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 (20) 전쟁 포화 속 기후·생명의 희망 찾다

중동에서 타오르는 전쟁의 불길은 우리 식탁과 지구 환경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에너지 가격 폭등은 전 세계 물가 상승을 부추겼고, 천연가스 기반 비료 생산이 중단되면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저소득 국가 주민들은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했다. 기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압도적이다. 전쟁 발발 후 단 2주간의 폭격만으로 아이슬란드가 1년 내내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 온실가스가 뿜어져 나왔다. 더 우려되는 점은 종전 후 도시를 재건하는 과정이다. 이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지난 2주간 배출량의 무려 14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이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핵심 원인임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그러나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 체제에서는 미국의 반대로 군사 부문 배출량이 산정되지 않았고, 최근에야 국가별 재량에 따라 포함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의무 사항은 아니다. 이제 우리는 군사 부문 배출량을 국가 인벤토리에 반드시 포함하도록 각국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독성 물질에 의한 오염이다. 최근 테헤란의 석유 저장 시설이 폭격당하자, 시민들은 하늘에서 석유가 비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는 물과 토양을 오염시켜 장기적으로 이란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거대한 재앙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신음하는 이란 시민들을 돕기 위해 필자가 속한 단체와 가톨릭기후행동, 불교기후행동 등 종교단체들이 힘을 모아 이란 영화 특별 상영회를 열었다. 우리는 이 자리에 영화를 제작한 재한 이란인 코메일 소헤일 감독과 그의 배우자인 김주영 감독을 초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 말미에는 미군 폭격으로 숨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초등학생 120명의 넋을 기리고, 남은 이들을 돕기 위한 지원 요청이 있었다. 상영회 직후 현장 모금이 진행되었고, 온라인 계좌를 통해서도 적지 않은 성금이 답지했다. 이란 현지 학교에서 한국 지원 단체의 로고를 물품에 넣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기후 위기와 전쟁은 너무나 거대해 보이기 때문에, 우리 시민들은 종종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무력감에 빠지곤 한다. 처음에는 뉴스 속 피해 소식에 놀라다가도, 반복되는 보도에 마음이 무뎌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의 처지를 이해하고 내가 느끼는 두려움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위기에 맞설 희망을 발견한다. 이런 점에서 자신들에게 관심을 두고 지원하는 한국 시민들이 있다는 소식은, 전쟁을 견뎌내는 이란 시민들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줄 것이다. 전쟁을 멈추고 지구를 살리는 평화의 연대는 바로 이러한 따뜻한 공감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레오 14세 교황께서 강조하신 창조물 돌봄과 평화의 디딤돌이기도 하다. 글 _ 민정희(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사무총장)

발행일 2026-05-17 제3491호 17면

‘2026년 찬미받으소서 주간’…한국교회는?

한국교회가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11주년을 기념해 5월 17일부터 24일까지 ‘2026년 찬미받으소서 주간’을 지낸다. 올해 주제는 ‘희망에서 행동으로’다.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전쟁과 폭력, 기후위기 속에서 인간 사회뿐 아니라 지구와 생태계에 가해지는 폭력까지 함께 성찰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기후영화 상영회’는 19일 오후 3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다. 다큐멘터리 「내성천 하늘을 오르다」 상영 후 내성천제비연구소 최태규 대표와 영화에 담긴 이야기를 나눈다. ‘삼척 연대 방문’은 20일부터 이틀간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고통받는 강원 삼척에서 진행된다. ‘아픈 삼척 되살리기’의 일환으로 탈탈탈(탈핵·탈석탄·탈송전탑) 미사와 도보 순례가 마련된다. 생태계 파괴로 위기에 처한 지구를 살리기 위해 매주 금요일 이어 온 ‘금요기후행동’ 제318차 행사는 22일 오전 11시30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펼쳐진다. 참가자들이 각자 기후위기 피켓을 들고 인증 사진을 올리는 캠페인도 함께 전개된다. 이어 정오에는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신규핵발전소 반대 광화문 시국 미사’가 봉헌된다. ‘찬미받으소서 주간 기념미사’는 23일 오후 2시 명동 가톨릭회관 7층 강당에서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 주례로 봉헌된다. 미사 후에는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출발해 유네스코 빌딩과 명동역을 거쳐 다시 성당으로 돌아오는 행진이 이어진다. 교구별 기념행사도 잇따른다. 대구대교구는 ‘공생공존, 팔현습지와 함께 희망하다’를 주제로 16일부터 24일까지 교구청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갖는다. ▲지역 먹거리와 생태 물품 장터 ▲교구·본당 생태 활동 작품 전시 ▲백두대간 국립수목원 허태임(플로라) 연구원 특강 ▲팔현습지 생태공원 현장 체험 ▲영화 <별과 모래> 관람과 토크 등을 진행한다. 대전교구는 18일 오후 7시30분 천안성정동성당에서 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본당에 탄소중립 인증서 ‘LUNA’를 수여한다. 또 2025년 12월부터 운영 중인 생태 실천 애플리케이션 ‘에코체크(ECCE)’를 적극 활용한 신자에게 우수상을 수여한다. ※문의 02-460-7622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 053-250-3072~3 대구대교구 생태환경 및 농어민 사목부

