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시기는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는 시기다. 동시에 주님의 부활을 합당한 자세로 맞이하기 위해 죄를 씻고 내면을 정화하는 은혜로운 때다. 사순 시기를 여는 재의 수요일. 이날의 의미는 무엇이며 재의 예식을 거행하는 전례에는 어떤 뜻이 담겼을까. 재의 수요일 기원과 의미 성경에서 재(灰)는 참회를 상징한다. 구약에서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회개를 촉구하자 백성들과 임금이 단식을 선포하며 잿더미 위에 앉았다.(요나 3,4 참조) 신약에서 예수님도 죄인들에게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마태 11,21)하는 일에 대해 언급했다. 유다인들에게는 하느님께 죄를 지으면 머리에 재를 뒤집어쓴 후 예를 갖춰 참회하는 관습이 있었다. 그리스도교에서 이를 받아들여 사순 제1주일 전 수요일, 머리에 재를 바르는 일을 참회 예식으로 거행했다. 여기에서 재의 수요일이라는 이름이 비롯됐다. 성 그레고리오 1세 교황은 재의 수요일을 가톨릭교회의 공식적인 사순 시기 첫날로 제정했고, 복자 우르바노 2세 교황은 모든 신자가 재의 예식에 참여토록 권고했다. 재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재는 우리가 죄를 지어 하느님에게서 떨어져 나오게 된 ‘슬픔’을 상징한다. 물질이 타고 남은 잔재물인 재. 이는 인간이 지은 죄의 잔재로서, 지은 죄에 대한 ‘보속’ 행위도 기억하게 한다. ‘열정’을 뜻하기도 한다. 불로 단련 받아 자신을 모두 태워버린 재처럼 우리도 하느님을 항한 열정으로 자신을 온전히 태워야 한다는 의미다. 모든 것을 다 태우고 남은 재에는 불순물이 없다. 재를 머리에 얹는 것은 하느님이 인간을 빚었던 처음 그때처럼 순수하고 깨끗하게 정화돼야 한다는 의미도 함축한다. 성 바오로 6세 교황 때, 교회는 재의 수요일에 금식과 금육을 실천하도록 규정했다. 신자들은 이날 두 가지를 동시에 지켜야 한다. 금식은 하루 한 끼 식사만 거르면 된다. 금육재는 만 14세부터 죽을 때까지, 금식재는 만 18세부터 만 60세 전날까지 지킨다. 금식과 금육은 절제와 극기로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아울러 단식과 금육으로 절약한 것을 가난한 이웃에게 베풀고 봉헌하며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실천 과제도 내포한다. 성경에서 ‘재’는 참회를 상징 머리에 재를 얹는 ‘재의 예식’ 은 태초에 하느님께서 만드신대로 정화돼야 한다는 의미도 함축 회개 이끄는 전례 구성 각 본당은 전년도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신자들에게 나눠준 나뭇가지(聖枝)를 다시 거둬들여 태우고 재의 예식에 쓸 재를 마련한다. 사제는 재를 축복하고 성수를 뿌린 뒤, 신자들의 이마에 십자 형태로 바르거나 머리 위에 얹는 예식을 거행한다. 이때 신자들은 사제에게서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또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는 말씀을 듣는다. 인간이 유한한 존재라는 사실을 되새기고, 삶과 죽음이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회개를 요청하는 말씀이다. 교황청 경신성사부의 「대중 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 원칙과 지침」은 재를 얹는 행위는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한 운명, 하느님의 자비를 통한 구원의 필요성을 상징한다고 강조한다.(125항) 이처럼 재의 예식은 인간 존재의 허약함을 드러내며 회개를 촉구하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의 죄보다 더 큰 하느님의 자비를 부각한다. 사제는 재의 수요일부터 통회와 속죄를 나타내는 자색 제의를 입는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시기인 이날부터는 기쁨을 상징하는 대영광송과 알렐루야를 노래하지 않는다. 말씀 전례는 참회, 단식, 자선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제1독서(요엘 2,12-18)는 하느님의 자비로움을 강조하며 회개를 촉구한다. 제2독서(2코린 5,20-6,2)는 성찰과 회심으로 하느님과 화해할 것을 권고한다. 복음(마태 6,1-6.16-18)은 자선과 기도, 단식에 담긴 올바른 정신을 배우도록 한다. 인간 존재의 나약함 드러내며 자비를 통한 구원 필요성 상징 하느님께로 돌아갈 것을 촉구 죄보다 더 큰 하느님 자비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0년 재의 수요일 미사에서 “우리의 비참한 재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그분께 용서를 청하며 먼지에서 생명으로 가는 여정을 거칠 것”을 요청했다. 재의 수요일 전례 참여는 의무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교회는 우리가 이 회개의 날을 거쳐 엄숙한 마음으로 사순 시기에 들어가고, 주님의 영광스러운 부활을 기쁘게 기다리도록 초대한다.
