카교회 전체의 시노드 이행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2028년 10월 교황청 ‘교회 회의(Ecclesial Assembly)’로 이어지는 4단계 과정을 설명했다. 교회 회의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이행 단계와 관련된 절차로, 시노드 여정의 결실을 맺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무안둘라 주교는 대륙 차원의 이번 회의에서 2024년 주교시노드 「최종문서」가 승인된 이후 교회가 나아갈 길을 성찰하며 “시노드 이행 단계의 목적은 새로운 교회 일정을 만들거나 별도의 구조를 추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함으로써 교회의 일상적인 삶을 쇄신하고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한 무안둘라 주교는 “시노달리타스는 끊임없는 성찰을 요구한다”고 강조하며 시노드 이행 과정을 이끌 4단계를 제시했다. 첫 단계는 교구별 회의로, 모든 교구가 2027년 상반기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두 번째 단계는 국가 및 주교회의 차원의 식별이다. 각국 주교회의는 여러 신학자, 전문가와 함께 교구별 보고서를 검토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사목적 우선 과제를 파악하는 한편 지역 차원에서 드러난 주요 과제와 기회를 평가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아프리카 대륙 회의가 열린다. 각국 주교회의와 지역 대표들이 함께 모여 대륙 전역에서 나온 결과들을 검토하고 공통된 사목적 우선 과제를 파악해 교회가 함께 나아갈 방향을 마련한다. 이어 2028년 10월 하느님 백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회 회의에서 네 번째 단계에 이르게 된다. 무안둘라 주교는 회의를 마치며 “2028년 교회 회의는 단순히 한 과정의 종착점이나 기념행사가 아니라 교회의 삶과 사명을 쇄신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휴스턴 OSV] 미국과 중국 가톨릭 신자들 사이의 유대 강화를 위해 설립된 ‘미·중 가톨릭협회(U.S.-China Catholic Association)’ 제30차 국제 콘퍼런스가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미국 휴스턴 성 토마스 대학교에서 열렸다. ’신뢰와 우정을 키우며: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서’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국제 콘퍼런스에는 성직자와 학자, 평신도들이 참석해 미국과 중국 가톨릭 신자들의 상호 이해 확대를 모색했다. 1989년 설립된 미·중 가톨릭협회는 중국 가톨릭 공동체가 수십 년간 정치적 격변과 고립을 겪으면서도 신앙을 지켜왔다는 사실을 미국교회 지도자들이 알게 된 뒤, 서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갤버스턴-휴스턴대교구 이탈로 델로로 보좌주교는 8월 1일 휴스턴 아시아타운에 있는 주님 승천 중국 선교본당에서 봉헌된 미사 강론에서 “중국에 그리스도를 전하는 일은 하느님의 사랑에 뿌리를 둔 막중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주님 승천 중국 선교본당은 이 지역에서 중국계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특별히 설립된 유일한 본당이다. 국제 콘퍼런스 발표자들은 중국교회를 바라보는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성찰했다. 시카고대교구 콜카타의 성녀 마더 데레사 본당 주임 프란치스코 리 신부는 “미국 가톨릭 신자들이 양국 교회 관계를 일방적인 선교의 관점에서 바라보기보다, 중국 가톨릭 신자들에게서 배울 것이 많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가톨릭 신자는 600~12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WYD 홍보단(이하 홍보단)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알리며 세계 각국 순례자들을 서울로 초대했다. 홍보단은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이 세계 청년들에게 서울 WYD의 의미와 한국교회의 청년 문화를 알리기 위해 구성한 단체다. 2025년 로마 젊은이의 희년 서울대교구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꾸려졌으며, 청소년국 사제단과 한국무용팀, 케이팝(K-POP) 댄스팀 등 30여 명으로 구성됐다. 홍보단은 8월 4일부터 12일까지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와 산티아고 순례길 주요 지역에서 공연과 거리 홍보 활동을 펼쳤다. 홍보단은 8월 5일 산티아고 주교좌성당 앞 오브라도이로 광장에서 첫 공연을 열었다. 이어 6일 산티아고 세르반테스 광장, 7일 아르수아 갈리사 광장, 8일 팔라스 데 레이 거리, 9일 포르토마린 콘데 데 페노사 광장, 10일 사리아 거리에서 모두 여섯 차례 공연을 진행했다. 공연에서는 한국무용과 K-POP 댄스를 통해 한국 문화와 한국 청년들의 역동성을 전하고, 순례자들에게 서울 WYD를 소개했다. 공연 관람객은 모두 2000여 명에 이르렀다. 공연과 함께 순례길 곳곳에서 홍보부스도 운영했다. 홍보단은 7일 리바디소 마을 이소강 인근, 8일 아르수아 마을 진입 구간, 9일 포르토마린 입구와 마을 안에서 리플릿과 기념품을 나누며 순례자들을 만났다. 