발행일 2026-05-17 제3491호 17면

“전쟁은 호르무즈 뭇 생명과 환경 모두 파괴”

가톨릭기후행동과 작은형제회 JPIC,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등 종교·환경단체들은 4월 3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7층 체칠리아홀에서 재한 이란인 코메일 소헤일리 감독을 초청한 가운데 ‘이란 영화 특별상영회’를 열었다. 상영회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종전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전쟁 피해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전쟁을 인명 피해와 인권 문제만이 아니라 생태·기후 위기의 관점에서도 바라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소헤일리 감독은 전쟁이 민간인의 삶을 파괴할 뿐 아니라 탄소 배출과 환경오염, 물 부족 등 생태적 피해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상영회에서는 소헤일리 감독의 영화 <Cold Birth>, <푸른 눈의 소년>, <공존>이 상영됐다. 특히 <공존>은 이란 최남단 호르무즈섬에 사는 시각장애인 어부 델라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년 이란과의 핵협정을 파기한 직후, 이란 정부가 미국을 비난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언급하던 시기에 촬영됐다. 영화 속 라디오에서도 “석유 수출 차단”, “적들의 음모”, “이란 강경 대응”이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델라는 긴장된 정세 속에서도 삶의 터전인 호르무즈 해협의 배 위에서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신다. 감독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촬영하며 소금과 바다, 물고기가 조화를 이루는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의 한가운데 놓인 만큼, 영화 속 어부가 어떻게 살고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쟁은 현지 환경에도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감독은 전쟁이 기후 변화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이란 주민들에게는 ‘오염된 주변 환경’이 더 직접적인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각한 문제로는 물 부족을 꼽았다. 최근 테헤란에서는 가스·정유 시설 폭격 이후 심각한 대기오염이 이어졌고, 이른바 ‘검은 비’ 현상까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폭격으로 발생한 탄소와 메탄 등 오염물질이 비와 함께 내리면서 도시 전체가 검게 물들 정도의 환경 피해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호르무즈섬 일대에서는 폭격으로 정유 시설뿐 아니라 야생동물 보호구역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은 “이란 전역 국립공원에 개체를 보내 번식시키던 사슴 보호구역이 공격으로 파괴되면서, 예민한 특성의 사슴들이 대거 폐사했을 것”이라며 “이런 내용은 언론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Cold Birth>는 폭설과 단절 속에서 출산을 위해 길을 나서야 했던 한 임산부의 기억을 어린이들의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푸른 눈의 소년>은 세상을 파랗게 보는 소년이 사회의 편견과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감독은 “긴장과 폭력의 공간 안에서도 평화로운 일상을 보여줌으로써 평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소헤일리 감독은 2025년 이란 현지로 갔으나, 같은 해 6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두 아이를 데리고 육로로 한국에 돌아와야 했다. 한국에 있던 아내 김주영 감독과 함께 다시 이란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미국-이란 전쟁이 발생하면서 현재까지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에 있는 가족들과도 자유롭게 연락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주영 감독은 “모든 종교가 지닌 공통된 목적은 더 나은 세상,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멀리 떨어진 이란에 관심을 두고 이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자체가 숭고한 일”이라고 말했다.