레오 14세 교황은 사순 시기를 맞아 ‘경청과 단식: 회개의 때인 사순 시기’ 제목의 담화를 발표하고, “사순 여정은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고, 그리스도를 따르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며, 그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신비가 완성될 장소인 예루살렘으로 오르는 길을 그분과 함께 걸어가는 기쁜 때”라고 전했다. 교황은 먼저 ‘경청’이 사순 시기의 중요한 실천임을 강조했다. 그는 “하느님께서는 고통받는 이들의 울부짖음을 들으시는 분이시며, 전례 안에서 말씀을 경청하는 일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 속에서 약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게 한다"며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처럼 경청하는 법을 배우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응답하도록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교황은 “사순 시기가 경청의 때라면, 단식은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이도록 우리 자신을 준비하는 구체적인 길”이라고 설명하고, 종종 간과되곤 하는 절제의 한 형태 곧, 우리 이웃을 불쾌하게 하고 상처 주는 말을 삼가는 것을 제안했다. 교황은 “우리의 가정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일터에서, 소셜 미디어에서, 정치적 담론에서, 매체와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서 우리의 말을 헤아려 보고 친절과 존중을 기르도록 노력하자”며 “이렇게 함으로써 증오의 말들은 희망과 평화의 말들로 대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마지막으로 ‘함께’라는 시선으로 사순 시기를 바라보자고 권고했다. 교황은 “본당, 가정, 교회 단체, 수도 공동체의 공동 여정에서는,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가난한 이들과 땅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리 공동체 삶의 일부가 되고, 단식이 진실한 참회의 바탕이 된다”며 “우리 공동체들이 고통받는 이들의 부르짖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리가 되고, 경청을 통하여 해방의 길들이 열리는 자리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청했다. 다음은 레오 14세 교황의 사순 시기 담화 전문 레오 14세 교황 성하의 2026년 사순 시기 담화 경청과 단식: 회개의 때인 사순 시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사순 시기는 교회가 모성적 돌봄의 마음으로, 하느님 신비를 다시 한번 우리 삶의 중심으로 삼도록 초대하는 때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믿음을 새롭게 하고 일상생활의 불안과 분심이 우리 마음을 잠식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회개로 향하는 모든 길은, 우리가 하느님 말씀의 자리를 마련하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일 때 시작됩니다. 따라서 하느님 말씀의 선물과 우리가 그 말씀에 내어 드리는 환대의 자리, 그리고 그 말씀이 불러오는 변화는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사순 여정은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고, 그리스도를 따르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며, 그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신비가 완성될 장소인 예루살렘으로 오르는 길을 그분과 함께 걸어가는 기쁜 때입니다. 경청 올해 저는 우선 경청을 통하여 말씀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성찰하고자 합니다. 기꺼이 경청하려는 자세는 다른 이와 관계를 시작하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을 드러내는 첫 번째 표지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불타는 떨기 속에서 당신 자신을 모세에게 계시하시면서 경청이 당신을 정의하는 특징 가운데 하나임을 몸소 일러 주십니다. “나는 이집트에 있는 내 백성이 겪는 고난을 똑똑히 보았고 …… 울부짖는 그들의 소리를 들었다”(탈출 3,7). 주님께서 모세를 부르시고 그를 보내시어 종살이하던 당신 자녀들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 주신 해방 이야기는 바로 억눌린 이들의 울부짖음을 귀여겨들으신 데에서 시작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오늘도 당신 마음속 생각들을 우리와 나누십니다. 