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소리 맞추듯…배경 달라도 마음은 하나”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이주노동자지원센터 ‘김포이웃살이.’ 주말이면 이곳 지하에서 기타와 드럼 소리가 새어 나온다. 음악 소리를 따라 지하 1층 음악 연습실로 내려가면 일렉과 베이스 기타, 드럼, 피아노 소리가 한데 어우러진다. 각 악기를 맡은 학생들은 영국 싱어송라이터 스팅의 노래 <Englishman in New York>를 맞춰 나간다. 서툰 대목에서는 서로 눈짓을 주고받고, 다시 박자를 맞추며 곡을 이어 간다. 한국 청소년과 이주 배경 청소년이 함께 만든 센터의 하나뿐인 청소년 밴드 ‘이쁜이 쉐이크’다. 네 명으로 구성된 밴드 멤버 가운데 두 명은 한국 청소년, 두 명은 어머니가 외국인인 이주 배경 청소년이다. 밴드는 보컬이자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이재영(요셉) 군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고1 여름방학 때 밴드를 만들어 음악을 해 보고 싶었어요. 친한 친구들 가운데 악기를 조금이라도 다룰 줄 아는 친구들과 모여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이주 배경 청소년인 이 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센터와 인연을 맺었다. 센터가 이주 배경 청소년을 위해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 ‘꿈터’에서 처음 기타를 배웠다. 음악 선생님에게 통기타와 일렉 기타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베이스 기타에도 관심이 생겼다. 중학생이 된 뒤에는 센터가 이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작은 공연 무대에도 올랐다. 고등학생이 된 2025년에는 센터에서 만난 친구들을 모아 직접 밴드를 만들었다. 기타를 배우던 공간은 이제 친구들과 함께 연습하는 밴드 연습실이 됐다. 이 군은 악기를 처음 접하는 친구들에게 직접 연주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센터는 이주 배경 청소년뿐 아니라 지역 청소년들에게도 열려 있다. 이 때문에 밴드도 국적이나 배경을 따지기보다 평소 가까이 지내던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꾸려졌다. 같은 이주 배경 청소년인 원대연 군은 드럼을 맡고, 한국 청소년인 구예찬 군과 양희훈 군은 각각 베이스 기타와 피아노를 연주한다. 원 군은 중학생 때 이 군과 함께 센터 공연 무대에 오른 경험도 있다. 이들은 5월 10일 김포시 제2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리는 ‘이주민 장기자랑’ 무대에도 함께 서고 싶었다. 센터 담당 김주찬(알베르토) 신부의 색소폰 연주에 맞춰 합주하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학교 시험 기간과 연습 일정이 겹치면서 이번에는 이 군만 무대에 오르기로 했다.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된 친구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내년이면 고3이 되는 만큼 앞으로 밴드 활동을 얼마나 이어갈 수 있을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센터 안에서 음악을 매개로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 맺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꿈도 조금씩 키우고 있다. 원 군은 간호사, 구 군은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 군은 성인이 되면 악기를 들고 도심에 나가 버스킹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주민과 이주 배경 가정, 지역 주민이 구별 없이 어울리는 공동체를 지향해 왔다.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고, 함께 활동하며 사회성을 키워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런 점에서 이 밴드는 단순한 취미 모임을 넘어 센터가 꾸준히 이어 온 교육과 돌봄의 결실이기도 하다. 센터가 지자체 등과 연계해 청소년들에게 음악과 미술 등 예술 활동의 기회를 마련해 온 시간이 밴드라는 모습으로 이어진 셈이다. 센터 사회복지사 서효정(미카엘라) 팀장은 “2014년부터 공모 사업을 통해 예산을 지원받아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왔다”며 “음악 연습실과 악기를 갖춘 것도 관심 있는 학생들이 누구나 배우고,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음악 안에서 친구가 되고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센터의 운영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5-10 제3490호 17면

