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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한 신부와 함께하는 기도 따라하기] (5)예수님의 측은한 마음과 사랑

입력일 2022-10-12 수정일 2022-10-12 발행일 2022-10-16 제 3314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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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 구절: 마르 6,30-44 오천 명을 먹이시다

■ 청할 은총: 예수님처럼 가엾은 마음이 들 수 있는 은총과 합리적인 생각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뜻을 알아들을 수 있는 은총을 청합니다.

■ 기도 요점:

1.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34절)이 드셨다고 했는데 ‘가엾은 마음’이라는 그리스어 ‘에스플랑크니스테’(esplagchnisthe)는 강렬한 마음의 발로를 나타낼 때 사용되며, ‘창자에서부터’ 느껴지는 애틋함과 간절함이 있는 마음을 말합니다. 이 단어는 항상 인간에 대한 예수님의 깊은 사랑과 관련해서 사용됩니다. 나도 이러한 마음을 체험한 적이 있는가를 기억해봅니다. 경험이 있다면 어떠한 상황에서 그러한 마음이 들었는가를 고찰해봅니다. 가엾은 마음이 들었을 때 어떠한 행동이 나타났는가를 기억해보고, 어떻게 해야 했는가를 생각해봅니다. 예수님께서 느꼈던 ‘가엾은 마음’을 진심으로 느껴봅니다.

2. “저들을 돌려보내시어, 주변 촌락이나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 것을 사게 하십시오.”(36절) 여기서 ‘하십시오’라는 말은 제자들이 이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자신들의 생각을 하느님의 뜻이라고 판단하는 제자들처럼 우리도 가장 알맞고 합리적인 생각을 하느님의 뜻이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는가를 숙고해봅니다. 그리고 너무나 확고해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예수님의 뜻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를 성찰해봅니다.

3. ‘하십시오’는 제자들이 ‘자신들이 맞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한 말입니다. 이 생각을 내려놓고 있는 상태라면 무엇이라고 말해야 했을까를 생각해봅니다. “주님, 저희들의 생각에는 저녁때가 되고, 더군다나 외딴 곳이기에 군중을 흩어지게 하여 저녁 식사를 해결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라고 말씀드리고 예수님 말씀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즉 내가 가진 가장 좋은 생각을 주님께 봉헌하고 주님의 뜻을 알고 행하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요? 나는 ‘맞다는 생각’을 봉헌하고 비우며 내려놓아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고 행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봅니다.

4. ‘오천 명을 먹이시는’ 이야기를 가지고 기도를 할 때 ‘배불리 먹은 것’에 초점에 맞추어 기도하고 있는가 아니면 ‘남은 빵 조각과 물고기를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43절)고 하듯 ‘하늘 나라는 먹고도 남을 나라’라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 기도하고 있는가를 숙고해봅니다. ‘배불리 먹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예수님이 제외되어 있다는 것이고 배고파지면 다시 배부르고 싶은 마음으로 현상에만 집착해 있는 내 중심적인 기도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늘 나라’에 초점이 맞추어지면 지금 배고프고 배부르고의 문제가 아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생겨 예수님의 뜻에 초점을 맞추어 기도하게 됩니다. 이것에 비추어보아 나의 기도 초점이 내 중심적인 사랑의 ‘배부름’에 있는가 아니면 ‘하느님 나라’로 초대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에 있는가를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