또 산티아고 순례자센터와 협의해 마련한 서울 WYD ‘쎄요(sello·순례길 도장)’를 순례자 여권에 찍어 주며 서울 WYD를 알렸다. 공연과 별도로 부스와 거리 홍보를 통해 만난 순례자도 4000여 명에 달했다. 특히 이번 여정은 일반적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방향과 달리, 순례자들의 발걸음을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많은 순례자가 걷는 구간에서 더 많은 이에게 2027 서울 WYD를 알리기 위해서다. 프랑스길에서 사리아는 산티아고 순례 증명서를 받기 위한 최소 거리 100㎞를 채울 수 있는 지점으로, 많은 순례자가 마지막 여정을 시작하는 대표적인 구간이다. 홍보단은 사리아에서 산티아고로 향하는 순례자들을 만나기 위해 이 길을 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홍보단 활동은 공연과 홍보에만 머물지 않았다. 단원들은 순례자들이 머무는 알베르게에서 함께 묵고, 순례길 일부 구간을 직접 걸으며 산티아고 순례의 의미를 체험했다. 또 산티아고 주교좌본당의 초대로 순례자 미사에 함께해 보타푸메이로(대향로) 분향 예절에도 참여했다. 홍보단 단장 윤상현(비오) 신부는 “산티아고도 순례의 여정이고, WYD에 참여하는 청년들도 순례자”라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끝났다고 생각한 순례가 서울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활동은 단순히 서울 WYD를 알리는 것을 넘어, 세계 청년들에게 서울에서 함께 신앙을 나누자는 초대”라며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시작된 만남이 2027년 서울에서 다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재단법인 대건청소년회 ‘제12기 대건청소년해외봉사단’은 7월 23일부터 8월 1일까지 8박10일 동안 라오스 폰홍 지역에서 교육·문화 교류와 학교 시설 개선 활동을 펼쳤다. 교구 청소년들은 라오스의 낡은 교실에 새 페인트를 칠하고, 현지 어린이들과 눈을 맞추며 자신들이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나눴다. 낯선 이웃에게 먼저 다가가고 가진 것을 나눈 이번 여정은 청소년들이 봉사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사랑과 연대를 몸으로 실천한 신앙의 현장이었다. 낡은 라오스 교실에서 15개의 사랑이 피어나다 34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 붓을 쥔 손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라오스 폰홍 지역 넝낙초등학교 교실 안은 한낮의 열기로 가득했지만 한국과 라오스 청소년들은 벽 앞에 나란히 서서 땀을 흘렸다. 낡은 벽에 새 페인트가 입혀질 때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청소년들 사이의 거리도 조금씩 좁혀졌다. 말은 달라도 페인트 통을 건네고 서로의 작업을 살피며 웃는 데에는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제12기 대건청소년해외봉사단의 이번 라오스 봉사활동에는 교구 청소년 15명을 비롯해 지도자와 의료진, 코디네이터, 지도신부 등 21명이 참여했다. 넝낙초등학교 봉사를 위한 준비는 올해 3월 시작됐다. 단원들은 오리엔테이션과 여섯 차례 준비모임, 합숙을 거치며 교육·체험·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했다. 현지에서 무엇을 ‘해 줄 것인가’만 고민한 것이 아니라, 라오스 청소년들과 어떻게 만나고 함께할 것인지를 거듭 의논했다. 그 고민은 현지 청소년 짝꿍인 ‘무디’와의 만남에서 구체화됐다. 무디는 라오스어로 친구를 뜻하는 ‘무’와 영어 ‘버디’(Buddy)를 합친 이름이다. 라오스 KM52고등학교 학생들은 한국 청소년들과 짝을 이뤄 넝낙초등학교 환경 개선과 문화교류 활동에 참여했다. 청소년들은 체육활동을 하며 처음의 어색함을 털어냈고, 전통놀이와 포크댄스를 나누며 서로의 문화를 배웠다. 봉사하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으로 나뉜 것이 아니라 지역을 위해 함께 움직이는 또래 친구들이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을 때는 손짓과 표정으로 마음을 전했고, 함께 웃고 몸을 움직이는 사이 서로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부르게 됐다. 청소년들은 오전에는 학교 시설을 손보며 구슬땀을 흘렸다. 봉사단은 낡은 교실 지붕을 교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했으며, 무디들과 함께 교실에 페인트를 칠했다. 무더위 속에서 팔과 옷에 페인트가 묻고 땀이 흘러도 붓질은 이어졌다. 한 사람이 높은 곳을 칠하면 다른 사람은 아래쪽을 메웠고, 작업이 더딘 친구 곁에는 자연스럽게 또 다른 손길이 보태졌다. 청소년들이 함께 바꾼 것은 벽의 모습만이 아니었다. 낯선 외국인으로 마주했던 이들은 같은 일을 해내는 동료로 가까워졌다. 자신의 몫을 마친 뒤에도 주변을 둘러보고 도움이 필요한 친구에게 다가가는 모습에서 봉사는 개인의 선행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완성하는 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실은 배움과 놀이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도 거듭났다. 단원들은 26일 넝낙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위생과 안전, 경제, 교우관계를 주제로 한 교육봉사를 진행했다. 