제주교구 사회사목국, 청년 사목 패러다임 진단

청년의 실제 삶에 진정으로 응답하는 새로운 사목으로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주교구 사회사목국 주관으로 5월 2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10회 ‘제주, 기쁨과 희망’ 포럼에서 살레시오회 박정우(요한 세례자) 신부는 “청년들의 고립된 삶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상처 입은 청년들과 나란히 걷는 인격적 동반”이 청년 사목의 본질이라며, 청년 사목의 패러다임이 ‘관리에서 동반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신부는 ‘함께 걷는 여정’으로서의 가톨릭 청년 사목 재조명: 영적 동반 사목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하며 오늘날 청년들이 처한 위기를 짚었다. 특히 신앙이 공동체적 투신이 아니라 개인의 심리적 위안을 위한 도구로 축소되는 ‘사사화(私事化)’ 현상에 주목했다. 교리적 권위에 일방적으로 순응하기보다 다양한 영적 시장에서 개인 취향에 맞는 묵상과 영성만 선별해 소비하는, 이른바 ‘영적 옴니보어(Omnivore)’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 신부는 2022년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서 20대와 30대의 주일미사 참례율이 각각 7.1%, 7.7%에 그친다는 점도 제시했다. 그는 이 수치가 “단순한 인구 감소를 넘어 교회가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영적 안식처가 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교회 내부의 구조적 문제도 다뤘다. 수평적 소통에 익숙한 청년들에게 맹목적 순종을 강요하는 본당 문화, 청년을 사목의 주체가 아닌 행사 유지를 위한 기능적 인력으로 취급하는 태도, 봉사를 거절할 때 밀려오는 죄책감과 의무감의 이중고가 청년들을 교회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신부는 ‘성사적 동반’을 강조하며, “섣부른 훈계를 멈추고 청년의 언어에 겸손하게 귀 기울이는 ‘경청하는 교회’, 절망한 청년들 곁에 조건 없이 다가가는 ‘동반의 여정’, 인내로운 경청을 통해 닫힌 마음을 여는 ‘전인적 치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시노달리타스에 기반한 성찰적 제도화, 청년들을 사명 수행의 온전한 주체자로 격상시키는 구조 재편, 나이별 분리 사목을 넘어서는 통합적 세대 사목 등도 과제로 제안했다. 특히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가 청년들을 단순히 동원하는 행사가 아니라 기획부터 실행까지 청년들에게 실질적 권한을 위임하는 무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2027 서울 WYD를 앞두고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교회와 지역사회가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이어지며,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들의 참여를 이끌 예정이다. ‘제주, 기쁨과 희망’ 포럼은 2022년 시작됐다. 제16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교구 종합 보고서에서 교구민들이 지역사회의 현실 문제와 교회 공동체 문화에 깊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교구는 인권·평화·생태·환경 등 현실 문제에 교회가 적극 참여하는 장으로 포럼을 열어 왔다. 그동안 제주 4·3 사건, 희년과 생태적 회개, 제2공항과 도민 자기 결정권 등 제주 사회의 주요 현안을 다루며 교구민의 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포럼에서는 사회적기업 ‘섬이다’ 대표 김종현 씨의 ‘창조적인 사람과 교회 - 안전지대, 문화 경험, 소명 의식’ 주제 발표도 있었다. 김 씨는 청년들을 위한 안전지대로서의 교회, 문화 활동을 통한 높은 단계 욕구를 향한 경험 제공, 성장의 기회 제공 등을 젊은 교회를 위해 나아갈 방향으로 강조했다.

발행일 2026-05-10 제3490호 17면

‘가난의 대물림’ 낳는 구조적 빈곤…“근원적 해결책은 교육”

2015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17개의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가운데 네 번째 목표인 SDG4는 모두를 위한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과 평생학습 기회 증진을 명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사회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곳곳에서는 끊임없는 분쟁과 폭력, 구조적 빈곤과 재난으로 수많은 아동·청소년이 배울 권리를 빼앗긴 채 가난과 고통을 대물림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국제개발협력 사업 가운데 아동·청소년 교육 지원이 지니는 중요성을 짚어보고, 한국교회 국제개발협력 주체들의 실천을 살펴본다. 유혈 사태, 구조적 빈곤… 학교 밖으로 내몰린 아이들 2023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2억7200만 명의 아동·청소년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 학령기임에도 미취학 상태인 비율은 고소득 국가에서는 3%에 불과하지만, 저소득 국가에서는 36%에 이른다. 국가 간 소득 격차로 인한 교육 불평등은 세계 곳곳의 분쟁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란, 시리아, 예멘, 남수단, 콩고, 미얀마 등 50개 이상 국가에서는 유혈 충돌로 학교가 파괴되거나 휴교와 수업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 군부 쿠데타 이후 유혈 탄압이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에서는 지난 5년 동안 최소 8만9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여겨졌던 카친주에서도 군사 충돌이 확산되면서 공교육 체계가 사실상 붕괴되고 있다. 