발행일 2026-05-17 제3491호 17면

“4대강 성과 미미…‘재자연화’ 국가가 주도해야”

4대강 사업이 남긴 환경적·사회적 영향을 다시 짚고, 강을 살리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기후위기 시대의 물 문제를 토목 개발 중심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강의 흐름과 생태계를 회복하는 통합적 생태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제언이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는 4월 22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강당에서 ‘4대강, 실상과 대책’을 주제로 ‘제60회 가톨릭 에코포럼’을 열었다. 위원회는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한 환경운동의 여정을 공유하고, 무분별한 개발이 강 생태계와 미래 세대에 끼친 영향을 성찰하기 위해 이번 포럼을 마련했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 당시 물 부족 해소와 수해 예방, 생태계 복원 등을 명분으로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준설과 보 건설을 추진한 국정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 이후에도 강 흐름 정체, 녹조 발생, 물고기 집단 폐사 등이 반복되고 있으며, 인근 주민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추적>(2025)을 연출한 최승호 PD는 첫 발제에서 4대강 사업의 실상을 짚었다. 그는 이명박 정부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17년간 강의 변화를 기록해 온 과정을 소개하며 “낙동강 수심을 6m까지 팠지만 가뭄이나 홍수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PD는 특히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낙동강이나 한강 등 4대강 본류 인근보다 지방하천과 산간·해양 지역 등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대강 문제는 특정 지역의 환경 현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물 관리와 생태 회복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환경운동연합 생명의 강 위원회 이철재 부위원장은 역대 정부 4대강 정책을 비교하며, 시기별 환경운동의 흐름과 한계를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보 수문 개방 등 변화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이후 국민적 관심이 줄고 반대 운동의 흐름도 약화하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 다시 4대강 사업 계승 움직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럼에 참석한 일부 신자들은 “4대강 사업이 물과 음식, 생활 전반에 어떤 위험을 주는지 알게 됐다”며 “이제는 국민이 강을 살리는 일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정부가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포럼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대통령 후보 시절 제시했던 ‘4대강 재자연화 및 수질 개선’ 국정 과제를 실제 정책으로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앞으로의 과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발행일 2026-05-03 제3489호 17면

[칼럼 -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 (19) 인공지능은 기후솔루션이 될 수 있을까?

4월 중순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2025년 AI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는 전년보다 3% 이상 늘었다. 데이터 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2030년까지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센터는 막대한 전력은 물론 많은 양의 물을 소비하고,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도 배출한다. 특히 화석연료 기반 전력을 사용하는 경우 탄소 배출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AI가 기후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AI의 기후위기 대응 잠재력을 주목하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네이처」에 발표된 한 연구 보고서는, 전 세계 배출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력·식량·모빌리티 3개 부문에서 AI가 상당한 감축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제시했다. AI에 따른 감축 잠재량은 2035년까지 연간 3.2~5.4GtCO2e(기가톤 이산화탄소환산량)로, 전 세계 배출량의 8~14% 수준에 이른다는 것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도 AI가 전력망 최적화와 재생에너지 효율성 제고 같은 감축 부문뿐 아니라 재난 예방, 농업 방식 최적화 같은 적응 부문에서도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2025년 12월 유엔환경총회가 채택한 ‘인공지능 시스템의 환경적 지속 가능성에 관한 결의안’도 이런 기대를 반영한다. 결의안은 유엔 회원국과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환경 보호를 위해 AI 시스템을 활용할 것을 권고하는 동시에, AI가 초래하는 환경적 영향은 최소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AI의 활용이 또 다른 환경 파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권고는 이율배반적 성격도 지닌다. 유엔은 그 대안으로 AI 데이터 센터의 녹색화, 곧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한 전력 공급 방안을 제시했다. 문제는 재생에너지 또한 결코 무해하지 않다는 데 있다. 재생에너지에 필수적인 광물 대부분이 남반구에 매장돼 있고, 채굴 과정에서 생태계 파괴와 물 부족, 강제 퇴거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을 데이터 센터에 공급하더라도 전력 수요 자체를 조절하는 접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한편 1990년대 이후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던 핵발전은 AI 데이터 센터에 안정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이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 영국, 프랑스는 물론 한국도 AI를 신성장 동력으로 채택하면서 건설 기간이 10년 이상 걸리고 안전성과 핵폐기물 처리 문제도 해소되지 않은 핵발전과 소형모듈원자로 확대에 나서고 있다. AI 이용을 무조건 거부할 수는 없다. 분야에 따라서는 분명 긍정적 역할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점 과열되는 AI 개발 경쟁은 이용의 폭발적 증가를 낳고, 이는 기후와 환경은 물론 사회·문화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AI 개발 속도와 경쟁을 규율하고, 안전성과 인권을 보장할 법적·제도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AI 의존도를 낮춰 전력 사용량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도 피할 수 없다. 글 _ 민정희(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사무총장)

