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렁주렁 매달린 곶감 사이로 부부의 환한 파안대소가 터져 나온다. 고단한 농사일 속에서 이토록 맑고 눈부신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이들이 또 어디 있을까. 함께 땀 흘리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살아온 세월만큼, 두 사람의 미소는 꼭 닮아 있다. 서로를 향한 깊은 신뢰와 애정이 흑백의 화면을 뚫고 따스하게 전해진다. 평생을 같이 먹고 같이 웃으며 세월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된 것이다. 가을 햇살보다 눈부신 농부 부부의 행복한 얼굴을 보며, 진정한 사랑과 삶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글·사진 _ 양종훈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집안에 외양간을 두어 소를 가슴으로 품었던 시절이 있었다. 소는 단순히 농사를 돕는 가축을 넘어, 자식의 학비를 책임지고 온 가족의 생계를 지탱해 준 고마운 식구였다. 밥때가 되면 농부는 소의 여물부터 챙겼고, 한 지붕 아래서 서로의 숨결을 나누며 추위를 이겨냈다. 이제는 사라져 버린 풍경이지만, 사진 속 농부의 다정한 손길과 소의 깊은 눈망울 속에는 여전히 가족이라는 이름의 따스한 온기가 흐른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더불어 살아가던 우리네 정겨운 삶의 기억이 이 한 장의 사진에 고스란히 머물러 있다. 글·사진 _ 양종훈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애로운 미소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기도이자 깊은 위로가 된다. 전 세계의 고통과 갈등을 온몸으로 안으면서도, 늘 가장 소외된 이들을 향해 보여 주었던 그 해맑은 웃음은 종교를 넘어선 인류애의 본질을 보여 준다. 몸소 보여 준 평화와 겸손의 철학을 삶의 묵직한 이정표로 삼는다. 성자가 남긴 치유의 빛을 따라, 가장 낮은 곳을 향해 묵묵히 기록해 나갈 것을 다시금 마음 깊이 다짐한다. 글·사진 _ 양종훈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교황의 강복 장면 촬영을 계기로, 2023년 교황청의 공식 초청을 받아 교황의 몽골 사목방문에 동행했다. 교황의 선종 1주기를 맞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사진전 ‘교황의 미소’를 개최했다. 원불교 신자이지만, 천주교와의 접점을 바탕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장애인, 에이즈 환자, 사형수 가족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의 삶을 포착해, 이들의 삶을 알리고 개선하는 데 힘써 왔다. 현재 상명대학교 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 석좌교수 겸 사단법인 제주해녀문화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