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윤공희 대주교 백수(白壽) 축하연·감사 미사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08-30 수정일 2022-08-30 발행일 2022-09-04 제 3309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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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주교단 최초 99세 생일 “축하합니다”

김희중·조환길 대주교 등 참석
교구 신자들 영적 예물 봉헌

윤공희 대주교 백수 축하연이 열린 8월 27일 광주대교구청에서 윤 대주교가 축하 케이크 촛불을 끄고 있다. 왼쪽부터 최창무 대주교, 김희중 대주교, 윤 대주교, 조환길 대주교, 옥현진 주교.

아흔아홉, 올해 11월 8일 백수(白壽)를 맞는 전 광주대교구장 윤공희(빅토리노) 대주교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광주대교구는 8월 27일 광주대교구청과 광주 염주동성당에서 윤 대주교 백수 축하연과 감사 미사를 거행했다. 이날 미사는 윤 대주교가 주례하고 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안드레아) 대주교와 광주대교구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등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참석자들은 윤 대주교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고 하느님 뜻에 따라 평생 복음화에 헌신한 윤 대주교의 모범을 따를 것을 약속했다.

주교회의 부의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는 “한국교회 역사상 처음 있는 성직자 백수 잔치를 축하드린다”며 “하느님 은총으로 백수를 넘어 만수무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주교는 유흥식(라자로) 추기경 서임식 참례로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를 대신해 주교단 대표로 축사했다.

축사를 한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윤관식(미카엘) 회장도 “오늘은 주님께서 마련하신 날”이라며 “오래오래 곁에 함께해 달라”고 윤 대주교에게 요청했다. 교구 사제단과 여성위원회는 윤 대주교 영육 간 건강을 기원하며 꽃바구니와 영적 예물을 전달했다. 교구민들은 미사 5만8053회 참례, 십자가의 길 1만9320회, 묵주기도 78만5457단 등 영적 예물을 봉헌했다.

미사에서는 윤 대주교 생애를 돌아보는 영상 시청도 이뤄졌다. 참례자들은 “윤 대주교의 하루하루가 교회 기록이고 역사이기에, 우리 모두에게도 이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백수인 윤공희 대주교가 8월 27일 광주 염주동성당에서 거행된 감사 미사에서 피아트 도미니 소년 합창단의 축가 공연에 일어나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주한 교황대사관 페르난도 레이스 몬시뇰은 “우리에게도 신앙과 성소의 첫걸음을 떠올리게 하는 좋은 기회”라며 “윤 대주교님이 보여주신 삶의 모범은 선교 정신과 책임을 새롭게 해준다”고 밝혔다.

교구 사제단 대표로 축하 인사를 전한 안세환(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자신이 윤 대주교 마지막 서품 사제라는 점을 언급하며 “대주교님은 저희가 보고 배우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큰 어른으로, 늘 그 자리에 계셔 주셨다”고 말했다.

이날 많은 이의 축하를 받은 윤 대주교는 연신 천진한 미소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하고 되뇌었다. “신학교를 갔다 나온 맏형 대신 신부가 돼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며 ‘당연히 신부가 돼야 하나 보다’ 생각했고, 73년 가까이 사제로 살며 항상 감사했다고 밝힌 윤 대주교는 모두 하느님 은혜, 신자들의 기도 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주교는 “삶의 과거는 하느님 자비에, 미래는 하느님 섭리에 맡기고, 매 순간 하느님 뜻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믿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924년 11월 8일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난 윤 대주교는 1950년 3월 20일 사제품을 받았다. 서울 주교좌명동본당 보좌, 부산 유엔포로수용소 종군 신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총무, 서울 성신중고등학교 교사 등을 역임했다.

1963년 10월 20일 주교 수품 후 초대 수원교구장, 서울대교구장 서리, 제7대 광주대교구장, 주교회의 의장으로 사목했다. 2000년 11월 30일 퇴임 후 광주가톨릭대학교 주교관에서 지내고 있다. 6·25전쟁과 5·18 민주화 운동 등 한국사회 아픔과 역사에 동반한 한국교회 최고령 주교로, 내년 사제 수품 73주년, 주교 수품 60주년, 광주대교구장 착좌 50주년을 맞는다.

윤공희 대주교 감사 미사에 참례한 주교단이 8월 27일 미사 후 광주 염주동성당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