그러한 까닭에, 전례 안에서 이루어지는 말씀의 경청은 우리에게 현실 속 진실에도 귀 기울이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성경의 도움으로 우리는 저마다의 삶과 사회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목소리 가운데에서도 고통과 고난을 겪는 이들의 울부짖음을 알아듣고 이에 응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경청하고자 하는 열린 마음가짐을 기르려면, 하느님께서 당신처럼 경청하는 법을 우리에게도 가르쳐 주시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가난한 이들의 처지는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우리의 삶과 사회, 정치 경제 체제,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회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외침”1)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단식 사순 시기가 경청의 때라면, 단식은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이도록 우리 자신을 준비하는 구체적인 길입니다. 음식의 절제는 고대의 수덕(修德) 실천이었으며, 회개의 여정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단식은 바로 육체와 연관되기에 우리가 무엇에 ‘굶주리는지’ 그리고 우리가 생명 유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더 잘 인식하게 해 줍니다. 더 나아가 단식은 우리가 정의에 대한 굶주림과 목마름을 생생히 느끼게 하고 안주하지 않게 하며 우리의 ‘욕구’를 인식하고 조절하도록 도와줍니다. 그러하기에 단식은 이웃을 위하여 기도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도록 우리를 가르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영적 통찰을 통하여, 마음을 지키는 이 방식을 특징짓는 것, 곧 현재의 상황과 미래의 성취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을 이해하게 해 줍니다. 성인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인간은 지상 삶의 여정 안에서 정의에 대한 굶주림과 목마름을 느끼게 되지만, 그 충족은 내세에 속합니다. 천사들은 이 빵, 이 양식으로 만족합니다. 반면에 인류는 이에 대한 굶주림을 느끼기에, 우리 모두는 갈망하면서 이에 이끌립니다. 이처럼 갈망하며 나아가는 것은 영혼을 확장시키고 그 능력을 키워 줍니다.”2) 이러한 방식으로 이해되는 단식은 우리의 욕구를 다스리고 정화하며 자유롭게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확장하여 하느님과 선행을 향하게 합니다. 그러나 복음의 진리에 따라 단식을 실천하고, 단식이 자만심으로 이어지는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면, 이를 믿음과 겸손 안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단식은 주님과 이루는 친교에 뿌리를 두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자기 자신을 살찌우지 못하는 이들은 올바르게 단식하지 않는 것이기”3) 때문입니다. 단식은 은총에 힘입어 죄와 악에서 돌아서겠다는 우리의 내적 다짐의 가시적 표지로서, 더 검소한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또 다른 형태의 자기 절제를 수반해야 합니다. “절제만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강하고 참되게 만들기”4)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점에서 더욱 구체적이면서도 종종 간과되곤 하는 절제의 한 형태를 여러분에게 제안합니다. 곧, 우리 이웃을 불쾌하게 하고 상처 주는 말을 삼가는 것입니다. 같은 자리에 없어 자신을 변호할 수 없는 사람들을 향한 거친 말과 성급한 판단을 피하고 비방과 험담을 삼감으로써, 우리의 언어를 무장 해제하는 일부터 시작합시다. 우리의 가정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일터에서, 소셜 미디어에서, 정치적 담론에서, 매체와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서 우리의 말을 헤아려 보고 친절과 존중을 기르도록 노력합시다. 이렇게 함으로써 증오의 말들은 희망과 평화의 말들로 대체될 것입니다. 함께 마지막으로, 사순 시기는 말씀 경청과 단식의 공동체적 측면을 강조합니다. 성경도 여러 방식으로 이 차원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느헤미야서는 백성들이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새롭게 하려고 모여서 함께 율법서 봉독을 듣고 단식에 참여함으로써 신앙 고백과 하느님 경배를 준비하던 모습을 이야기합니다(느헤 9,1-3 참조). 우리 본당, 가정, 교회 단체, 수도 공동체도 이와 마찬가지로 사순 시기 동안 공동의 여정에 나서도록 부름받습니다. 이 공동 여정에서는,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가난한 이들과 땅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리 공동체 삶의 일부가 되고, 단식이 진실한 참회의 바탕이 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회개는 개인의 양심만이 아니라 우리의 관계와 대화의 질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가 기꺼이 현실의 도전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개는 우리 교회 공동체들 안에서뿐만 아니라 정의와 화해에 대한 인류의 목마름과 관련해서도 무엇이 참으로 우리의 갈망을 이끄는지 깨닫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벗 여러분, 우리가 하느님께 그리고 우리 가운데 가장 작은 이들에게 더욱 귀 기울이게 해 주는 사순 시기의 은총을 청합시다. 