발행일 2026-05-03 제3489호 17면

광주대교구 광산1지구, 본당 생태 활동 지역사회로 확장

광주대교구 광산1지구(지구장 김관수 시몬 신부)가 본당 단위에 머물던 생태 실천을 ‘지구’ 차원의 연대로 확장하며, 공동 교육과 행동,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생태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 지구에 속한 6개 본당은 기후위기 등 지역 생태 이슈에 공동 대응하며 연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구 단위 생태 활동은 2024년 4월 장덕동본당(주임 손대철 안드레아 신부) ‘생태동아리’에서 출발했다. 당시 동아리 신자 9명은 교구 생태영성학교에 참여하며 하남동본당 생태분과장과 교류했고, 활동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지구가 함께 모여 활동을 교류하고 공동으로 실천해 보면 어떨까”라는 제안이 나오며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당시 장덕동본당 주임 최기원(에밀리오) 신부가 지구 사제회의에서 이를 제안하면서 ‘광산1지구 생태분과 모임‘이 결성됐다. 다만 대부분 본당이 생태환경 사목을 처음 접한 탓에 초기에는 활동이 더디게 진행됐다. 이에 장덕동본당을 중심으로 6개 본당을 순회하며 ‘생태학교’를 열어 신자들에게 생태 교육의 필요성을 알렸다. 이러한 노력은 점차 열매를 맺었다. 현재는 모든 본당이 생태분과 모임에 참여해 ▲기후위기 대응 ‘생태 소식지’ 공동 발간 ▲노후 핵발전소 연장 반대 서명 ▲재생에너지 확대 촉구 서명 ▲피케팅 등 다양한 공동행동을 펼치며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는 활동 범위를 지역사회로 넓힌다. 6월에는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지역 생태 문화축제’를 열 예정이다. 각 본당이 역할을 나눠 기념 포럼을 비롯해 북콘서트, 음악제, 영화제, 사진전 등을 진행하며 주민 참여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축제의 핵심 주제는 ‘에너지 전환’, ‘생물다양성’, ‘선순환 공동체’, ‘먹거리’다. 특히 ‘1인 1지구 저금통 운동’은 생활 속 실천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으로 주목된다. 참가자들은 우유갑을 활용한 저금통에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때마다 100원씩 모아, 이를 가톨릭광주사회복지회에 기부하게 된다. 이 운동은 2024년 장덕동본당 생태환경분과에서 시작된 활동을 확장한 것이다. 본당은 2024년 9월 지진으로 지붕이 붕괴된 함평호영본당을 위해 저금통 모금액을 전달했고, 함평호영본당은 같은 해 12월 직접 재배한 쌀과 꿀을 감사의 뜻으로 보내왔다. 이는 나눔이 다시 나눔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공동체’의 사례로 평가된다. 광산1지구 생태분과 모임 간사 박용주(요안나·장덕동본당) 씨는 “처음에는 ‘내가 본당에서 생태환경에 앞장서 역할을 맡을 수 있을까’ 싶어 망설였다”며 “활동을 하며 제가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큰 변화를 만들진 못해도 계속 깨어 있으려 노력하게 됐고, 그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도 전해진다는 점이 좋았다”며 “좋은 것은 나누며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17면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 ‘태양광 발전소 설치 설명회’ 개최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는 4월 23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강당에서 ‘2026년 태양광 발전소 설치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설명회는 본당과 수도회, 신자들을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소 설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제 적용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생활 속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 실천을 돕고, 교회의 생태적 회심을 촉진하며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도 함께 안내할 예정이다. 첫 강의에서는 한국에너지공단 최인영 과장(서울지역본부 에너지협력팀)이 ‘2026년 건물지원사업 설명’을 주제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제도를 소개한다. 이어 군종교구 오형훈(미카엘) 신부가 서울대교구 구파발성당의 태양광 발전소 설치 사례(2022년)를, 양승희(세레나·하늘땅물벗 게리벗)씨가 양재동성당의 설치 사례(2025년)를 각각 발표하며 태양광 발전소 설치 방법과 운영 경험을 나눌 예정이다. 환경사목위원회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공동의 과제가 됐다”며 “교회 역시 피조물 보호와 창조 질서 보전을 위한 책임 있는 실천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생에너지 전환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태양광 발전 확대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신청은 4월 22일 오후 6시까지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문의 02-727-2283, 2278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17면

[칼럼 -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 (18) 왜 이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가?

