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분당성마태오본당 파밀리아 성가대 최나리한 단장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2-06-22 수정일 2022-06-22 발행일 2022-06-26 제 3300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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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자녀와 성가 부르며 유대 깊어져”
가족 함께 성가대 활동
서로 소통하는 기회 마련
다른 가정과도 친교 돈독

“가족들과 함께 성가를 부르며 신앙도 성장하고, 가족 유대감도 돈독해졌죠.”

제2대리구 분당성마태오본당(주임 배영호 베드로 신부)의 매월 네 번째 주일 교중미사 때에는 특별한 화음이 성당을 가득 채운다. 본당에서 2008년 창단한 ‘파밀리아 성가대’. 일명 가족 성가대의 노랫소리다.

올해 초부터 가족 성가대를 이끌고 있는 최나리한(로사·44) 단장은 레지오마리애, 기도 모임, 주일학교 교사까지 안 해본 활동을 찾기가 어려운 신심 깊은 신앙인이다.

“가족 중에 저 혼자만 성당 활동을 하니, 열심히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헛헛했어요. 무엇보다 주말에 온종일 성당에 있느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부족해 늘 아쉬웠죠.”

그때 최 단장 머릿속을 스친 것이 본당 가족 성가대였다.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활동!’ 최 단장은 곧장 가족들을 이끌고 성가대를 찾았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하던 남편 백상훈(요한 사도·48)씨도 화음을 맞춰가며 서서히 재미를 붙이고, 지금은 성가대 총무를 맡고 있을 정도로 성가대에 애정을 보이고 있다. 그렇게 가족은 6년째 함께 노래하고 있다.

가족 성가대는 최 단장의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끈이 됐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들과 소통하기 어렵고, 거리감이 생긴다지만 최 단장은 중학교 3학년, 1학년 딸들과 친밀하기만 하다. 그는 “아이들이 종종 말대꾸를 하는 날도 있긴 하지만, 금세 저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성당 가서 고해성사를 하겠다고 말한다”면서 “이런 모습을 보면 아이들이 성가대 활동을 하며 신앙 안에서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가대는 남편과 다퉜을 때에도 톡톡한 역할을 한다. 성당에 갈 때는 냉랭했어도 함께 연습하고 노래하다 보면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얼었던 마음이 녹아 화해할 수밖에 없다고. 연습을 위해 가족들과 성당을 오가는 길은 사춘기 자녀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된다. 최 단장은 “성가대를 하며 가족이 끈끈해지고, 우리 가정이 정말 ‘성가정’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가족 성가대 활동은 다른 가정들과도 깊은 유대를 맺게 해준다. 최 단장은 “어느 한 가정이 고민을 나누면 단원들 모두 선배 부부, 선배 부모로서 진심으로 조언하고, 좋은 일에도 슬픈 일에도 가장 먼저 나서준다”며 “진짜 가족이 몇 명이나 더 생긴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 성가대 활성화를 위해 새 가족 모집에 애쓰고 있다. 코로나19로 활동이 침체돼 지금은 다섯 가족만 함께하고 있지만, 더 많은 가족이 함께 성가를 부르며 하느님을 찬미하고, 가족의 신앙도 가꿔갈 수 있기를 바란다.

최 단장은 “앞으로도 가족들과 기쁘게 노래하면서 믿음 위에 굳건히 서 있는 가정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