주민들은 임시 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군부의 폭격을 피해 산과 강가로 수시로 피신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희망재단이 센터를 세워 지원했던 장애 아동 특수교육 프로그램도 이러한 이유로 여러 차례 중단됐다. 구조적 빈곤으로 학업을 포기한 아동·청소년의 현실도 심각하다. 라오스 후아판주 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후아판주 내 고등학생 1만7921명 중 50% 이상이 학업을 중단한 상태다. 지역에서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거의 없어 많은 청소년이 수도 비엔티안이나 인접국에서 가사도우미 등 저임금 노동을 하고 있다. 세계 10대 차 생산국인 방글라데시는 차 재배 지역 학생들의 학업 단절이 심각하다. 부모들이 장시간 농장에서 일하면서 아동 보호와 초기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2021년 국제노동기구 조사에 따르면, 차 재배 가구의 63%는 근무 시간 동안 6세 미만 아동을 방치하고 있으며, 28%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 12세 미만 형제자매가 어린 동생을 돌보고 있다. 빈곤이 세대를 넘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배울 수 있게, 대물림을 끊을 수 있게’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다. 유네스코 ‘글로벌 교육 모니터링 보고서(GEM)’에 따르면 모든 학생이 기초적인 읽기 능력을 갖춘 채 학교를 졸업할 경우 약 1억7100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세계 빈곤율도 약 12%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국에서 진행되는 국제개발협력 사업 가운데서도 아동·청소년 교육 지원은 중요한 분야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한국교회 국제개발협력 주체들도 아동·청소년 교육 지원을 우선순위로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한국희망재단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9개국에서 교육 접근성 확대, 방과 후 학습 지원, 심리·사회적 지원, 취약 청소년과 미성년 한부모 역량 강화, 성평등과 아동 권리 보호, 지역사회 인식 개선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난과 분쟁으로 교육 기반이 무너진 지역에서는 학교와 기숙사를 건립해 기본적인 교육 환경을 마련하고, 교사 양성과 성평등 교육, 직업기술 교육 등을 통해 교육의 질과 지속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우간다에서는 2021년 3월 여성 직업 기술 교육훈련센터인 ‘우간다 요셉학교’를 개교해 7개 직업 기술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목공, 건축, 금속가공, 태양광 등 기존에 남성 중심이던 분야에 여성 참여를 확대해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아동 결혼과 청소년 임신 문제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2025년에는 취업지원센터와 건축 컨설팅 회사를 설립해 졸업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차 재배 지역에는 커뮤니티 기반 보육 센터도 설립하고 있다. 1~6세 아동 180명을 대상으로 안전한 돌봄 환경과 기초 학습, 영양 관리, 보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아동 노동의 악순환을 근절하며 교육 출발선의 격차를 완화하는 예방적 개입이다. 사단법인 평화삼천은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등에서 20여 개 학교를 지원하며 교육 환경 개선과 학습 지원, 직업교육 기반 조성에 힘쓰고 있다. 공교육에서 소외된 아동·청소년을 발굴해 지역 상황에 맞는 지원을 제공하고,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필리핀 리살주 산마태오군 빈민 밀집 지역에 세운 ‘반올림희망학교’는 학업이 중단된 아동·청소년들에게 기초 학습과 무료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공부방을 넘어 성 착취 등 위험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졸업생들은 후배들의 멘토가 되거나 평화삼천이 진행하는 치과 의료 봉사 활동에 참여해 환자 모집, 접수, 통역 등을 맡고 있다. 일방적 수혜자 이상의 세계시민으로, ‘받는 사람’에서 ‘나누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선순환이다. 평화삼천은 창립 20주년을 맞은 2023년을 기점으로 청소년·청년의 실질적 자립을 위한 기술교육 분야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 까마우성 한베직업전문대학에는 컴퓨터그래픽 교육 과정을 도입했고, 라오스 후아판주에는 기술교육센터를 설립해 재봉과 IT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희망재단과 평화삼천은 정부나 대형 NGO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교육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희망재단 이사장 서북원(베드로) 신부는 “우리의 사명은 가난과 장애, 분쟁, 소수민족이라는 이유로, 혹은 학교가 멀다는 이유만으로 교육에서 밀려난 아이들이 다시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삼천 운영위원장 박창일(요한 사도) 신부는 “평화는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의 삶을 연결하며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후원자와 자원봉사자, 현지 주민과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작은 변화들이 모여 지구촌 평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17면