프랑스의 정치생태사상가인 베르나르 샤르보노와 자끄 엘륄은 「투쟁의 본질 - 성장 신화와 기술 전체주의에 맞서는 생태혁명」에서 “생태학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청중은 극소수다. 사람들은 염려만 할 뿐 산성비를 만드는 원인과 대결하겠다는 급진적인 선택의 자리로 나아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스페인 합스부르크 지배에 맞선 네덜란드 독립전쟁(80년 전쟁, 1567~1648)의 지도자 빌럼 판 오라녀에게 흔히 귀속되는 다음의 격언을 환기한다. “희망할 필요는 없다. 계획하고 행동하면 된다. 성공할 필요도 없다. 끈질기게 버티면 된다.” 당대 최강국인 스페인 제국의 압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반란을 이끈 빌럼 판 오라녀는 즉각적인 승리가 불가능한 상황을 직시하고, 단기적인 희망에 기대어 섣불리 행동하다 절망하는 대신, 장기적인 버티기와 지속의 전략을 택했다. 압도적인 힘의 열세 속에서도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끈질기게 행동한 그의 저항은 훗날 네덜란드의 독립으로 이어졌다. 이 격언의 핵심은 희망의 부정이 아니라, 성공이 보장되지 않아도 행동과 지속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의 중요성에 있다. 2015년 국제사회는 파리협정을 통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나아가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였다. 2018년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1.5도 특별보고서」는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2052년 사이 1.5도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유럽연합(EU)의 기후 감시 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2024년이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6도 높았던 첫 연도라고 밝혔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삶의 의미와 목적이 극한의 상황을 견디게 하는 내적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 지구적 기후위기의 시대에 인류에게 필요한 삶의 의미와 목적은 무엇일까. 에른스트 블로흐는 「희망의 원리」에서 희망을 막연한 낙관이나 위안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았지만 가능성으로 열려 있는 더 나은 세계를 향해 인간과 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실천적 힘으로 사유했다. 2024년에 타계한 생태철학자인 존 캅 교수는 인류에게 남은 과제는 상황을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면서 재건을 위한 기반을 얼마나 남기냐는 싸움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생태운동은 성공의 보장이 있어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있을 때 긴 후퇴와 실패를 견뎌낼 수 있다. “희망할 필요는 없다”고 한 빌럼 판 오라녀에게도 스페인에 저항한 이유는 있었을 것이다. 기후·생태위기에 잘못 없이 노출된 사람들, 미래세대, 비인간 종들과 전체 자연에 대한 책임이 고통과 파국의 가능성을 직시하면서도 끝내 행동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 까닭은 더 나은 세계를 낙관하기 때문이 아니라, 책임을 저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글 _ 박태현 요셉 다미아노(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지구법학회장)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17면

의정부교구 마두동본당 “우리 동네 생물다양성 찾아요”

의정부교구 마두동본당(주임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은 3월 ‘찬미받으소서’ 실천 캠페인으로 ‘우리 동네 생물다양성 찾기’ 활동을 마련하고, 마을 생태계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나눴다. 이번 활동은 성당에서 약 2km 떨어진 산황산을 지키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됐다. 산황산 일대에 골프장 증설이 추진되면서 자연 공간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당은 일상에서 다양한 생명에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는 일이 곧 우리가 살아갈 환경을 지키는 실천이라는 인식에서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 3월 14일 본당 생태환경분과 제로웨이스트 팀 소속 박영미(카타리나) 씨의 숲 해설 봉사로 열린 행사에는 어린이와 학부모 등 21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성당 내 식물을 시작으로 성당 일대의 다양한 동식물을 찾아 기록하고 관찰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 생태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성모상 주변에 자라는 풀과 나무의 이름을 알아보고 화단에 심어진 식물에 대해서도 배웠다. 또 나뭇잎을 직접 만져보며 나무의 특징을 익히고, 떨어진 나무 열매와 겨울눈을 돋보기를 이용해 관찰했다. 성당 인근 공원에서는 이름 모를 식물들을 하나씩 알아가며 자연을 더욱 친숙하게 느끼는 시간도 이어졌다. 특히 어린이들은 숲 해설사가 가져온 새 둥지를 직접 만져보고 구조를 살펴보며 작은 생명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체험했다. 행사에 참가한 한 어린이는 “바닥에 모이를 줬을 때는 새들이 오지 않았는데, 나중에 엄마와 다시 와 보니 선생님 말씀처럼 사람들이 없을 때 새들이 먹이를 먹고 간 것 같았다”며 “새들이 멀리서도 먹이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전했다. 장인이(사비나) 생태환경분과장은 “우리 모두 공동의 집인 지구를 훼손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며 “자연이 우리에게 경탄과 경외를 불러일으키는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번 활동이 그 작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본당은 4월 ‘찬미받으소서’ 실천 캠페인으로 성당 내 꽃밭을 조성해 생명을 가꾸고 돌보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발행일 2026-04-05 제3485호 21면