우리의 언어 사용도 아우르는 그러한 단식의 힘을 청합시다. 그리하여 상처 주는 말이 줄어들고 다른 이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는 더 넓은 자리를 만들어 나갑시다. 우리 공동체들이 고통받는 이들의 부르짖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리가 되고, 경청을 통하여 해방의 길들이 열리는 자리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 준비된 마음과 열정으로 사랑의 문명을 건설하는 데에 이바지합시다. 여러분 모두와 여러분의 사순 여정에 진심으로 저의 교황 강복을 보냅니다. 바티칸에서 2026년 2월 5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레오 14세 교황
“공소를 돌아보노라면 마치 제가 초대교회에 와 있는 듯합니다.” 전주교구 전동본당 초대 주임이었던 파리외방전교회 프랑수아 보두네 신부는 1889년 뮈텔 주교에게 보낸 편지에서 공소에서 받은 감명을 이렇게 표현했다. 보두네 신부는 “(공소 신자들은) 현세의 재물이 궁핍하지만, 사람이나 신분의 차별 없이 조금 있는 재물을 가지고도 서로 나누며 살아간다”고 공소 공동체를 사도행전의 초대교회 공동체에 빗대면서, “예비 신자들도 선배 형제들의 표양을 본받고 있다”고 감탄했다. 한국교회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공소 공동체가 삶으로 신앙을 증거하고, 또 그 신앙을 이어온 살아있는 교회의 역사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오늘날 이 공소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1993년 1416곳이던 공소는 2003년 989곳, 2013년 791곳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702곳으로 감소했다. 특히 농어촌 지역 공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젊은 세대는 도시로 떠났고, 남은 신자들도 고령화와 선종으로 그 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많은 공소가 더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지방 인구 소멸이라는 사회적 흐름이 공소 공동체의 소멸을 가속화하고 있다. 70년 역사를 뒤로하고 2025년 폐쇄된 광주대교구 청계본당 강정공소의 마지막 공소회장 정문성(요셉) 씨는 “2023년 공소 설립 70주년 때만 해도 그나마 신자들이 있었지만, 이후 한 명씩 선종하거나 몸이 불편해 나오지 못하면서 3~4명까지 줄었다”며 “혼자라도 공소를 지키려 했지만, 몸이 불편해 더 이상 공소를 유지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흐름을 되돌리긴 어렵지만, 그럼에도 교회는 공소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대교구는 원로사제가 공소에 거주하며 공동체를 돌볼 수 있도록 체계를 갖췄고, 서울대교구와 춘천·원주·제주교구 등은 도시 교구의 사제를 농촌 공소에 파견하는 방식으로 함께 공소 사목을 지속하고 있다. 귀촌 신자들과 화합하며 되살아난 공소들도 여럿 있다. 전주교구 등에서는 교회사적 가치가 큰 공소를 보존하고 순례지로 조성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9세기 한국교회 공소에서 초대교회를 떠올렸던 보두네 신부의 기억은, 오늘 공소를 지켜나가는 이들의 고백과 맞닿아 있다. 공소가 간직해온 신앙의 기억과 공동체의 정신은 여전히 계승해야 할 교회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대구대교구 공소 관리 담당 김호균(마르코) 신부는 “이농 현상과 인구 감소 등으로 공소가 점차 줄고 있지만 우리는 공소라는 뿌리를 다시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소를 방문하다 보면 가슴 뭉클한 사연도 많은데, 그런 신앙 이야기가 우리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걸 발견한다”면서 “교회의 기억, 과거의 역사를 되새김하면서 현재에서 미래로 가는 방향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공소의 존재를 강조했다.