[YOUTH] 가톨릭관동대 ‘두둥탁 봉사단’의 사랑 나눔

취업 준비와 자기 계발, 자격증 취득 등으로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는 대학생들에게 봉사와 재능 기부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하지만 전공 분야에서 쌓은 역량을 사회와 나누며 진로 실습의 기회로도 삼는 대학생들이 있다. 조리·외식 전문 지식을 살려 소외 계층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전하는 가톨릭관동대학교 ‘두둥탁 봉사단’은, 진로 개발과 나눔의 기쁨을 함께 실현하며 ‘공동선’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두·둥·탁’… 세 가지 맛 사랑 나눔 두둥탁 봉사단은 가톨릭관동대 조리외식경영학전공 소속 재학생들의 재능 기부 동아리다. ‘인간과 자연과 생명을 경외하고, 진실한 자세로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전문인을 양성한다’는 대학의 교육 이념에 따라, 전공 특성을 살린 지역사회 봉사 활동을 지속해 왔다. 두둥탁 봉사단은 세 가지 활동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취약계층 노인을 위한 ‘짜장면 나눔’ ▲지역 사회복지시설 방문 제과제빵 쿠킹클래스 ‘꿈빵’ ▲복지시설 아동·청소년들에게 특식을 전하는 ‘맛드린’이다. 2018년 시작된 짜장면 나눔은 주로 복지시설이 문을 닫는 토요일, 식사를 거르기 쉬운 홀몸 어르신과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따뜻한 점심 한 끼를 제공하는 무료 급식 봉사다. 매주 토요일 강원도 강릉시 남대천교 작은쉼터 공간은 두둥탁 봉사단의 야외 주방이자 음식 나눔터로 변신한다. 봉사단은 오전 9시부터 재료 손질과 국수 반죽, 조리에 나서 정오부터 약 250인분의 짜장면을 정성껏 배식한다. 봉사 활동을 주관하는 지역 복지재단, 쉼터 공간을 리모델링해 준 강릉시, 조리 기구와 식자재 자금을 후원하는 여러 기관·단체의 도움도 있지만, 국수 반죽만큼은 두둥탁 봉사단이 스스로 마련할 만큼 성의를 들인다. 매주 목요일 열리는 꿈빵 동아리 활동은 아동·청소년과 장애인 등 복지시설 이용자들이 직접 간식을 만들어보며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는 제과제빵 교실이다. 봉사단원들은 강의자로서 전문성을 쌓고, 참여자들은 제과 경험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는 기회를 얻는다. 수업 후 봉사단원들은 수강생들이 직접 만든 빵과 쿠키, 케이크를 이웃과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예쁘게 포장해 주는 정성도 잊지 않는다. 2025년에는 초등학생들과 함께 만든 빵을 지역 홀몸노인에게 전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펼쳤다. 맛드린 동아리 활동은 외식할 기회가 드문 지역 사회복지시설 아동·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외식 메뉴를 대접하는 봉사다. 봉사단은 포크커틀릿, 파스타, 다코야키 등 인기 메뉴를 손수 만들어 대접하며, 아이들이 스스로 소중한 존재임을 느끼고 또래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위축되지 않도록 응원한다. 봉사단원들은 이 시간을 통해 실습을 넘어, 조리와 외식 경영 전문가로서의 보람과 소명을 체험하고 있다. 정영주 책임교수는 “학생들이 배운 지식과 기술을 자신을 넘어 공동체를 위한 나눔으로 확장해 가는 모습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이런 현장 경험이 인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는 바탕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상을 이롭게”…나눔을 통해 자라는 전문인 가톨릭관동대는 사회봉사 활동 교과목을 전교생 필수로 운영하고 있으며, 졸업 필수 요건에도 포함해 학생들의 봉사 참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를 단순 의무가 아닌 진로 계발의 연장선이자 성취의 경험으로 받아들이며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두둥탁 봉사단은 사회 환원을 강조하는 대학의 학풍과 맞물려, 학생들을 ‘공동선’의 의미를 깨닫고 몸소 실천하는 전문인으로 양성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학교 인근에 베이커리 카페 ‘미르펠유’를 창업해 운영하는 두둥탁 봉사단 출신 김윤재(16학번) 씨는 매장에서 판매하고 남은 빵을 꾸준히 지역 주민센터와 복지시설에 나누고 있다. 재학생 시절 꿈빵으로 키워온 이웃사랑 정신을 꾸준히 이어가는 실천 방법이다. 재고를 기부하기보다는 할인해 팔거나 재가공 또는 폐기하는 편이 사실 손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이 아닐까. 김 씨는 “효용성도 중요하지만, 작은 재능이라도 공동체와 나누고 사회에 공헌하는 기쁨은 ‘나’ 혼자 잘사는 외로운 삶에 견줄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고 답했다. 그는 꿈빵 활동을 하는 후배들을 위해 각종 제과 재료를 지원하거나 직접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김형일(리카르도) 지도교수는 “직업인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회인이기에, 화합의 정신이 없이는 직업적 성공을 이룰 수도, 보람을 느낄 수도 없다”며 “두둥탁 봉사단은 학생들이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스스로 성장의 의미를 찾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김호석 지도교수도 “작은 일도 성실하게, 때로는 손해처럼 보여도 인내하며 초심을 지키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두둥탁 봉사단처럼 실천 중심의 인성 교육과 지역 연계를 통해 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인재 양성에 앞으로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2-08 제3478호 17면