한국에서 여러 차례 연습하고 보완한 프로그램을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춰 구성했다. 28일 열린 체험부스 프로그램으로 학교 곳곳에는 웃음소리가 번졌다. 어린이들은 얼굴과 손에 그림을 그리는 페이스페인팅을 체험하고, 만화경과 배지를 자신만의 색깔로 꾸몄다. 종이모자 만들기와 풍선아트, 물총 사격, 사진을 남기는 ‘인생 한 컷’ 부스에도 어린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비눗방울 탁구 부스 앞에서는 차례를 기다리던 어린이들과 봉사단원들이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봉사단은 뜻깊은 후원으로 마련한 장바구니도 현지 어린이 가정에 전달했다. 작은 물품을 건네는 일이었지만 그 안에는 현지 어린이와 가족의 생활을 헤아리려는 마음이 담겼다. 단원들은 준비한 물건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린이들과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누며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났다. 활동을 마칠 무렵, 단원들은 자신들이 무언가를 주러 왔다가 오히려 함께 일하는 기쁨과 관계의 소중함을 배웠다고 돌아봤다. 국적과 언어가 달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공동체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다는 경험은 ‘세계시민’이라는 말을 교실 밖의 삶으로 옮겨 놓는 계기가 됐다. 봉사단장 홍수현(아나스타시아·20·제1대리구 세마본당) 씨는 “이번 활동을 통해 15개의 서로 다른 사랑이 피어났다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는 말로, 누군가는 장난으로, 누군가는 손을 잡는 행동으로, 또 누군가는 조용히 곁에 있어 주는 것으로 15명의 단원이 각자의 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값진 봉사 경험을 통해 누군가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한 번 더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건청소년해외봉사단은 2009년 활동을 시작했다. 1~3기는 라오스 왕위앙 지역, 4~5기는 캄보디아 프레이벵 지역을 찾았으며, 6기부터 라오스 폰홍 지역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교육·문화 봉사와 환경·보건위생 활동을 펼쳐 온 봉사단의 여정은 올해도 ‘돕는 봉사’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만남’으로 계속됐다.
「라틴어 수업」, 「믿음 수업」 등을 통해 삶과 인간에 관한 질문에 응답해 온 한동일(사무엘) 교수가 ‘삶을 위한 수업’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돌아왔다. 교황청 로타 로마나(Rota Romana) 변호사이자 교회법 박사인 그는 이번 책에서 로마법을 통해 정의로운 공동체를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묻는다. 책은 단순히 로마법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간이 어떻게 살아왔고 서로를 어떻게 대했는지를 보여 주는 기록으로 법을 바라본다. 결혼과 이혼, 돈과 계급, 평등과 젠더, 낙태와 성매매, 범죄와 형벌 등 현대 사회의 여러 쟁점을 살피며 정의의 기준을 되묻는다. 현대 법질서의 토대가 된 로마법은 재산과 계약, 상속과 소유권을 둘러싼 정교한 법리를 발전시켰다. 하지만 한 교수는 로마법을 완성된 정의의 모델로 제시하지는 않는다. 당시 로마 사회에서는 자유인과 노예, 남성과 여성 등 신분과 성별에 따라 개인에게 허용되는 삶의 범위가 달랐기 때문이다. 법은 약자를 지키는 방패이면서도 권력과 기존 질서를 유지하는 장치로 작용해 왔다. 한 교수는 그 안에 공존하는 권리와 차별, 자유와 억압의 역사를 함께 비춘다. 이러한 로마법의 한계는 오늘날의 사회와도 겹친다. 교회법과 로마법을 연구해 온 한 교수의 문제의식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신분제는 사라졌지만 가난과 교육 기회, 사회적 지위는 여전히 대물림된다. 인간을 인격체가 아닌 노동력이나 비용으로 바라보는 순간, 고대 노예제의 논리는 오늘날에도 되살아난다. 그는 법의 중심에 제도보다 인간을 놓는다. 법은 개인의 권리를 지키는 수단인 동시에 타인의 안녕과 공동체의 삶을 지탱하는 장치다. 이는 인간의 존엄과 공동선을 강조하는 교회의 가르침과도 맞닿아 있다. 범죄와 형벌을 다루는 대목에서는 십자가형과 맹수형, 화형 등 로마 시대의 잔혹한 형벌을 짚으며, 잔혹한 범죄를 또 다른 잔혹함으로 응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범죄자에게 더 큰 고통을 가하는 것이 정의인지, 피해를 회복하고 범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의인지 묻는다. ‘원하는 대로 살아갈 권리를 위한’이라는 책의 부제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면서까지 욕망을 실현할 자유를 뜻하지 않는다. 가난과 신분, 성별과 출신 때문에 삶의 가능성을 빼앗기지 않고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의미한다. 한 교수는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이 남긴 “정의는 타인에게 있다”는 말을 책의 핵심으로 제시한다. 