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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경제 마인드 공부-경제적 자유 / 이정철 바오로 신부

이정철 바오로 신부,제2대리구 부곡동본당 주임
입력일 2022-06-22 수정일 2022-06-22 발행일 2022-06-26 제 330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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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버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이유가 다르겠지만 대체로 ‘경제적 자유’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 자유란 경제적인 이유로 고통받는 것에서 자유롭고 시간적으로도 여유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돈이 없으면 우선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못 한다. 또 건강이 안 좋아지면 치료비가 없어 제때 치료하기도 힘들어진다. 친구들과 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워 잘 안 만나게 되고, 부모를 부양하는 것도 꺼려지고, 자녀 교육도 주변 아이들처럼 시키기 어렵다. 또 일하는 시간이 많아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적다. 경제적 문제는 삶의 전반에 걸쳐 돈에 얽매이게 한다.

이와는 반대로 경제적으로는 풍족한데 여유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버는 것에만 집중했지, 어떻게 사는 것이 여유로운 삶인지 생각하지 못한 경우다. 돈을 버는 이유가 경제적 자유가 아닌 말 그대로 돈을 벌기 위한 것에만 머무른다면 여전히 돈의 노예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어느 정도가 되어야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경제적 만족의 정도는 상대적이고 주관적이어서 재산이 어느 정도가 되어야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타협하고 적당한 선에서 만족할 것이냐 아니면 좀 더 높은 목표를 정해 더 노력할 것이냐는 철저히 본인 몫이다. 나이가 어리다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반대로 풍족하진 않지만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며 적당히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삶으로 전향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돈에 얽매이지 않고 먹고 싶은 것 먹고, 사고 싶은 것 사고(비싸면 돈을 더 모으면 되니),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친구들도 만나고, 부모와 자녀와 함께 가족이 화목하게 행복을 느끼면서 살면 되는 것이다. 돈은 단지 이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경제 마인드 공부란 사실 돈을 버는 방법에 관한 공부가 아니라 경제적 자유와 행복이라는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본당도 교무금과 헌금 등 여러 수입원이 있다. 개인이 돈을 버는 목적이 경제적 자유와 행복이라고 한다면 본당은 그 목적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당연히 건축이나 리모델링, 또는 빚 갚는 것에 있지는 않다. 그것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 본당 수입은 신자들의 행복한 신앙생활을 위해 쓰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은 ‘행복한 신앙생활’이다. 본당 재정을 맡은 주임신부 고민도 개인의 고민과 별반 다르지 않다. 목적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때론 수단이 우선시 될 때도 있다. 또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고 타협해서 ‘행복’에 머물 것이냐 아니면 좀 더 노력하고 모아서 더 큰 ‘행복’을 꿈꿀 것이냐에 대한 고민도 늘 남아있다. 앞서 얘기 했듯이 둘 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기에 더 고민이다.

이정철 바오로 신부,제2대리구 부곡동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