인천교구 상3동본당 청년회 “‘같이’의 가치로 화합의 열매 맺다”

어려움은 공동체를 더욱 단단히 엮는 힘이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함께 극복해 낸 기억 속에서 더 깊이 연결된다. 조금은 부족한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붙들고 일어선 청년들이 있다. 침체된 본당 청년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바쁜 일상 속에서도 기도와 애덕을 나누고, 공동체 안에 ‘같이’의 가치를 새롭게 싹 틔운 이들. 인천교구 부천 상3동본당(주임 김영건 베난시오 신부) 청년회의 이야기다. ‘같이’로 쓰고 ‘가치’로 읽는다 소아암 환자 돕기 모금, 청년 레지오 마리애 창단, 교구 희년 순례지 순례…. 본당 청년회가 2025년 한 해 동안 실천한 청년회 활성화 계획의 일부다. 취업과 학업, 입대 등으로 상당수 청년이 성당을 떠나고 청년 미사 참례자가 대여섯 명까지 급감하던 현실에서 기획됐다. 청년회는 여유롭지 않은 시간과 경제 형편을 고려해 수익사업으로 운영비를 마련하고, 이웃과 나누는 활동을 계획했다. 2023년 주일학교 교사들이 먼저 시작했던 소아암 환자 돕기 기부 활동의 의미를 알고 있었기에, ‘같이’의 가치를 실천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매주 손수 구운 빵과 과자를 성당에서 판매하고, 부활 대축일에는 딸기 라떼를, 겨울에는 군고구마를 직접 만들어 팔았다. 신자들의 기부금을 받고 직접 만든 묵주 나눔도 했다. 수익보다 중요한 것은 ‘같이’의 정신이었다. 제과 반죽은 하루 전부터 준비했고, 가정용 오븐으로 소량씩 구워야 했지만, 청년들은 값을 올리지 않고 시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했다. 주일 새벽 6시부터 고구마를 굽고, 야외에서 7시간가량 판매한 뒤 오후 7시 청년미사까지 참례하는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았다. 청년들의 열정에 동참하고자 별도로 기부금을 넣고 가는 신자들에게 화답하기 위해 묵주를 만들 때는 한 알 한 알 꿸 때마다 기도문을 바쳤다. 2026년 1월 2일,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에 그간 모은 400만 원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청년들은 “고생하는 시간마저 서로 나누며 일치를 이뤄낸 행복한 시간이었음”을 되새겼다. 희년 순례 역시 단순한 전대사를 넘어 친구를 위해 기도하고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시간으로 삼았다. ‘같이’의 가치가 생동하는 공동체가 됐음이 입소문을 탔던 걸까. 하반기에는 청년 레지오 마리애에 많은 청년이 자발적으로 입단 신청하는 꿈같은 일이 일어났다. 신청자 중에는 전입한 지 얼마 안 된 청년도, 이웃 본당 청년도 있었다. 3월부터 창단을 준비하며 꾸준히 홍보했지만 무반응이었던 상반기의 분위기를 뒤집은 반전이고 기적이었다. 그 결과 ‘바다의 별’ 쁘레시디움이 단원 6명으로 11월 정식 출범했다. ‘함께’라는 나무가 맺은 ‘변화’의 열매 1년 만에 주일 청년미사 참례 인원은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청년회 소속 인원도 28명으로 늘었다. 청년 레지오 마리애 단원을 중심으로 모두를 환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고3 수험생은 물론 오랜 냉담 끝에 돌아온 청년들도 자연스럽게 앞자리에 함께 앉았다. 2025년 1월 전입한 신건호(루카) 씨는 “미사 후에도 청년들이 먼저 다가와서 챙겨주고 활동을 권해 빠르게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나도 환대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학업, 직장 생활로 바쁜 가운데 청년들은 간신히 시간을 쪼개 함께했다. 누구 하나 생색 내지 않고 서로를 먼저 챙긴 시간 속에, ‘같이’의 가치는 자연스레 체화됐다. 청년들은 “본당 청년회가 다시 살아난 기적도,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됐다”고 고백한다. 성인 레지오 마리애 간부들이 바다의 별 회합에 참관하며 지속적인 도움을 전하고 있는 것도 큰 힘이 됐다. 장혜원(카타리나) 청년회 부회장은 “계획 단계부터 제약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신부님들, 기부에 함께해 주시고 냉담 청년들을 우리에게 연결해 준 본당 어른들께 감사드린다”며 “언제나 가까이에서 먼저 도와주시는 청년분과장님께도 특별한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상3동본당 이세희 청년분과장, “청년들이 이룬 보물들 지키는 우군 되고 싶어” 본당 청년회가 열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청년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 사목 체계와 묵묵히 동행한 어른들의 역할이 있었다. 본당 평신도사도직협의회(이하 평협)와 산하 청년분과는 ▲재정 지원 ▲시설 제공 ▲활동 홍보 및 신자 협조 요청 ▲계획·예산 조력 ▲문제 발생 시 공동 해결 등 여러 방면에서 청년회의 조직적 활동을 도왔다. 특히 청년분과는 현장 중심 조력자이자 중간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청년 활동에 함께하고, 세대 간 소통을 매개하며, 어려움이 생기면 곁에서 해결책을 함께 모색했다. 이세희(베로니카) 분과장은 “협조적으로 무엇이든 해보려는 청년들의 진심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기에, 이들이 온전히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도록 어른들도 적극적으로 서포터 역할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인원이 부족해 청년미사에서조차 흩어져 앉는 청년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다른 시간에 미사에 참례하는 이들에게 다가가 청년미사로 초대하는 등 이 분과장의 세심한 도움도 청년회 초기 응집에 큰 보탬이 됐다. 그는 “하느님을 닮아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고, 공로를 다른 이에게 돌리며 오히려 자신은 드러나지 않으려 하는 청년들의 선한 마음이 더 많이 조명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실 물건을 더 비싸게 팔아도 신자들이 기특해하며 사 주셨을 거라는 걸 알았을 텐데, 청년들은 공동체를 위해 기쁘게 헌신했죠. 그 노력이 더 보상받기를 바라는 사람은 오히려 저희 평협과 청년분과 사람들일 거예요. 그래서 저희 어른들의 꿈은 참견쟁이가 아니라 ‘키다리 아저씨’가 되는 겁니다. 청년들이 이뤄낸 소중한 것들을 지켜주는 우군이 되고 싶습니다.”

발행일 2026-01-11 제3474호 17면

인보자연숲교육센터 “아이들 자연감수성 ‘숲 체험’으로 키워요”