그는 “모든 인간은 얼굴을 가졌기에 평등하고, 서로 다른 얼굴을 가졌기에 다양하다”며 “로마법의 정신은 바로 그 다름 속에서 구현되는 평등의 질서를 되새기게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정의는 결국 타인을 향한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라는 황금률처럼, 정의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타인의 존엄과 삶을 함께 지키려는 책임인 셈이다. “로마법 수업은 곧 인간학 수업입니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더욱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투쟁이자 꿈입니다. 거대하고 휘황한 문명은 우리를 저마다의 인격과 이상을 지닌 인간의 지위에서 끌어내려 무수한 소비자이자 무지한 대중의 일원으로 전락시키려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언제나 단독하고 존엄한 인간일 것입니다.”(255쪽)
“주제가 공모 소식을 접하고 꽤 오래 고민했습니다. 결국 제가 잘하는 분야에서 교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도전했지요. 놀랍게도 최종 선정되어 얼떨떨하기도 하고 또 감사합니다.” 43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공식 주제가 를 만든 작곡가 김지윤(프란치스코·수원교구 안양 인덕원본당) 씨는 수원교구 용인지구 청년연합회 지휘, 안양 호계동본당 미사 반주를 비롯해 생활성가 프로듀싱 지원 등 교회 안에서 다양한 음악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대학에서 컴퓨터 음악을 전공한 김 씨는 2024년 파리 올림픽 코리아하우스 음악 프로듀싱 등 다양한 글로벌 음악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전문 음악가로서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현재는 게임 삽입 음원을 오케스트라로 편곡하는 등 다양한 음악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 씨는 주제가 공모에 참여하기 전까지 두 달 가까이 깊이 고민했다. 몇 달이 걸릴 창작 작업에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연 나의 기술과 경험이 교회 음악의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도 던졌다. 김 씨는 “교회 안에서 더 다양한 창작 성가가 나오는 데 제 직업과 분야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고 느껴 결심을 굳혔다”며 “주제가로 최종 선정이 안 되더라도, ‘성가를 이렇게 만들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자이자 음악가인 내가 주제가 공모에 참여하지 않고 바라만 볼 수도 없겠다는 생각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적어도 교회 안에서는 청년들이 자신만을 위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비춰 주자는 의미를 곡에 담았어요. 용기를 내고 타인을 환대한다면 결국 삶의 어려움도 함께 이겨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주말에도 시간을 내 작곡에 힘을 쏟았다. 그 과정에서 주제가에는 성경 구절과 함께 김 씨의 개인적인 신앙, 서울 WYD를 앞둔 한국과 전 세계 청년들을 향한 마음이 담겼다. 김 씨는 그 예로 “가사에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4)라는 구절 뒤에, 이에 대한 저의 응답이기도 한 ‘서로의 길을 비추어라’라는 문구를 넣었다”고 전했다. 또 한국적인 색채를 담으면서도 세계 각국 청년들이 공감하고 함께 부를 수 있는 곡이 되도록 세심하게 신경 썼다. 이런 점은 2027 서울 WYD 조직위가 주제가 선정 원칙 중 하나로 꼽은 ‘전례의 정통성과 한국 문화의 전통을 살리고 나아가 국제적인 공통성도 유지해야 한다’와도 맞닿아 있었다. 김 씨는 주제가가 서울 WYD만을 위해 쓰이는 노래가 아니라, 청년들이 신앙 안에서 곱씹을 수 있는 음악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각자 삶의 자리로 돌아간 청년들이 대회의 감격이나 기쁨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여운이 남는 곡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작곡이나 음향이 WYD라는 대회의 본질은 아니거든요.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는 가사의 음악보다는 계속 되새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무형의 뉘앙스’를 담는 것이었죠.”
나는 정보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기계치’였다. 필름 카메라와는 너무도 다른 많은 기능과 복잡함에 주눅이 들었지만 이미 카메라를 구입했으니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숙제 제출도 제대로 못 해 안타까워할 때 봉사하시는 분들의 기다림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매주 수업에 지각은 했지만 야외 출사 한 번을 빼고는 개근했으니, 나는 확실히 외유내강의 성격이었나 보다. 일을 그만두니 모든 시간이 고스란히 남았다. 나는 하고 싶었던 호스피스 병원 안내 자원봉사를 하게 되었고, 물론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행복하게 봉사하고 있다. 