주교회의가 나주 윤 율리아 문제와 관련해 한국교회의 공식 입장을 아시아 각국 교회에 명확히 알리기 위해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에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2월 10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오는 3월 9일 열리는 춘계 정기총회에서도 관련 사안을 논의한다. 아울러 상임위는 이날 회의에서 가정과 생명 위원회 생명운동본부 총무에 오석준 신부(레오·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복음선교위원회 총무에 유혜숙 교수(안나·대구가톨릭대), 신앙교리위원회 총무에 강한수 신부(가롤로·의정부교구 사목연구소장)를 각각 임명했다. 임기는 3년. 주교회의 전국위원회 총무에 평신도가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아울러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양기석 신부(스테파노·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와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하성용 신부(유스티노·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를 재임명했다. 상임위는 또 한국 레지오 마리애가 제출한 선서문 우리말 번역 수정 시안을 승인하고, 춘계 정기총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이밖에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 ‘교구 시노드 팀 연수’ 개최 계획, FABC ‘아시아 국가 시노드 팀 모임’ 참석 대표단 구성, 영문 성사 증명서 양식과 병자성사 관련 사목 문서 양식 수정안 심의, FABC 제12차 정기총회 대표단 구성, 주교회의 전국기구 2026년 예산 심의 등 2026년 춘계 정기총회에서 다룰 주요 안건 목록을 확정했다. 신임 가정과 생명 위원회 생명운동본부 총무 오석준 신부는 2009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서울대교구 성산2동본당 보좌를 시작으로 독일 쾰른교구 해외 선교, 서울대교구 방이동본당 보좌, 혜화동본당 부주임을 거쳤다. 가톨릭대학교에서 역사신학·생명윤리·교회법 석사를 취득하고 교육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이후 교구 법원 변호인과 경찰사목위원회 서대문경찰서 담당 위원으로 활동했다. 2023년 9월부터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과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생명윤리위원회 위원 등을 맡아왔다. 신임 복음선교위원회 총무 유혜숙 교수는 가톨릭대학교 신학과를 졸업 후,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신학 학사와 윤리신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교에서 윤리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와 가톨릭대학교 외래교수를 거쳐, 2014년부터 대구가톨릭대학교 인성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소공동체 연구위원, 복음선교위원회 소공동체소위원회 총무로 활동했다. 신임 신앙교리위원회 총무 강한수 신부는 1998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서울대교구 금호동본당 보좌를 지낸 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교의신학 석사 학위를,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조직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의정부교구 신앙교육원 원장, 의정부교구 구리·민락동본당 주임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의신학 겸임교수를 지냈고, 이탈리아 사피엔자 대학교 건축학부에서 고대·중세 건축사를 연수했다. 현재 의정부교구 건축신학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다.
제주 4·3 학살터 위에 세워진 제주교구 중문성당(주임 고병수 요한 신부)이 ‘치유와 평화의 새 성전’으로 다시 태어난다. 중문본당은 2월 28일 오후 2시 제주도 서귀포시 천제연로 149 현지에서 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주례로 ‘제주교구 중문 치유와 평화성당 기공식'을 개최한다. 새 성당은 약 1322㎡ 규모로 건립되며 2027년 7월 초순 완공 예정이다. 기존 성당은 122㎡ 규모의 ‘치유와 평화의 기억관’으로 새롭게 활용되며, 성모 경당과 기념탑도 함께 조성된다. 중문성당 자리는 4·3 당시 도내 주요 학살터 가운데 한 곳이다. 2018년 10월 전임 교구장 강우일(베드로) 주교가 ‘4·3 기념성당’으로 지정한 후, 매년 4월 3일 기념미사가 봉헌되며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품어왔다. 새 성당 건립은 지난해 1월 고병수 신부가 주임으로 부임하면서 본격화했다. 고 신부는 교구와 관련 논의를 거쳐 기금 조성과 건립 준비에 나섰고, 특히 수원교구 황창연 신부(베네딕토·성필립보생태마을 원장)가 약 30억 원을 기부하기로 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황 신부는 앞서 중문성당 사제관 건립에도 기여한 바 있다. 새 성당 설계는 단국대 명예교수인 김정신(스테파노) 건축가가 맡았다. 김 교수는 중문성당과 한라산, 제주4·3평화공원이 한라산을 가운데 두고 남서-북동 축에 위치한 점에 주목해, 성당 건물을 대지의 남북축에서 45도 꺾인 동북-남서 축으로 배치했다. 이를 통해 성당 내부축 길이를 1.4배 확장하고 전면 광장을 확보했다. 또 제단과 세례대를 잇는 축을 중심으로 한라산과 4·3평화공원이 성당 내부로 스며들도록 제단 후면은 유리로 마감할 예정이다. 광장은 미로, 즉 만다라 패턴으로 포장해 ‘깨달음을 향한 내면의 길’을 드러낸다. ‘치유와 평화의 탑’으로 불릴 기념탑은 높이 13~15m 높이의 4개의 기둥과 3개의 길, 상중하 세 공간으로 구성된다. 