충남 예산에 자리한 인보성체수도회 ‘인보자연숲교육센터’(센터장 김현미 이냐시아 수녀, Inbo Nature forest Education Center, 이하 INEC)는 아동·청소년에게 하느님·이웃·자연 사랑을 핵심 가치로 한 ‘카리타스(인보·隣保)’ 생태 영성 교육을 펼치는 숲속 생태 영성 교육 시설이다. 도시에서의 삶이 익숙한 아이들이 자연과 다시 연결될 기회를 제공하고, 지구를 착취 대상이 아닌 ‘이웃’으로 느끼게 하는 INEC의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움직이는 생태학교 ‘움직이는 생태학교’는 INEC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오감을 활용한 숲 체험을 중심으로 한다. 아이들은 탐험대로 변신해 숲을 관찰하고 만지고 냄새 맡으며 자연의 신비를 온몸으로 경험한다. 직접 나무 둘레와 부피를 재고, 한 그루의 탄소 흡수량을 계산해 자신의 탄소 배출량과 비교해 본다. 단순 숲 체험을 넘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것이다. 인간이 배출하는 엄청난 탄소량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하게 하며, 나무가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깨닫게 한다. 센터 내 ‘탄소숲 - 작은지구 정원’은 프로그램의 이해를 더욱 깊게 한다. 대나무를 베어 만든 터널이 이어지고 수세미가 초록 커튼을 이루는 정원을 걸으며 아이들은 생태 지식을 몸소 익힌다. 이주연(레지나) 수녀는 “베어진 나무에도 탄소 저장 기능이 남아 있고, 자연 수세미는 인간에게 그늘을 제공할뿐더러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하지 않는다"라며 “교과서로만 배웠던 지식이 체험을 통해 아이들 마음에 은총처럼 스며든다”고 말했다. 소중한 공동의 집 지구 우리가 지켜요 탄소중립 산림교육 프로그램 ‘소중한 공동의 집 우리가 지켜요’는 기후위기를 미래세대인 아동·청소년이 제대로 인식하고 행동하도록 돕는다. 기후와 생태를 주제로 한 실감형 배움과 놀이·체험활동이 어우러져 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 마지노선인 1.5℃까지 남은 시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후위기 탄소시계를 통해 위기의식을 일깨운 뒤 환경 골든벨, 재활용 교구를 활용한 게임, 대나무 물총을 이용한 ‘노 플라스틱(No-Plastic) 올림픽’ 등을 함께한다. 프로그램 이후 아이들의 실질적인 변화도 돋보인다. 이전에는 에어컨 사용에 무심했던 아이들이 스스로 절전 행동에 나서고, 부모·교사·친구에게 환경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한 아이는 “자연이 이렇게 재미있는 놀이터인 줄 알았으면 나무와 풀꽃, 곤충들을 더 소중히 여겼을 텐데 아쉽다”며 등하굣길에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자연을 바라보는 습관을 갖기 시작했다는 소감을 전하고 있다. 건강 증진 크나이프 ‘건강 증진 크나이프’는 독일의 세바스티안 크나이프 신부가 창시한 자연치유 요법을 바탕으로 자연의 회복력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에 익숙해 움직임이 부족한 아이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놀며 자연 치유를 경험하도록 돕는다. 싱잉볼 명상, 가공식품 대신 채소 간식 먹기, 직접 딴 망개나무잎으로 떡 찌기 등 자연에서 비롯된 건강한 먹거리를 접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또 차가운 물에 팔 담그기, 허리를 펴고 무릎을 굽히지 않은 채 보폭을 크게 내딛는 ‘학다리 걷기’ 등을 통해 건강한 움직임과 감각을 회복한다. 생태 영성 캠프·피정 생태 영성 캠프·피정은 인간뿐 아니라 ‘자연도 이웃으로 사랑하라’는 생태적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전하는 여름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놀이용 밧줄, 집라인과 그네, 대나무 썰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숲속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해먹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숲 그늘의 시원함을 체감한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과, 그 모습을 잃어 가는 지금의 세상을 비교해 보는 창세기 활동은 아이들이 자연의 이웃으로서 작은 실천에 나서야 하는 사명감을 부여한다. 또 지구를 향한 위로 메시지와 실천 계획을 나누고, 캠프·피정 기간 숙소의 에어컨 희망 온도를 높이거나 불필요한 전등은 켜지 않고 스마트폰 사용도 줄이며 자연과 다시 관계 맺는 법을 배운다. 자연과 접촉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이 보이는 범불안장애와 주의력결핍 등 일련의 행동 문제에 많은 전문가가 자연과의 재결합을 처방으로 제시한다. 이런 바탕에서 INEC의 체험 중심 프로그램은 교실과 학원, 아파트에 갇혀 자연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오늘날 아동·청소년에게 꼭 필요한 교육으로 주목받는다. 산림 복지 전문가이자 유아숲지도사인 센터장 김현미 수녀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라는 말씀대로, 아이들이 공동의 집 지구를 가꿀 미래 세대로서 자발적 생태 사도직에 나설 수 있도록 계속 동반하겠다”고 밝혔다. INEC는 2020년 6월 설립 이후, 수녀회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운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공공·민간 기관의 공모·배분 사업을 통해 필요한 자원을 확보해 왔다. 인력 부족과 재정난 속에서도 네 명의 수녀가 프로그램 운영부터 행정, 기관 협력까지 맡아 센터를 꾸려가고 있다. ※ 후원계좌 농협 301-0170-9011-81 (재)천주교인보성체수도회유지재단 ※ 문의 041-404-8500 인보자연숲교육센터

발행일 2025-12-07 제3469호 16면

학교 밖 청소년 ‘JU인공’, 다양한 문화 체험 통해 ‘잠재력 UP’

(재)서울가톨릭청소년회 청소년문화공간JU(관장 양재모 안드레아 신부, 이하 JU)에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한 해 동안 쌓은 진로 탐색·자기 계발·문화 체험의 성과를 선보였다. JU는 11월 22일 다리소극장에서 ‘JU인공(JU에서 인연을 맺은 친구들의 공연)’ 발표회를 열고, 공교육 밖에서도 배움을 이어가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그간의 성장 과정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자기 주도적으로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응원했다. 발표회에서는 토론&글쓰기반 청소년들이 각자 받은 키워드로 릴레이 작문을 완성해 단편 소설을 발표했고, 원어민 중급 영어대화반은 영어영화 더빙을, 일본어반은 애니메이션 속 일본의 문화를 일본어로 소개했다. 보컬·일렉기타·베이스기타반과 밴드 동아리의 무대 그리고 영상반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제작·편집한 영상도 공연을 다채롭게 채웠다. 제13기 청소년운영위원회 ‘주바라기’는 ‘학교 밖 청소년(나)이 바라본 학교 밖 청소년(너)’을 주제로 특별기획 발표를 했다. ‘사회와 기성세대의 부정적 인식을 받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스스로 노력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일까’라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학교 안팎 청소년과 기성세대 등 1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연 후에는 1년간 성실하게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 4명에 대한 ‘성실상’ 시상식과, 자기 계발과 성장에 두드러진 모습을 보인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금과 장학증서 수여식도 마련됐다. 발표회 현장에는 JU에서 꿈을 키웠던 선배들, 교육 프로그램 강사진과 봉사·후원자 등 100여 명이 함께해 격려했다. 양재모 신부는 격려사에서 “발표회를 위해 1년간 성실하게 준비한 모든 청소년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존재만으로도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잠재력을 믿고 이를 힘차게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JU는 청소년들이 꿈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동반하는 청소년 시설로, 특히 공교육을 떠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학습과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다. 이들이 스스로 배움을 선택하고 미래를 주체적으로 준비하도록 진로·학습·상담·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기관 등록 청소년 61명과 기관 이용 청소년 4281명(연인원)을 대상으로 ▲진로 탐색과 자격증 취득, 자기 계발, 문화 체험 프로그램 ▲검정고시와 수능 준비 일대일 맞춤 학습 지원 ▲직업 체험과 작업장 연계, 취업 멘토링 연계 인턴십 프로그램 ▲다방면의 문화·취업 강좌와 진로적성·심리검사가 이뤄지는 ‘JU특강’ ▲청소년 자치조직 활동 ▲여성용품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발행일 2025-12-07 제3469호 16면