환우분들 옆에서 직접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내 몸도 돌봐야 하는 현실을 주님께서는 어찌 그리 잘 아시고 내게 꼭 맞는 일만 주시는지,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 어느 날 보호자분이 임종하시는 분을 위해 묵주가 필요하다며 안타까워하시기에 늘 가지고 다니던 묵주를 드렸다. 생각보다 마음이 먼저였으리라. 그 뒤에 찾아온 내 마음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서서히 사진이 내 안에 스며들 때쯤 작품집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내가 찍은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그러고 보니 나도 모르게 십자가에 관한 사진이 많았다. 그 후 열심히 십자가를 찾고 찍고, 또 찾고 찍었다. 나는 깨달았다. 열심히 찾으면 보인다는 것을. 십자가는 특별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일상 곳곳에 있었다. 어쩌면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그 자리에 계셨는데, 내가 비로소 바라보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묵상’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집을 출간하고 졸업한 뒤, 공허한 마음으로 사진전을 관람하러 갔다가 작가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뒤의 모든 일은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어느 날 「묵상」 작품집을 들고 사진작가를 찾아가 보여 드리며 사진전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도움을 청했다. 사진작가도 아니고 사진을 오랫동안 한 것도 아닌, 겨우 작품집만 달랑 하나 있을 뿐인데 말이다. 사진들은 사순 시기에 맞는 작품들이었고, 내년이면 아마 이런 용기를 내지 못하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나 보다. 그렇게 해서 나는 첫 사진전을 하게 되었다. 순수하고 작은 사진전이 나의 바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비신자분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행복했다. 또 어린 학생이 사진 속에 담긴 내 마음을 알아보았을 때도 행복했다. 내 몸에 꼭 맞는, 내 마음에 드는 사진전이었다. 이렇게 나는 예술과 신앙을 찾아 먼 길을 돌아왔나 보다. 사진은 내게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이 되었다. 어느 분이 써 주신 감상 글을 옮겨 본다. “수많은 사진이 필름 속에 담겨 있지만, 그 셔터를 누르는 손끝에 사랑의 눈이 겹쳐져 주님의 모습이 흘러나온다. 길을 걷는 것 속에 십자가의 길을 걷듯이 액자 안의 고통과 침묵을 통해서…” 아! 언제나 이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야겠다. “주님, 제 뜻대로 마시고 주님 뜻대로 하소서.” 글 _ 조웅식 가타리나(수원교구 사진가회)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꼭 1년 앞두고, 전 세계 청년들의 순례 여정에 울려 퍼질 공식 주제가가 나왔다. 2027 서울 WYD 조직위원회는 8월 3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김지윤(프란치스코) 작곡가가 만든 공식 주제가 를 공개했다. 이날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된 글로벌 생중계에서 선보인 공식 주제가는 클래식 버전과 팝 버전으로 제작됐다. 또 바티칸뉴스와 세계 각국의 WYD 공식 SNS 계정에도 소개됐다. 주제가는 대회 주제 성구를 중심으로 WYD의 신학적 정체성을 음악으로 구현하는 동시에, 오늘날 청년들의 신앙고백을 담아냈다. 동쪽 하늘에서 빛이 떠오르는 이미지를 시작으로, 그리스도를 따라 세상으로 나아가는 청년들의 모습을 그리며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한다. 2025년 7월부터 11월까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진행된 주제가 공모에는 국내 140곡, 해외 293곡 등 총 433곡이 접수됐다. 이 중 심사를 거쳐 5곡이 본선에 올랐으며,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와 WYD 조직위의 의견을 종합해 김 작곡가의 작품이 최종 선정됐다. 한편 조직위는 8월 6일 서울대교구청 리셉션홀에서 ‘2027 서울 WYD 공식 주제가 공모 당선작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상식에는 조직위원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를 비롯해 사무총장 김남균(시몬) 신부, 음악위원회 최호영(요한 사도) 신부, 김 작곡가의 가족 등이 참석했다. 정 대주교는 축사에서 “이 노래는 청년들에게 신앙의 힘과 희망을 전해 줄 뿐 아니라, 청년들의 삶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일깨워 줄 것”이라며 “전 세계 젊은이들이 이 노래를 함께 부르며 예수님을 따라 살아갈 힘을 얻고, 그 은총을 나누는 끈끈한 매개체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에서 정 대주교는 김 작곡가에게 상장과 서울 WYD 로고 조형물, 꽃다발을 증정했다. 시상식 참석자들은 클래식 버전의 주제가 뮤직비디오도 시청했다. 