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가 기도만을 소임으로 부여한 ‘주교좌 기도 사제’들을 임명했다. 기도를 통해 사제들의 영성 심화는 물론 일반 신자들이 기도에 더욱 맛들일 수 있는 새 마중물을 마련한 교구에 박수를 보낸다. 교회는 초대부터 공동체가 함께 기도했다. 또한 공동기도를 위해 시간을 배정하는 관습은 시간 전례, 즉 성무일도로 자리 잡았다. 새로 임명된 주교좌 기도 사제들은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공동으로 이 시간 전례를 바친다.

시간 전례는 ‘사제가 주님의 현존 안에 있게 하는 근본적인 길’이다. 나아가 사제는 이 전례에서 ‘기도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기도하기를 원하지 않거나 기도할 시간을 찾지 못하는 모든 이를 위하여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 대신 기도한다.’ 매일, 매시간 대성당에서 함께 기도하는 시간은 ‘사제됨’을 풍성히 할뿐 아니라 교회 전체가 그리스도와 함께 기도할 수 있도록 이끄는 또 하나의 장이 될 것이다. 아울러 서울대교구는 ‘꾸라또르’(Curator), 곧 ‘사제를 위한 사제’도 임명함으로써 교구 사제들의 돌봄과 쇄신의 새로운 물꼬를 텄다.

현재 교구의 사제 수는 1000명에 육박한다. 반면 사제들의 돌봄과 복지, 교육 등을 전담하는 전문부서는 별도로 마련하지 못했다. 교구장 특임사제로서 사제들을 보살피는 꾸라또르를 디딤돌 삼아, 빠른 시간 안에 성직자부와 같은 별도의 시스템 또한 갖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러한 변화는 교구 전체 사제들의 목소리를 오랜 시간 경청하고 내린 결단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사제의 참다운 지속 양성에 힘입어 교구가 하느님과 하느님 백성을 위해 더욱 큰일을 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