[칼럼 -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 (17) 석호의 법인격과 애니미즘

2022년 스페인 의회는 마르 메노르(‘작은 바다’라는 뜻)라는 석호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에콰도르나 뉴질랜드처럼 자연과의 영적·관계적 세계관이 제도에 반영된 나라가 아니라, 근대 시민법체계를 가진 유럽 국가에서 그러한 법률이 제정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스페인 보수정당 소속 의원들은 법인격 개념을 인간이 아닌 자연물에까지 확장하는 것은 인격 개념을 왜곡시켜 인간에게 고유한 존엄성을 훼손한다며 위헌 심판을 청구하였다. 스페인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갈렸다. 재판관 다수는 “존엄한 삶은 적절한 자연환경에서만 가능하다”며, 마르 메노르의 법인격 인정이 오히려 인간존엄성을 강화한다고 한다. 인간존엄성은 인간을 모든 자연적 실재의 중심에 두는 개념이 아니라, 인간이 환경과 공생하도록 요청하는 개념이라고 보았다. 반면 5명의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적절한 환경은 인간의 인격 발달과 삶의 질을 위한 조건일 뿐 환경보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고, “자연보호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인간과 자연을 동일한 가치론적 평면에 놓아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반대의견은 자연(물)의 법인격이라는 발상이 에콰도르나 볼리비아와 같은 나라들의 (특히 원주민의) 우주론이나 세계관에 뿌리를 둔 것으로, 유럽은 이미 범신론적·애니미즘적 세계 이해를 넘어 합리주의적·과학적 문화로 발전해 왔다고 하였다. 나는 여기서 에콰도르가 단순히 “자연물에 영혼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자연의 권리를 인정해 준 것으로 보는 듯한 반대의견의 시각에 대해 비판하고자 한다. 먼저 에콰도르의 자연의 권리법제는 원주민 세계관만의 산물은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원주민적 사유의 영향뿐 아니라 법학에서의 자연물의 권리에 관한 논의, 지구를 단일한 자기조절시스템으로 보는 지구시스템과학의 이해 및 대지윤리나 지구헌장과 같은 윤리적·종교적 흐름이 결합돼 있다. 한편 반대의견은 애니미즘을 열등한 원시적 사고로 이해하는 듯하다. 그런데 서구의 자연-문화 이분법을 넘어 세계의 다양한 존재론적 방식을 재조명한 프랑스 인류학자 필립 데스콜라에 따르면, 애니미즘은 인간과 비인간이 서로 다른 몸을 가졌더라도 일정한 내면성(의식, 영혼 등)을 공유한다고 보는 존재론적 인식 체계로, 단순한 믿음이 아니라 인간이 비인간과 맺는 관계 양식이라고 한다. 오늘날 기후·생태위기 시대에는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위계를 절대화하기보다,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로 공생의 질서 속에 놓여 있음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고유성을 인정하더라도 그것은 인간 우월성이나 예외성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아니라, 더 큰 윤리적·법적 책임을 요구하는 근거가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자연과의 공생을 강조하는 에콰도르의 세계관은 극복돼야 할 전근대적 믿음 체계가 아니라, 오히려 오늘날 진지한 존중을 받아야 할 사유 양식이라 할 것이다. 글 _ 박태현 요셉 다미아노(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지구법학회장)

발행일 2026-04-05 제3485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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