당선작 선정 경과 보고와 심사평 발표에서 최호영 신부는 “음악위원회가 지향한 음악의 일반적인 원칙은 청년들의 젊은 감각에 맞고 가사와 선율이 간결하며, 전례의 정통성과 한국 문화의 전통을 살리고 나아가 국제적인 공통성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많은 곡을 모두 듣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위원들이 최선을 다해 심사한 결과 이 작품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김 작곡가는 당선 소감에서 “저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교회 안에서 제게 주신 사랑에 대한 작은 보답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며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신 부모님과 시간을 기꺼이 내 주며 헌신해 준 아내 그리고 서울 WYD를 위해 애써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병인박해·병인양요 160주년을 맞아 서울대교구 절두산순교성지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이 특별전 ‘양화나루와 잠두봉 이야기’를 마련했다. 7월 25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양화나루와 잠두봉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조명한다. 다양한 유물과 기록, 영상 콘텐츠를 통해 조선시대 한강의 명승이자 삶의 터전이었던 두 장소가 병인년의 격변을 거쳐 오늘날 절두산순교성지로 이어지는 과정을 총 5부에 걸쳐 소개한다. 1부 ‘잠두봉, 한강의 명승’에서는 <통례원 계회도>를 활용한 프로젝션 영상과 겸재 정선의 <양화환도> 등을 통해 한강과 잠두봉의 자연경관을 소개한다. 2부 ‘한강의 관문, 양화나루’에서는 고지도와 문헌자료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한양 서부의 대표적인 나루였던 양화나루의 기능과 역할을 살펴본다. 3부 ‘물길을 따라 모인 사람들’에서는 단원 김홍도의 <고기잡이>를 비롯한 회화와 생활 유물을 통해 한강을 터전 삼아 살아간 사람들의 생활상과 경제활동, 양화나루를 중심으로 이뤄진 문화 교류를 보여 준다. 4부 ‘병인년의 시련’은 병인박해와 병인양요를 다룬다. 순교자들의 명단과 약전을 기록한 뮈텔 주교의 「치명일기」, 블랑 주교 인장 등 관련 기록과 유물을 통해 양화나루와 잠두봉 일대가 한국교회사의 중요한 순교 현장이 된 과정을 되짚는다. 5부 ‘잠두봉에서 절두산으로’에서는 절두산순교성지가 조성되고 순교의 기억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과정을 소개한다. 전시 말미에는 몰입형 영상 <양화나루, 흐르는 기억>을 통해 양화나루와 절두산의 과거와 현재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기간에는 ‘양화나루에서 양화대교까지–한강을 따라 읽는 서울의 문화사’를 주제로 한 인문학 강연을 비롯해 전통 부채 만들기, 자개 공예 체험 등 다양한 연계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전시 관람 후 양화진터와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잠두봉을 직접 걸으며 그림 속 풍경과 오늘날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역사문화답사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박물관 관장 원종현(야고보) 신부는 “이번 전시는 두 장소에 켜켜이 쌓인 자연과 생활, 역사와 신앙의 기억을 되새기며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기획됐다”며 “관람객들이 하나의 장소에 축적된 다양한 시간과 이야기를 살펴보고, 양화나루와 잠두봉이 지닌 역사·문화적 의미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박물관 지하 1층 특별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수원교구 제1·2대리구 성경교육봉사자들이 2026년 2학기 개강을 앞두고 피정을 통해 말씀 안에 머물며 봉사자로서의 사명을 새롭게 다졌다. 봉사자들은 강의와 묵상, 나눔을 통해 자신이 걸어온 신앙 여정을 돌아보고, 성경교육봉사자로서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히 전할 것을 다짐했다. 교구 제2대리구 성경교육봉사자회는 8월 7일부터 8일까지 성라자로마을 아론의 집에서 성경교육봉사자 118명이 참석한 가운데 2학기 개강 피정을 개최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요한 15,4) 주제 피정에서 봉사자들은 대침묵 속에 하느님 말씀에 깊이 머무르는 시간을 보냈다. 첫째 날에는 교구 제2대리구 복음화2국장 이건욱(클레멘스) 신부가 ‘구원의 공동체인 교회와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강의했다. 