“취업난·미래 불안…신앙이 청년 ‘고립감’ 낮춰”

서울 WYD 지역조직위가 청년들과 함께 특별 연구팀을 조직해 수행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위한 청년 기초 인식 조사’에서 발제자들이 주목한 점은 “청년 세대가 신앙생활을 할 경우 실제로 정서적 도움을 받는다”는 유의미한 통계가 엿보였다는 것이다. ‘업무와 학업, 취업 준비 등으로 번아웃(소진)됐던 경험’을 조사한 지표에서 천주교 신자 청년이 48.1%, 일반 청년이 40.7%로 신자 청년이 과거에 번아웃을 경험한 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의 ‘스트레스와 고립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는 신자 청년이 ‘덜 고립됐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교구 정규현 신부(마르티노·국내연학)는 “‘일반 청년 집단과 신자 청년 집단의 고립에 대한 인식’ 항목에서 일반 청년의 30%가 삶이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주변에 없다고 응답했지만, 천주교 청년은 14.8%에 불과해 2분의 1 수준으로 다른 항목들에 비해 차이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일반 청년에 비해 신자 청년이 고민을 해소할 ‘조력자’를 찾기 수월했다는 말이다. 이 외에도 경제적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 주변인과의 비교, 스펙의 버거움 등 항목에서 일반 청년에 비해 신자인 청년들의 지수가 낮았다. 이 결과는 취업과 미래에 대한 압박 등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신자 청년이 교회 공동체를 찾아오고 도움을 받아, 일반 청년에 비해 스트레스와 고립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 신부는 “교회 공동체가 개인 간 혹은 사회와의 관계 단절을 예방할 수 있는 장이자, 번아웃으로부터 돌봐줄 수 있는 ‘돌봄의 공동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역조직위 장지혜(루시아) 연구원은 “통계를 종합하면 스스로를 경제적 하층으로 인식한 청년들보다 상층으로 인식하는 청년일수록 교회 공동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진리와 사랑, 생명 관련 이슈 등에 대한 응답에서는 신자 청년이 일반 청년보다 교회 가르침에 가까운 응답을 했다. 대표적으로 ‘인간의 생명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문항에서 신자 청년의 80.8%, 일반 청년의 71.1%가 동의했다. 다만 이 중에서도 사형제, 인공 수정, 혼전 성관계 등에 대해 신자 청년들도 최소 87% 이상이 ‘문제가 없다’거나 ‘허용해도 된다’고 응답했고, 남북 평화 문제에서도 일반 청년과 신자 청년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정 신부는 “몇몇 문항을 제외하면 청년들은 종교 유무보다 성별, 문화와 정치적 신념에 따라 응답에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또 진리 가치에 대해 신자 청년들의 이타적 희생 의사가 비교적 뚜렷하게 청년 일반보다 높았지만, 과반수가 개인 수준의 상대주의적 가치관을 수용하고 있는 등의 지표를 보면 신자 청년들이 현대 사회에서 체득하고 있는 인식 틀에 대한 심화된 연구가 앞으로 더욱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바탕이 된 청년 인식 조사는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로 나뉘어 수행됐다. 양적 연구는 2025년 7월부터 8월까지 일반 청년 1973명에게 총 88개 문항을, 9개 교구 청년 사목 네트워크를 통해 표집한 가톨릭 청년 2278명에게 총 111개 문항을 설문 조사했다. 질적 연구는 2025년 2월부터 5월까지 청년 패널 41명과 청년 사목 전문가 9명을 활용해 집단 인터뷰 조사로 이뤄졌다. 조사 기간은 2025년 2월부터 8월까지였다.

