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하느님을 닮은 삶 / 민경화 기자

민경화 루치아 기자
입력일 2022-10-18 수정일 2022-10-18 발행일 2022-10-23 제 331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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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로 붐비는 역 앞을 지나다 보면 하느님을 믿으라고 말을 건네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거절의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막무가내로 전단지를 손앞까지 들이미는 그들의 적극성이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썩 유쾌할 것 같지 않다. 뿐만 아니라 조용한 열차 안에서 “예수를 믿으라”고 외치는 이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전교를 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그 방법은 멀지 않은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책을 통해 하느님 말씀을 전해온 도서출판 동녘 이건복 대표. 그가 출판한 책에는 ‘하느님’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 45년간 그가 지켰던 경영철학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필요한 책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 결과 동녘의 책들엔 사랑, 정의, 평화의 메시지가 담겼고, 세상에 하느님의 가르침을 전했다. 그의 실천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복지시설 책 기증, 소년소녀 가장 후원으로 이어졌다.

대전교구 관저동본당 신자들은 일회용품과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생태환경을 위해 노력하자는 주임신부의 의견에 신자들은 이견이 없었고, 그 실천은 교회 밖까지 이어졌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지구를 위해 거룩한 불편함을 감수하는 신자들의 변화는 신자가 아닌 이들이 가톨릭에 대해 궁금해하는 계기가 됐다. 그들은 거리에서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란 문구를 내세우지 않았고, 불편해 하는 사람들을 붙잡고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놓지도 않았다. 하느님이 보시기 좋은 삶을 살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 누구나 그들이 그리스도인임을 알 수 있었다. 또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로 그들은 이 땅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었다.

민경화 루치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