이 신부는 시노달리타스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성경교육봉사자 역시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함께 걷고 참여하는 신앙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부는 “시노달리타스는 하느님 백성 전체가 교회의 삶과 사명에 관련되고 참여하는 것을 일컫는다”며 “다시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여정을 실천하고자 우리는 시노드에 함께하고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교육봉사자가 자신의 부르심을 되돌아보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신부는 “성경교육봉사자로서의 여정을 살펴보려면 먼저 내가 어떻게 부르심을 받고 어떤 응답으로 이 길을 걸어왔는지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침묵 속에 진행되는 이번 피정을 통해 그 첫 단추를 끼우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신애(글로리아·수원교구 제2대리구 청계본당) 씨는 “말을 통해 말씀을 전하는 봉사를 하면서 오롯이 하느님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는데, 침묵 피정을 통해 느끼는 점이 많았다”며 “1박 2일 동안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순수하게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교구 제1대리구 성경교육봉사자들도 새 학기 봉사를 앞두고 말씀을 통해 사명을 되새겼다. 교구 제1대리구 성경교육봉사자회는 8일 교구청에서 성경교육봉사자 103명이 참석한 가운데 2학기 개강 피정을 열었다. 봉사자들은 서로의 신앙과 봉사 경험을 나누고, 말씀을 통해 공동체 안에서 함께 걸어가는 봉사자의 자세를 돌아봤다. 이날 교구 제1대리구 복음화2국장 김승철(안토니오) 신부는 ‘요셉 이야기가 전하는 참된 형제애’를 주제로 강의했다. 봉사자들은 요셉 이야기를 묵상하며 신앙 공동체 안에서 형제애를 실천하는 의미를 되새기고, 성경교육 현장에서 만나는 신자들과 말씀 안에서 동행하는 봉사자의 역할을 다시 생각했다. 교구는 2026년 2학기 221명의 성경교육봉사자를 172개 본당에 파견해 성경교육을 진행한다. 한 학기 동안 첫걸음 과정 12개 반, 통독 과정 26개 반, 일반 과정 168개 반, 은빛 과정 29개 반, 지혜 과정 42개 반 등 총 277개 반이 운영된다.
그리스도교 영성의 역사적 흐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그리스도교 영성 역사 - 고대편」이 개정판 전자책으로 출간됐다. 기존 내용을 보완하고 일부 서술을 다듬어 현대 독자들이 그리스도교 영성의 뿌리를 보다 명확하고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은 고대 그리스도인들의 영성생활을 조망하면서 주요 영성가들이 살았던 역사적 배경과 신학적 사유, 그들의 삶과 신앙을 함께 살핀다. 아울러 전례와 성사, 수도생활과 신심이 형성돼 온 과정도 균형 있게 서술한다. 이번 고대편에서는 초세기 유다인들의 종교생활부터 6세기 베네딕투스와 그레고리우스 1세 교황의 영성까지 폭넓게 다룬다. 초기 신앙인들의 삶과 사상을 입체적으로 탐구하는 이 책은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그리스도인 삶의 출발점을 되돌아보고 본질적인 영성의 방향을 다시 찾도록 안내한다.
굿거리장단에 맞춰 장구 소리가 우렁차게 흥을 돋우고, 성가대가 신명 나게 소리를 내자 어깨가 절로 덩실덩실 들썩인다. “모든 천사 성인들 마중 나오고 아들 예수님 양팔 벌려 어머니 맞으시네.”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어머니 하늘로 오르셨다. 민요 소리를 흥겹게 흉내 내며 어깨춤을 추던 그날이 떠오른다. 한복도 입지 않은 채 치맛자락을 살포시 잡고, 발끝은 버선코처럼 허공으로 내밀곤 했다. 발뒤꿈치로 사뿐히 바닥을 디뎌 앞으로 발을 내디디면, 어느새 엄마도 자리에서 일어나 흥겨워 내 뒤를 따르셨다. 생전 엄마가 그토록 즐거워하셨던 놀이였다.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도 엄마는 나를 알아보았지만, 기억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존재와 존재가 연결되어 있음을, 그것만은 잊어버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당신이 이 세상에 낳은 자식들의 이름을 묻고 또 물었다. 살아생전 엄마에게는 가족이 전부였다. 나는 모질게 엄마로부터 그것을 앗아 버렸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요양원으로 보내져야 했던 당신은 직립을 포기하셨다. 직립을 포기하면 집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으로 내몰렸을 때 나는 세상의 잇속이 우선이었다. 더구나 사회에서 쌓아 올린 모든 것을 내려놓을 용기가 없었다. 인간의 육신은 영혼이 머물기 위한 매개체에 불과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어떻게 돌아보느냐에 주의하시오. 썩어 가는 것을 생각하지 마시오. 뚫어지게 보시오. 당신은 사랑하는 고인의 살아 있는 빛을 하늘 속에서 볼 수 있을 것이오.” <레 미제라블>의 말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나를 사멸 속으로 잠식시켰다. 나는 무덤을 떠올리며 육신에 집착해 갔다. 엄마가 겪은 육신의 고통에 매몰되어, 어느새 그 고통과 치매를 앓았던 정신까지 닮아가는 것 같았다. 고통을 덜기 위해 무덤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했다. 무덤은 자연으로 돌아간 육신의 자리이다. 하이데거가 인간을 ‘죽음을 향한 존재’라고 정의했던가. 나에게도 언젠가 그날이 올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죽음으로 나아가는 시간의 길이다. 그래서 지금의 삶이 충실하기를 바란다. 이제 별을 바라보며 하늘의 별 속에서 엄마를 찾을 수 있겠다. 이사 오기 전 본당 성령기도회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곳에서 예수님을 찾던 이들은 스스럼없이 자신의 감정을 쏟아냈다. 작은 흐느낌으로 시작된 소리는 어느새 깊은 통곡으로 이어졌다. 