발행일 2025-11-23 제3467호 16면

[인터뷰] “가르치기보다 사랑으로”…한국교회 최장 ‘44년 근속’ 교리교사 채근자 씨

한국교회 교리교사 중 최장기간인 44년 동안 근속해 온 채근자(소피아·65·인천교구 일신동본당) 씨는 한평생 교리교사로 헌신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직무에 대한 깊은 책임감’을 꼽았다. 그는 “세상에서는 찾을 수 없는, 예수님만이 주실 수 있는 무조건적 사랑을 아이들이 충만히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리교사의 가장 큰 책임이자 존재 가치”라고 말했다. 주위의 권유도 있었지만, 채 씨가 교리교사가 된 것은 무엇보다 내면 깊은 울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때 학교 교사나 보육 교사를 꿈꿨고, 비신자 가정에서 자랐지만 스스로 입교했던 그의 마음속에는 일찍부터 아이들을 향한 사랑의 열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미대 졸업 후 10여 년간 미술학원을 운영한 것도, 생업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하고자 했던 바람에서 비롯됐다. “풋내기 신앙인이었던 그때는 ‘이건 내 길이고 해야 하는 일이니까’라는 생각뿐이었어요. 물론 의무감만으로는 아이들을 보살피고 가르치는 일에서 적성을 느낄 수 없었을 거예요. 그 의무감조차 예수님에게서 온 것임을 그땐 몰랐던 거죠.” 그 사랑은 아이들과의 ‘참다운 만남’(프란치스코 교황 자의 교서 「오래된 직무」 제5항)을 이루려는 노력으로 드러났다. 매주 아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살피고, 성당에 오지 않는 아이들을 찾기 위해 토요일마다 동네를 몇 바퀴씩 돌았다. 맞벌이나 한부모 가정 등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은 집으로 찾아가 성당까지 동행하고, 간식도 더 챙겼다. 어두운 저녁이면 직접 집까지 데려다주며, “늦게 와도 괜찮아. 너를 기다리는 시간조차 선생님에게는 두근거림이야”라고 다정하게 말했다. “무엇을 가르치기보다 사랑으로 보듬는 데 집중했어요. 복잡한 교리는 어른들도 이해하기 어렵잖아요. 그저 이렇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죠. ‘아무 이유 없이 나를 챙겨주는 선생님처럼, 누군가를 깊이 아낄 수 있는 마음이 예수님의 사랑이구나….’” 어른 간의 갈등에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신앙 안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면 다시 힘이 났다. 시끄럽다고 사제에게 꾸중을 듣고, 채 씨의 전화를 피하려고 토요일마다 집 전화선을 뽑아놓던 한 아이는 의젓하게 자라 본당 교리교사로 자원하며 채 씨와 함께했다. 진지함이 부족했던 한 아이는 그 누구보다 진중한 사제로 성장했다. 9월 28일 교황청에서 봉헌된 ‘교리교사의 희년’ 미사에서 레오 14세 교황에게 직접 교리교사 직무를 받은 채 씨는 “조건 없는 예수님의 사랑을 아이들 마음에 심는 교리교사의 본분을 되새기고, 같은 사명에 헌신하는 동료 교사들을 격려하시는 교황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예수님의 무조건적 사랑은 인간적인 사랑을 뛰어넘어요. 때론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는 부모나 가족, 선생님, 친구들의 사랑조차도 예수님의 사랑 앞에서는 부족하지요. 그런 순수한 사랑에 아이들이 눈뜨도록 돕는 교리교사의 직무를 앞으로도 후배 선생님들과 함께 이어가고 싶습니다.”

발행일 2025-11-09 제3465호 16면

‘영화로 풀어낸 청년들의 솔직한 이야기’ 제5회 2030청년영화제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 이하 청년문간)이 11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서울 정릉동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제5회 2030청년영화제’를 개최한다. 올해 영화제는 한층 큰 규모로 펼쳐지고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올해의 2030청년영화제 홍보대사, 2030청년영화제가 주목하는 올해의 배우를 초청하는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기획됐다. 청년들이 경쟁과 수상을 넘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며 함께 성장하는 자리인 ‘청년 영화인 콘퍼런스’도 열린다. 상영작은 2025년 제작지원작 8편, 2024년 제작지원작 9편, 경쟁작 10편, 초청작 16편, 특별 섹션 9편 등 50여 편이다. 개막식은 26일 아리랑시네센터 3층 아리랑인디웨이브관에서, 폐막식은 30일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진행 예정이다. 올해 영화제는 갈등과 경쟁의 시대에도 함께 나아가려는 청년 세대의 의지를 발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영화제 포스터 속 형상도 서로 몸을 맞대 ‘함께(Together)’라는 단어를 완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분열된 사회에서도 서로 이어지는 인간의 본질적 힘인 ‘연대’를 시각화했다. 2030청년영화제는 청년문간이 2021년부터 열어온 행사로, 청년들에게 영화를 매개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전문 영화인 멘토와 함께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하고 상영하는 경험 속에서 자신의 가능성과 용기를 발견하게 하는 기회의 장이다. 영화 전공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청년 예술인 지원은 대부분 공모형·단기 사업 중심으로 운영돼 경력이나 네트워크가 부족한 초기 청년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지역 영화제의 축소로 인해 신진 창작자들의 기회도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사회 전반의 불안정 속에 ‘포기’의 경험이 일상화한 청년들에게 2030청년영화제는 큰 격려의 장이 될 것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청년문간 이사장 이문수(글라렛선교수도회) 신부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청년들이 영화를 통해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영화제를 통해 많은 청년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더 큰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청년문간은 2015년 어느 고시원에서 굶주림 끝에 사망한 한 청년의 이야기가 계기가 되어 2017년 세워진 식당 ‘청년밥상문간’을 토대로 글라렛선교수도회가 2020년 설립한 비영리 기관이다. 청년들에게 3000원에 격려의 김치찌개 식사 한 끼를 제공하는 식당에서 나아가 사회와의 연결 기회를 주고, 잠재력을 발휘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청년문간은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청년들이 직접 세계 이웃을 찾아가 희망과 기회(짐바브웨 공용어로 ‘무카나’)를 선사하는 ‘무카나 프로젝트’, 청년들이 노인들과 만나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직접 그림책과 자서전을 제작해 안겨주는 ‘세대공감 잇다’ 프로그램 등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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