기둥 옆벽에는 동판 부조로 4·3 관련 기록과 추모 시가 새겨지며, 상중하 공간은 삼위일체 하느님이 머무시며 4·3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를 주시는 공간으로 자리한다. 이번 새 성당 건립은 ‘기억하는 교회’에서 더 나아가 ‘치유하는 교회’로 향하는 의지를 드러낸다. 아울러 단순한 건축 사업을 넘어 교구가 걸어온 아픔의 역사와 앞으로의 사명을 함께 담아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는 “신학적으로는 신앙의 역사적 구현, ‘부활 신앙’의 역사적 실천, 참회하는 교회의 표징, 화해의 성사로서의 공간이라는 의의를 담는다”며 “시대의 아픔이 서린 중문성당 터에 새 성당이 건립됨으로써, 이곳을 치유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4·3 희생자와 그 가족, 외국인 사제들 그리고 교회의 노력이 널리 조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주교는 이어 “폭력으로 찢어진 역사를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안에서 화해와 희망의 이야기로 다시 쓰는 공동체적 신앙 고백으로서 의미가 크다”며 “침묵의 장소를 기억의 공간으로 바꾸는 일이자, 보복이 아니라 ‘관계 회복’을 선택한 공동체의 선언이며, 지역 공동체를 다시 잇는 ‘연결의 성소’”라고 의미를 부연했다.
70여 년 역사 뒤로하고 폐쇄된 강정공소 “혼자 남더라도 공소를 지켜야겠다고 마음먹고 해왔는데…. 다리가 이러니 할 수 없이 신부님께 폐쇄하자고 이야기했지요. 마음이… 너무 아파.” 광주대교구 청계본당 강정공소(전남 무안군 청계면 강정안길 4-20)의 마지막 공소회장 정문성(요셉·87) 씨는 공소가 폐쇄된 과정을 설명하다 말끝을 흐렸다. 폐쇄 1년여 만에 다시 찾은 공소. 5대와 12대, 그리고 마지막 14대 공소회장을 지낸 그는 하루가 멀다 하고 공소를 찾아 살피고, 가꾸며 신앙생활을 해 왔다. 정 씨는 지팡이에 의지해 공소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지금은 먼지만 내려앉은 채 침묵한 공간이지만, 불과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강정공소는 활기로 가득한 공동체였다. 1953년, 나주 정씨 집성촌이었던 강정마을에 초대 공소회장 정이진(프란치스코) 씨를 비롯해 일가친척들이 세례를 받으면서 마을 서당 자리를 공소로 삼은 것이 공소의 시작이었다. 1957년에는 목조 건물의 공소가 세워졌고, 신자와 비신자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마을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13대 공소회장 정일원(프란치스코·63) 씨는 “신자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온마을 어린이들의 놀이터였다”며 그 시절 공소의 모습을 회상했다. 정 씨는 “당시 신자는 아니었지만, 이곳은 친구들과 술래잡기하며 뛰놀던 추억의 공간이었고 덕분에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소 설립기념일인 4월 25일에는 이웃 마을과 청계본당 신자들까지 초대해 잔치를 열었다. 공소의 잔치는 본당 잔치보다도 더 성대해 새벽까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곤 했다. 공소 신자들이 합심해 제주도 성지순례나 목포 유람선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했고, 공소 건물 옆에는 숙박이 가능한 쉼터도 마련돼 해마다 여러 팀의 피정객들이 다녀갔다. 정문성 씨는 “숙박도 하고, 피정도 하고, 쉬었다 가는 열린 공소로 1년에도 3~4팀씩 피정을 하러 오곤 했다”면서 “바다가 내려다보여 경치도 좋고 공기도 맑아 다들 기뻐하곤 했다”고 공소 신자뿐 아니라 타지역 신자들도 함께하던 공소의 모습을 떠올렸다. 주일이면 30~40명의 신자가 공소를 가득 채웠지만, 2010년대 들며 신자들이 점차 줄기 시작했다. 타지에서 생활하던 정일원 씨가 2012년 귀향했을 무렵에는 주일미사 참례자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선종으로 또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해지며 한 사람, 한 사람씩 자리를 비웠다. 2023년 공소설립 70주년까지는 명맥을 이어왔지만, 결국 공소에는 4~5명의 연로한 신자만 남았고, 정문성 씨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더 이상 관리가 불가능해졌다. 공소 마지막 미사까지 제대 봉사를 맡았던 최순임(마리아·76) 씨는 먼지가 쌓인 제대를 매만지다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최 씨는 “공소가 문을 닫고 다른 곳에서 미사를 드리니, 마치 내 집 두고 남의 집 간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며 “지금도 한 번씩 와서 청소라도 해야지 생각은 하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고 말했다. 