그들의 울부짖음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소리가 크게 느껴졌다. 나 역시 고통 속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신음하는 이들의 소리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내 귀가 몇 배나 열려 그들의 신음이 마치 대형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다가왔다. 신음하고 있는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오늘도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제물이 되신다. 골고타 언덕을 걸어가시는 예수님, 그 고통의 십자가 지심은 곧 내 어머니의 고통이었다. 그 고통으로 몰고 간 이는 바로 무지한 나였다. 우리의 고통은 결국 서로를 향해 얽혀 있지만, 그 고통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오직 사랑임을 우리는 안다. 지난날 성체를 영하는 일이 습관에 불과했다면 오늘의 영성체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인류 구원을 위해 강생하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이 잔치를 통해, 어머니의 삶의 역사를 깊이 기릴 수 있게 되었다. 약해져만 가던 사랑을 일깨워주고 북돋아 주는 성체를 오늘도 감사히 모신다. “우리 어머니, 푸른 옷고름 날리며 하늘로 오르시네 하늘로 오르시네.” 글 _ 이경순 그라시아(대구대교구 다사본당) ※ 독자마당은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따뜻한 신앙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일상 속 은총의 순간들, 이웃과 나누고 싶은 미담을 자유롭게 보내 주세요.(A4 ⅔장 이내) ※ 보내실 곳 서울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2층 이메일 jebo@catimes.kr
“넌 이 더위에 죽었니, 살았니?” 강원도에서 여름휴가 중이라는 친구가 안부 카톡을 보내왔다. 올여름, 유럽 역시 연일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니, 생사가 궁금할 만도 하다. 다행히 내가 있는 네덜란드 남부는 요즘 최저 기온이 섭씨 11~12도로 선선하다 못해 추워서 이따금 전기장판을 켜기도 한다. 게다가 지금 나는 7년째 여름마다 찾아오는 독일의 아름다운 모젤(Mosel) 강변에 와 있다. 7년 전, 네덜란드인 남편과 라인강변으로 자전거 여행을 가는 길에 공사 중인 도로를 만나 우회하게 됐다. 날이 저물어 울며 겨자 먹기로 모젤 강변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다음 날 새벽 텐트 밖으로 나오는 순간 탄성이 터져 나왔다. 코앞에는 초록색 강물, 눈앞 언덕에는 푸른 포도밭, 그 꼭대기에 우뚝 솟은 하얀 수도원…. 동화 속 같은 모젤의 매력에 풍덩 빠져든 순간이었다. 모젤강 유역은 로마 시대부터 유명한 와인 산지다. 굽이치는 강이 만든 평지와 가파른 언덕에는 수천만 그루의 포도나무가 끝없이 펼쳐진다. 2000년간 로마 문명과 중세 기독교 문화, 독일의 와인 문화가 겹겹이 쌓인 ‘지붕 없는 역사박물관’이기도 하다. 명성에 비해 한적한 자전거길은 환상 그 자체다. 중세 성과 뾰족탑 교회, 고풍스러운 마을과 다리, 수백 년 된 와이너리와 로마 유적, 가파른 수도원 언덕을 오르내리는 길은 내가 가본 자전거길 중 단연 최고다. 이곳이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포도 재배지임에도 최고의 포도 산지가 된 데는 독특한 자연조건이 있다. 남향의 급경사 포도밭은 햇빛을 오래 받고, 강물에 반사된 빛까지 더해져 당도를 높인다. 또한 낮의 열을 머금다가 밤에 방출하는 점판암 토양과 강물의 기온 조절 덕분에 포도는 천천히 익어가며 풍부한 향을 품는다. 시작은 놀랍게도 2000여 년 전 로마 군인들이었다. ‘포도주가 미치지 않은 곳은 로마 영토가 아니다’라는 말처럼, 정복자 로마인들은 이곳에도 포도나무를 심었다. 이후 모젤 강변에 자리한 도시 트리어(Trier)가 로마제국 서쪽의 중심지가 되면서 재배는 크게 번창했다. 로마의 쇠퇴 후 버려진 포도밭을 부활시킨 건 6세기 가톨릭 수도사들이었다. 특히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라는 정신의 베네딕도회와 시토회 수도사들은 고된 포도 농사를 영적 수행으로 여겼다. 경사 60~70도의 가파른 산비탈을 개간해 만든 명품 포도밭 대부분이 이들에 의해 탄생했다. 또한 이들은 토양, 품종, 재배 기술 등을 연구해 기록으로 남겼고 귀족이나 부자들에게 기증받은 포도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와인 품질을 한층 높였다. 모젤 와인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린 이도 가톨릭 주교였다. 1787년 트리어 선제후 겸 대주교인 클레멘스 벤체슬라우스는 수확량은 많지만 질 낮은 품종을 금하고 최고의 품종만 재배하라는 칙령을 내렸다. 이는 단순한 농업정책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도 하느님 보시기에 가장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를 보여주려는 영적 결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모젤 포도주와 가톨릭 신앙이 빚어낸 이야기는, 모젤의 자전거길처럼 끝없이 이어지며 깊은 묵상으로 이끈다. 마치 피정 중인 기분이다. 글 _ 한비야 비아(국제구호전문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