사라지는 공소들 사라지는 공소, 비단 강정공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교회 공소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1993년 1416곳이었던 공소는 2003년 989곳, 2013년 791곳, 2023년에는 708곳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702곳이었다. 30년 사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이다. 2010년대에 들어 감소 폭이 다소 완만해진 듯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의 변화는 심상치 않다. 광주대교구는 2025년 10월 17일 공소 12곳을 폐쇄했다. 이는 2024년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줄어든 공소 수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공소 폐쇄의 이유는 신자 급감이었다. 교구는 공문을 통해 “공소 중 교우가 없거나 급감하여 더 이상 공소에서 전례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폐쇄한다”고 밝혔다. 도시 지역 공소들이 본당으로 승격된 것과 달리, 강정공소처럼 농어촌 공소들은 인구 유입이 거의 없고 고령 신자 중심의 구조가 지속되면서 공동체 유지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공소의 폐쇄는 지방 인구 소멸과 맥을 함께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KEIS)의 지방소멸위험지수, 즉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이 0.5 이하인 소멸위험지역은 2000년에는 전국적으로 한 곳도 없었다. 하지만 2010년 61곳, 2020년에는 103곳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130곳까지 증가했다. 강정공소가 위치한 무안군은 130곳의 소멸위험지역 중 한 곳이며, 청계면은 지난해 신생아가 한 명도 없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고령화는 더욱 극심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가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55.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령별 농가인구를 보면 70세 이상이 전체 농가인구의 39.2%로 가장 많다. 공소의 신자 감소는 지방 인구 소멸의 도미노 현상인 셈이다. 정일원 씨는 “강정마을 자체도 70~80대가 대부분이고, 인구도 급감해 마을에 빈집이 많다”면서 “결국은 공소가 폐쇄된 가장 큰 이유는 인구 감소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원교구 곽진상(제르마노) 주교의 서품식이 2월 11일 수원교구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됐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가 주례하고 한국교회 주교단이 공동집전한 서품미사와 축하식 이모저모를 화보로 전한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와 기관·수도회·단체 포함 73개 천주교 단체가 2월 9일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 철회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 중단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법 제도 개선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법 제도 개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미래 세대의 책임을 현세대가 결자해지할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천주교 단체들은 “핵발전소는 안전성이 100% 보장되지 않으며, 사고 발생 시 해당 기업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그 대응이 어렵다”며 “또한 부지 선정 과정에서의 차별, 현세대와 미래 세대 간의 불평등 문제 등 인간의 존엄성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시설”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가 핵발전소를 선택하고 있다는 정부의 홍보가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천주교 단체들은 “현재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412개의 핵발전소 중, 상위 8개국(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인도, 한국, 캐나다)이 395개의 핵발전소를 운영 중이거나 건설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 원전의 약 95%가 소수 국가에 집중된 기형적 구조임을 보여주며 핵발전소 신규 건설은 비용, 기간, 사회적 수용성 때문에 올바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신규 핵발전소 건설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와 이를 보완할 여러 기술 개발에 온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두 차례 열린 국회 토론회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신규 핵발전소 건설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결과를 명분으로 1월 26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신규 핵발전소(원전)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청주교구 황간성당(주임 최인섭 바오로 신부)에서 화재가 발생해 지역사회의 문화공간이던 카페와 경당이 소실됐다. 2011년 성당이 방화로 전소된 데 이어 공동체는 또다시 화재로 인한 깊은 아픔을 겪고 있어, 복구를 위한 관심과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1월 31일 오후 8시 35분경 발생한 화재로 성당 내 카페 루아(RUAH) 등 총 344㎡가 불에 탔다. 불길은 약 1시간20분 만에 진화됐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소방서 추산 재산 피해는 약 9800만 원. 경찰과 소방당국은 건물 내부의 화목 보일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루아는 과거 본당 유치원으로 사용되던 프란치스코관을 2019년 개조해 운영해 온 공간이다. 건물 내에는 경당과 사무실, 교육관 등도 있다. 본당은 카페 수익으로 정기 음악회를 개최하며 지역 주민의 문화생활에 기여해 왔다. 특히 경당은 겨울철 미사와 성사가 거행되는 장소이자, 누구나 자유롭게 들러 기도할 수 있는 소중한 영적 공간이었다. 복구를 위해서는 전면적인 리모델링이 불가피하지만, 상당한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본당에 따르면, 리모델링에는 3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1957년 건립된 노후 목조 건물 특성상 보험 보상액도 제한적이어서, 최대한 보상을 받더라도 전체 복구 비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본당은 부족한 복구 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최인섭 신부는 “갑작스러운 화재로 기도와 친교의 공간을 잃은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이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다”며 “어려움에 처해 있는 본당 공동체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후원 계좌 신협 131-014-651704 황간천주교회 ※ 문의 010-3106-2365 청주교구 황간본당 사무장
한국 M.B.W.(Movement for a Better World) 추진봉사회는 2월 2일부터 4일까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문화영성센터에서 ‘2026년 동계 한국 꼰비벤자(Convivenza, 함께 더불어 산다)’를 개최하고, 박장근 신부(베드로·대구대교구 청도본당 주임)를 4년 임기의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시노달리타스를 살기 위하여 - 성령께 귀 기울이기’를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광주·대구·대전·원주·전주교구 사제, 수도자, 평신도로 구성된 봉사자 33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시대의 징표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읽고, 일치를 전하는 방법으로 성령께 귀 기울여야 함을 깊이 인식했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변화하고 쇄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 한국 꼰비벤자는 대구대교구 주관으로 8월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예수회 고(故) 리카르도 롬바르디 신부가 창설한 M.B.W.는 가톨릭 사도직 운동으로 1974년 한국에 도입됐다. 하느님 말씀을 바탕으로 사랑을 실천해 그리스도인들이 더 나은 교회를 만들고,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인재양성기금위원회는 2월 7일 서울대교구청에서 ‘2026년 전기 인재양성기금 장학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수여식에서는 학비 지원 11명, 교육참가비 지원 1명 등 총 12명의 생명 관련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이 장학증서를 받았다. 인재양성기금위원회 위원장 이경상(바오로) 주교는 격려사에서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인간 본질에 심어주신 가장 중요한 가치를 연구하고 공감하며,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더 좋은 미래를 여는 데 이바지하시리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어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생명 존중 활동을 실천해 주기를 기대한다”며 “우리가 예수님을 만났던 사람으로서 느끼는 기쁨과 사랑을, 우리를 만나는 사람들이 다시금 느낄 수 있도록 살아가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